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이런글 저런질문 최근 많이 읽은 글

이런글 저런질문

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주이와 진이(1) - 개성 -

| 조회수 : 953 | 추천수 : 9
작성일 : 2005-06-05 11:53:04
* 프롤로그 *

얼마전 우연히 가늘게 이어진 인연의 끝자락을 잡고
돌고 돌아 오다보니 이곳 82쿡까지 왔습니다.

다양한 삶의 모습들과 사람내음 물씬 풍기는 이곳에 반해버렸네요. ^^
마치 어린시적 시골의 정자나무 그늘이 생각납니다.

알콩달콩 아름다운 이야기들 읽어보며
저도 한번 팔불출의 놀림을 무릅쓰고 저의 소중한 보석 자랑을 해 볼까 합니다.

10여년 전부터 간간히 써두었던 주이와 진이 이야기입니다.
너무 오래된 이야기라  생뚱맞은 면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잠시 함께 웃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

1993-07-30

<< 주이와 진이 (1) >>

주이는 요즘 동생 진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좀 받고 있다.
주이가 장난감 가지고 놀려고 하기만 하면 진이가 나타나선 제 언니가
가지고 노는걸 빼았으려 한다.

진이는 막무가내로 때 쓰면서 달라고 조르니 자꾸만 주이 보고 양보
하라고 하게 되고, 그러니 주이 입장에선 불만이 크다.
어떨땐 주이가 끝까지 장난감을 안주면 엄마한테 달려가선 울면서 조른다.
언니 장난감 뺐어 달라고...
그럴때 마다 하는 말은...

"주이야... 언니가 양보 해야지..."
"으이그.. 귀찮아 죽겠어..."

그러면서 할수 없이 양보 하곤 한다.

자꾸 진이의 역성을 들어 주니깐 진이의 버릇이 나빠지고 주이의 불만도 커지는것 같아서
이젠 가급적이면 저희들 둘이 알아서 해결 하라고 모르는척 놔 두기로 했다.

하루는 진이가 주이의 머리를 톡톡 쳤다.
진이는 관심의 표시로 사람들을 가끔 톡톡 치는 버릇이 있다.
몇대를 참고 가만 있던 주이가 갑자기 소리를 버럭 지른다.

"야..!! 진이야...!! 내가 너보다 힘 더 쎄..!!
너도 한번 맞아 볼래..??"

그러더니 진이 머리를 주먹으로 퍽~!!

"으앙~~~~"
"쪼끄만게 까불구 있어..."

나와 아내는 보고도 모른척 하고 있었더니 진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엄마한테 갔다가 나한테 왔다 하더니 혼자 업드려서 우는 것이었다.
조금 있으니깐 주이가 미안한 생각이 들었던지 진이한테 가서 울지 말라고 달래주었다.
그러자 진이는 언제 싸웠냐는듯이 제 언니 목을 끌어 안고 뽀뽀를하는 것이 아닌가....

아이들 끼리 다툴때는 가급적 어른들이 나서지 않는것이 좋을듯 하다.
자기들 끼리도 자연스레 위계질서가 잡히고 서열이 정해지는 법 이니까...


이제 19개월인 진이는 아직 말을 잘 못한다.
정확하게 발음 하는건 딱 4단어뿐.
'아빠, 엄마, 언니, 뽀뽀'.
나머지 말은 찌찌..빠빠..쮸쮸.. 무슨 말인지 통 알수가 없다.
하지만 아내는 귀신처럼 다 알이 듣는 모양이다.

"응..?? 물달라고..??"
"응..?? 쉬이~ 한다구..??"
"응..?? 잘못 했다고..??"
"응..?? 밖에 나가고 싶다구..??" 등등....

진이 입장에서도 유능한 통역사가 있어 생활에 불편이 거의 없으니
굳이 말을 제대로 배울 필요를 못 느끼는것 같다.
진이는 발음을 정확히 못 할 뿐이지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은 거의
90% 이상 정확히 알아 듣고 행동을 한다.

가끔 제 엄마가 뭐라고 야단을 치면 꼭 진이가 하는 말이 있다.
"엄마... 뽀뽀..."
하면서 주둥이를 내밀고 달려 든다.
거기에다가 대고 야단칠 위인은 아마 아무도 없으리라...
가끔 내가 야단 쳐도 주둥이 내밀며, "아빠... 뽀뽀...".
벽에 낚서해서 야단치면 "뽀뽀..."
가끔 팬티만 입고 쉬이~ 해도 " 뽀뽀..."
컵에 물을 방바닦에 쏟고 나도 "뽀뽀..."
밥상의 반찬을 젖가락으로 어질르고도 "뽀뽀..."


아무튼 사람들이 제 뽀뽀에 꼼짝 못한다는건 어떻게 알았는지 진이는
자기의 비장의 무기를 아주 잘 써먹는다.

주이와 진이는 한 배에서 태어 났으면서도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사람의 성격이란 후천적인 면 보다도 선천적인 요인이 더 많이 작용 하는것 같다.
주이가 아기 였을때 썼던 방법이 진이에겐 안 통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아기들도 하나의 인격체로 자기의 개성을 살려 키워야 할 것 같다.

