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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님을 떠나보내는 맘의 준비.

| 조회수 : 937 | 추천수 : 3
작성일 : 2005-05-24 15:01:44
저한테는 나이가 아주 많으신 시할머님이 계세요.
사실 할머니하면 정 많고 인자하고 그런걸 상상하잖아요.
저희 친정 할머니만 봐도 그렇거든요.
근데 시할머님은 그런 성격이 아니셨어요.
욕심많고 깐깐하고 깍쟁이 스타일이셨죠.
그러다가 몇년전 다리를 다치셔서 못움직이세요.
칠순이 다되신 시어머님께서 기저귀 갈고 수발 다드셨죠.
그래도 아직 시어머님의 시어머님이라고 그와중에도 잔소리 할거 다하시고
반찬투정할꺼 다하시고...그래서 시어머님이 맘고생이 심하셨어요.
제가 할수 있는거라고는 가끔 가서 목욕시켜드리고 얘기들어 드리는것 밖에 없었죠.
최근들어서는 언제가 할머님의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갈때마다 손을 잡고 "할머니~ 내가 담에 왔을때 혹시 할머니가 살아있는게 아니고
돌아가신거면 에휴 마지막으로 할머니 손도 한번 못잡았네 그런생각들까봐
할머니 손 못놓겠어요.."그랬어요.

그런데..
지난번 시어머님이 할머님이 요새 이상하시다고 하시데요.
저희 지방에 있다가 부랴부랴 서울로 왔지요.
전과는 확 틀리게 기력도 떨어지시고 말도 똑바로 못하시고
눈을 똑바로 못뜨고 실눈을뜨고 계시는거예요.
그러면서 자꾸 누가 와서 나를 보고 말없이 쓱 간다고..저사람 누구냐고..
예..아무도 없죠. 헛게 보이시는 거지요..
주위 사람들한테 얘기했더니 가실떄가 되면 저승사자가 보인다고 하니
그거인것 같다고 맘의 준비를 하라고 합니다.
어제는 시누가 너무 보고싶다고 하셔서 오늘 아침 시누도 지방서 올라왔어요.

맘이...계속 이상해요.
정도 없으셨고 말도 이쁘게 안하시는 시할머님이셨는데
떠나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못해드린거 그런거만 생각나요..
사실 저는 가까운분의 죽음을 경험해 본적이 없어서 뭘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몰라서
오늘 은행에 가서 현금 백만원을 찾아왔어요.
혹시..일이 그렇게 되면..연세많으신 시부모님들 급히 돈쓸일 많은 텐데 당황하실까바...
그게 손주의 마지막 도리라고 생각해서요..
조금전에 시어머님께 전화했더니..검정색 변을 조금 보셨다고 하시네요.
동네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는 검정변을 본다고 그런다고...
어머님 평생 시할머님 때매 힘드셨는데 이젠 눈물이 나신다고 하네요.

맘이 계속 이상해요. 일도 손에 안잡히고..
아직은 아니지만...
세상에 슬프지 않은 죽음은 없다고...맘이 무겁습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율리
    '05.5.24 4:34 PM

    사람은 경험해 본 만큼 느끼는 것 같아요. 저도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까진 그닥 잘 몰랐는데
    돌아가시는거 보면서 저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분들을 보면 같이 마음이 아프고 위로해 드리고싶고
    슬픔을 함께 나누고 싶고 그래요.
    비록 시할머니시지만 그래도 생의 마지막에 계신 모습을 보면 슬프고 힘들겠지요. 남이라도 슬픈데요.
    아무리 잘 해드려도 아쉬움은 남는법인거 같아요. 많이 아프지 마시고 좋은곳으로 가시길 기도 드리세요.

  • 2. 망뎅이
    '05.5.24 8:20 PM

    저희 할머니도 지난 겨울에 가셨어요...
    건강하시다가 갑자기 한 10일 앓으시고 85의 연세로 가셨는데....
    아직도 실감이 안나고 그래요...

    가시기 전에 검정색 변을 보시는 것 맞아요.
    몸이 먼저 알고 장을 비우는 거래네요...
    그러시고 며칠 아마 일주일 에서 그 근처쯤 시간이 되시는 듯 해요.
    그리고 가래도 많이 끓어요....
    좋은 곳으로 가시길 기도드릴께요...

  • 3. 건이현이
    '05.5.25 9:37 AM

    저는 아직 준비된 임종을 맞아본적이 없지만( 아버지랑 할머니는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시할머니 임종을 맞는 저녁바람님의 마음에서 참 애틋함이 느껴지네요.
    맘이 참 고우신분인것 같아요.

  • 4. 봉사순명
    '05.5.26 6:47 AM

    저는 재작년에 시어머니와 친할머니 잃었습니다.
    할머니는 93세로 정말 친정어머니 속 무지 썩이고 가셔서 제가 많이 미워했어요. 표시나게요.
    돌아가시고 나서는 그게 그렇게 마음에 걸리더군요.
    좀더 잘해 드렸어야 했는데, 할머니가 3~4년 오줌 똥 싸시다가 돌아가셨는데, 그 때는 그렇게 싫었어요.
    친정엄마 고생하는데 고모들은 우리 집에 오면 꼬투리 잡을 것 없나 해서 꼬투리 잡고서 그분들은 목욕도 제대로 한번 시켜 드리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시어머니 63세로 돌아가셨는데, 아직은 좀 이른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요즘에는 제가 결혼해서 많이 우울증으로 아파서 속 많이 썩혀 드렸는데, 그게 마음에 계속 걸렸어요.
    하지만 이제는 어머니 제사 저희가 올해 가져와 드리고 있는데, 어머니한테 못 다한 효도 이것으로라도 해 주게 해서 감사드려요.
    시아버지는 새 장가드셨는데, 요즘 헤어지신다고 난리고.
    시어머니 살아 계실 때 잘하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쉽네요. 그리고 새 시어머니와 시어머니 비교가 자꾸 되네요.
    정말 그렇게 인품이 좋으실 수가 없었는데...
    언제나 가신 다음에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살아 계실 때 그렇게 잘 하셨어도 조금 잘못한 것에 대해 마음이 많이 아프실 수도 있어요.
    그냥 좋은 곳으로 가신다고 생각하세요. 그러면 마음이 조금 나아지실 거예요.
    저희 아들은 친할머니 얘기만 하면 울어요. 그럴 때 내가 정말 못된 며느리였던 것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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