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자기가 노력해볼테니 이혼까지는 가지 말자고 합니다.
우리가 살아온 20년이 넘는 결혼생활이 아깝다며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데 이혼이냐고 하네요.
제가 앞으로 시어머니께 가고 싶지 않다고 하니 알겠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도 의사를 물어보고 애들이 가고 싶지 않다면 강요하지 않겠다고 하네요.
어머니에게 말해도 고치지도 않고
제가 그동안 딱히 크게 화내거나 반응한 적이 없어서
그냥 속상했거니 생각했고
이렇게 살다보면 또 어느순간 제가 누그러져서 관계개선에 대한 욕심도 있었데요.
저는 저나 아이들이 어머니를 뵈러 가지 않았을때의
남편이 가지는 서운함이나 챙겨드리고 싶은데 저로 인해 그러지 못한 경우에
쌓이는 그런 감정이 나중에 터질까봐 그게 싫어요.
아이들도 시어머니에게 딱히 애정이란게 없는 상황입니다.
어머님이 개인주의적이시라 자식이나 손주 손녀에 대한 애정같은건 없는 편이세요.
남편은어렸을때부터 어머니를 많이 좋아한것 같아요. 어머니가 아버님과 이혼후 해외생활을 하시다가 몇년전에 귀국했는데 그때부터 많이 챙겨요. 물론 그전에도 왕래는 있었지만 한국에서 이렇게 가까이 살아본건 남편이 고2 이후로 처음일거에요.
(일본에서 거의 30~40년 정도 거주하신거 같아요.)
아이들은 성인이라 엄마의 의견을 존중해준다고 해요.
제가 어머니때문에 속상한 걸 아니까요.
친정부모님은 남편이랑 문제가 있는것도 아니고 시어머니때문에 이혼하냐는게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시라 계속 전화가 오네요.
저도 문제의 원인이 시어머니라는 건 알지만
남편과 시어머니를 별개로 생각하기가 힘드네요.
남편이 저에게 가질 서운함을 제가 무시하고 잘 살 수 있을지. 남편이 그걸 잘 감출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어요. 지금 제 기분과 생각으로는 시어머니가 돌아가신다고 해도 보고 싶지 않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