- 주이와 진이 (1) 끝  -

강두선 (hellods7)

82cook에 거의 접속하지 않습니다. 혹, 연락은 이메일로...... hellods7@naver.com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스마플
    '05.6.5 1:25 PM

    저희집 두 딸들 이야길 읽는 기분이 듭니다.
    이름만 다르고..
    작은놈 애교에 큰놈도 두손 두발 다 들고 무조건 동생편입니다.

    애들 크는거 보다 보면 세상에 더 재미있는건 없을거 같아요.

  • 2. 규민엄마
    '05.6.6 7:24 AM

    아 진짜.. 웃기는 남편이시네.. ;;;

    근데 제 친구 두명도 이런 일이 있었죠.
    제 친구는 헤여졌어요. 그 남자랑..
    .
    니 남친한테 자꾸 연락온다고.. 불어버렸죠..
    전화번호도 안가르쳐줬는데..
    자기 여친 핸폰에 있는 친구 전화번호 알아내서..
    전화질을 해댔더라고요.
    따로 만나자는둥 나 걔랑 헤여졌다는둥 하면서요..
    님 남편분보다 한술 더뜨는 인간이였죠...

    휴~ 어쩌겠어요.. 결혼하셨으니 그딴일로 깨질수는 없고...
    그냥 친구를 언급하지 마세요. 그 친구랑 싸워서 앞으론 볼일 없다하시고..
    선의의 거짓말이라도 해야죠...

  • 3. 름름
    '05.6.6 9:54 AM

    자주 써주세요.. 초보 엄마 많이 배우렵니다 ^^

  • 4. 강두선
    '05.6.6 9:59 AM

    미스마플님도 딸만 둘이시군요?
    저처럼 재주가 좋으시네요? ㅎㅎ~
    마플님 집안 분위기가 안봐도 훤~히 보이는것 같습니다. ^^

    규민엄마님~!!
    아니이~ 하이텔을 알고 계신분을 여기서 만나다니...
    게다기 주이와 진이를 기억하고 계신분을 만나다니...
    와~ 정말 반갑습니다.
    주이와 진이는 지금은 많이 컷지요.
    물론 여전히 예쁘구요 ㅎㅎ~

    사람내음 물씬 나는 이곳이
    지금은 없어진 하이텔의 결혼이야기와 분위기가 참 많이 비슷한것 같군요.
    오래 지난 이야기지만 그래도 옛 생각하며 하나 둘 올려 볼까 합니다.

  • 5. 강두선
    '05.6.6 10:02 AM

    름름님,
    초보 엄마시면 틈틈히 아기 이야기나 주변의 작은 이야기들 틈틈히 저축(?)해 보세요.
    저처럼 오랜시간 흐른 후...
    요즘처럼 힘들때...
    살짝 꺼내보면 힘이되는 마음의 보약이 된답니다. 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35291 배부분이 누런 굴비? 시냇물 2026.02.12 84 0
35290 이게 뭘까요? 1 7000 2026.01.04 1,701 0
35289 이 신발 어디브랜드인가요? 1 제주도날씨 2025.12.16 2,750 0
35288 독서 문화 기획 뉴스 2 눈팅코팅Kahuna 2025.12.10 990 0
35287 오래된 단독주택 공사 어떻게 시작하면 될까요? 2 너무너무 2025.11.19 1,729 0
35286 테일러 스위프트 신곡 1 매운 꿀 2025.10.17 1,870 0
35285 50대 여성 미용하기 좋은 미용실 제발... 15 바이올렛 2025.10.02 5,120 0
35284 미역국에 파와 양파를 ? 7 사랑34 2025.09.26 3,029 0
35283 가지와 수박. 참외 해남사는 농부 2025.09.11 1,650 0
35282 햇님이 주신 선물 롯데? 1 해남사는 농부 2025.09.05 2,655 0
35281 맹장 수술 한지 일년 됐는데 대장내시경 현지맘 2025.09.03 1,733 0
35280 유튜브 특정 광고만 안 나오게 하는 방법 아는 분 계실까요? 1 뮤덕 2025.08.25 1,662 0
35279 횡설 수설 해남사는 농부 2025.07.30 2,445 0
35278 방문짝이 3 빗줄기 2025.07.16 2,047 0
35277 브리타 정수기 좀 봐 주세요. 3 사람사는 세상 2025.07.13 3,265 0
35276 이 벌레 뭘까요? 사진 주의하세요ㅠㅠ 4 82 2025.06.29 5,687 0
35275 중학생 혼자만의 장난? 2 아호맘 2025.06.25 3,731 0
35274 새차 주차장 사이드 난간에 긁혔어요. 컴바운드로 1 도미니꼬 2025.06.23 2,314 0
35273 베스트글 식당매출 인증 21 제이에스티나 2025.06.07 12,470 4
35272 조카다 담달에 군대 가여. 12 르네상스7 2025.05.09 4,572 0
35271 떡 제조기 2 이정희 2025.05.06 3,239 0
35270 녹내장 글 찾다가 영양제 여쭤봐요 1 무념무상 2025.05.05 3,587 0
35269 어려운 사람일수록 시골이 살기 좋고 편한데 4 해남사는 농부 2025.05.05 6,431 0
35268 폴란드 믈레코비타 우유 구하기 어려워졌네요? 1 윈디팝 2025.04.08 3,684 0
35267 123 2 마음결 2025.03.18 2,332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