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릴 때에는 순정만화 천국이었죠. 댕기, 르네상스, 윙크 3대장 순정만화지 사서 보다가 집에서도 혼나고 학교에서도 혼나고 하던 추억들 있으시죠?
그시절 순정만화와 여성향만화는 순애물, 학원물에서부터 전통물, 추리물, SF물, 역사물... 진짜 없었던 게 없었던 듯. 연재만화들은 특히 장르가 다양했죠. 두꺼운 책 한권으로 출간되어 나오는데 한가지 장르만 들어있을 수가 없다보니 그랬던 듯요.
대충 기억나는 것들 보자면...
역사물로 북해의별, 비천무, 아르미안의 네딸들, 바람의 나라 등등 우리역사 동양역사 서양역사를 넘나들었죠. 리니지와 같은 판타지역사물도 있었구요.
학원물로는 점프트리에이플러스를 비롯해 다수 있었고... 그해겨울바다는 이라는 작품은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대학 새내기들의 가슴아픈 첫사랑을 그렸던 기억이 나요.
순수 사랑물도 많았죠. 김동화 작가와 결혼한 한승원 작가가 순수 사랑물을 참 많이 그렸던 걸로 아는데... 한승원 작가는 '노란방 여자와 파란방 남자'같은 한국 연애물도 그리고, 빅토리 비키는 영국과 미국이 무대였죠.
노말시티와 같은 SF물도 있었어요. 이건 단행본도 모았었죠. 아웃사이더라는 초자연심리사이코물도 있었구요. 아웃사이더 작가는 마감 때마다 눈이 아파 선글라스 쓰고 머리에는 보자기를 동여매서 문하생들이 헤비메탈가수라고 부른다는 인터뷰를 한일이 있어요.
엘리오와 이베트는 이탈리아 마피아 가문간 다툼에 휘말린 남녀의 사랑이야기로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원안을 따온 듯했어요. 소녀들 보는 만화에서 조직폭력배들의 기관총 난사와 암살이 나오기도 했죠. 풀하우스도 같은 작가 작품이었죠? 이건 송혜교 주연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죠.
그외에 범죄스릴러물도 상당히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오디션은 뮤지션들의 세계를 다뤘죠. 마이클잭슨도 등장하고 했는데, 그시절이니까 그렇게 막 실명으로 슈퍼스타를 그려도 됐겠죠?
이건 한국만화들이고, 일본만화는 훨씬 대단했죠. 캔디캔디-베르사유의 장미-오르페우스의 창으로 이어지는 3대 바이블 시리즈의 깊이와 수준도 대단했고, 세일러문은 만화를 넘어서는 세계문화로 자리잡았죠.
요즘 여성향 웹툰들은 아무리 봐도 우리 때에 비해서 수준이 너무 떨어지는 것 같아요. 대학생 딸에게 이렇게 얘기했더니 나보고 꼰대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