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수도권에 살고요, 지금까지 의사가 부족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어느 과든 원하면 1시간 내에 진료가 가능하잖아요.
의사가 부족하다고 하는 곳은 지방, 그것도 시골지역이나 기피과에요.
솔직히..시골이 의사만 부족한가요? 학교도 없고 백화점도 없고 유명 맛집도 없어요. 인구가 적으니까요.
그런데 마트나 백화점과 달리 학교와 병원은 없으면 안되는 곳이에요. 그래서 세금을 그런 곳에 써야죠.
학교는 세금으로 만들고 교사도 공무원이에요.
그에 반해 병원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몇개의 의료원을 제외하고는 민간에서 운영해요.
이전에는 지역 의료원에 공중보건의를 파견해서 지방의 부족한 의사들을 보충했어요.
문제는 의사들을 의전원으로 뽑으면서부터 생긴 것 같아요.
의전원으로 들어온 의사들은 군대 다녀온 사람이 많아서 공보의가 부족해졌어요.
그리고, 잘 사는 집 아이들이 많아서 월급 더 준다고 지방에서 근무하는 걸 안해요.
나이 많아서 들어온 현실적인 사람들이 많아서 기피과를 절대 안해요. 예전에는 사람을 살리는 일에 보람을 느끼는 순진한 학생들도 많아서 기피과도 어느정도 수련의를 뽑을 수 있었지만, 의전원 출신들은 좀 달라요.
3억 줘도 의사가 없다고요? 소위 개룡들은 월급 더 주면 지방으로 가요. 젊을 때 몇년 더 모으는게 얼마나 큰지 아니까요.
그런데 의전원 체계로 바뀌면서 개룡의들이 거의 없어졌어요.
이게 다시 의대로 전환하면서 공보의도 뽑게 되고, 지방에 근무할 의사가 있는 개룡의들도 다시 생기고 있어요.
굳이 지역의사를 증원할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지역의사를 따로 뽑게되면 그들끼리의 경쟁을 통해 지방의사의 페이가 떨어지겠지요.
그럼 수도권 의사들의 페이도 떨어질테고요.
시원하신가요? 의사들의 수입이 줄어드는게?
저희 때만 해도 집안 형편 어렵고 성적 좋은 성실한 아이들이 공부해서 계층 이동할 기회가 꽤 많았습니다.
저도 의사는 아니지만 비슷한 코스로 다른 전문직이고요.
지금은요?
법학전문대학원 변호사 수 증가로 문과쪽은 신분상승의 기회가 없어졌어요.
그래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다 의대로 몰려요. 그나마 흙수저가 중산층 이상으로 살 수 있는 기회니까요.
이마저도 의사 페이 하락으로 돈 있는 집 아이들, 곧바로 개원할 수 있는 아이들에게만 기회가 주어질 것 같네요.
이번 의사 증원을 병원협회는 찬성하더라구요. 당연하죠. 그들은 의사를 싼값에 부릴 수 있는 자본가니까요.
그들은 자기 자식들 지역의로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의대 보내서 10년 놀다와라..하겠지요.
전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참 좋아합니다.
앞으로도 미통당에 표를 줄 일은 없을 거고요.
하지만, 대통령의 선의와 달리 개혁의 결과들은 자꾸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없애기만 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게다가 건강보험 재정 어렵다면서 왜 첩약을 급여화 하는지...이것도 이해불가입니다.
그럴 돈 있으면 비싼 희귀약을 급여화해주지 한의사만 원하는 걸 왜 해줄까요?
밥그릇 싸움이냐고요? 자기 밥그릇 지키는거 당연한거 아닌가요?
전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실하게 공부하는 머리좋은 학생들이 의사가 되는게 좋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도 좋고, 그런 사람들이 성공하는 사회가 더 좋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의사 파업을 지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