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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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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마의 보물들..

| 조회수 : 13,777 | 추천수 : 135
작성일 : 2008-03-10 14:38:05
정월 스무 여드레..
한창 아이들 입학시즌인 이 날이 친정아버지의 기일..

어지간하면 엄마의 딸 다섯은 다 모인다.
비록 제사 지낼 아들은 없지만 딸 다섯은 아들있는 집 못지않게
아버지 제사를 지낸다.



올해는 서울사는 막내동생만 아이들 학교 문제로 내려 오지 못하고
모두 모였다.

제사를 지내고 보니..
팔순을 넘기신 엄마가 많이 늙어 보인다.
이젠 검버섯도 제법 보이고..
기력도 떨어져보이고..


연례 행사처럼 엄마의  쪽 진 머리위로 손이 간다.
동백기름 바르고 빗질하고 땋고 쪽지고..



아낙의 기억속에 딸을 위하여 머리를 만져 준 적 없는
늘 바쁜 엄마였지만 ..

초등학교시절 다른 엄마들처럼 세련된 파마머리가 아닌
한복에 쪽진 엄마의 머리가 싫어..
아니 다른 엄마보다 늙어보이는 우리 엄마가 싫어서..
늘 <엄마 머리 파마 하자>라고 졸랐던 네째 딸이
마흔을 훨씬 넘기고 보니
이렇게 비녀로 쪽 진 엄마의 머리가 훨씬 이쁘다는것을 너무 늦게 알았다.

엄마가 파마 머리였다면 이렇게 엄마의 머리를 내가 만질 수있었을까?
어느날부터 삼단머리 같은 엄마의 머리카락은 흰머리가되고 숱도 많이 없어지고
그러다보니 비녀가 흘려 내려 딸들이 해준 금비녀도 할 수가 없고
잃어버려도 될 수있는 은비녀가 엄마의 머리 위에서 빛났다.


팔십년이 넘는 해를
딸들의 욕심으로 엄마의 머리를 자르고 볶고하고 싶었지만
한 번도 자르지 않고 간직한 엄마의 머리카락..
아마..힘든 시집살이에서 든든한 버팀목이셨던 아버지에대한 사랑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하늘나라에서 아버지가 어머니 파마머리를 몰라 보실까보아...)

그리고..

어머니의 시어머님에서 그 윗대의 시어머님께 물려 받은 반닫이 옷장..
100년도 훨씬 넘긴 이 옷장 속에서 우리 다섯자매의  어린시절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tazo
    '08.3.10 3:29 PM

    아름다운 모녀분의 모습을 보다가 오래전에 돌아가신 저희 할머님 생각이 났습니다. 제가 물려받은 할머니의 은비녀를 가지고 저는 가끔 쪽을 찝니다.
    아름다운이야기, 진짜 귀한 반닫이사진구경시켜주셔서 ,캐나다의폭설속에서,
    감사합니다.

  • 2. 닭다리
    '08.3.10 3:39 PM

    정말 귀하고 멋진 보물이네요.

    탐납니다^^

  • 3. 냥냥공화국
    '08.3.10 4:09 PM

    저희집도 어쩌다가 딸만둘이 되버렸는데 엄마한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머리 만져주시는 사진보니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아낙님 저 흑미발아 성공했어요 ^^;;)

  • 4. 금순이
    '08.3.10 4:14 PM

    시골아낙님 친정 가셨군요.
    딸부잣집 ㅎㅎㅎ
    어머니 머리 만져주는 그손이 참 따뜻하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 5. lyu
    '08.3.10 4:15 PM

    어머니 참 고우셔요.
    반닫이 위의 화장품이 딸들의 손길을 느끼게 합니다.

  • 6. 푸른두이파리
    '08.3.10 6:50 PM

    어머님 아직 고우세요...다섯딸들이 어머님을 활짝 웃게 해 드리세요^^
    다음엔 웃음가득한 어머님 사진도 뵙길...건강하세요..어머님~

  • 7. 바쁜그녀
    '08.3.10 7:35 PM

    가정에 평안과 행복이 항상 함께 하시길 바래요~

    넘 마음이 따듯해 지네요..^^

  • 8. 여유
    '08.3.10 7:42 PM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 9. 수기
    '08.3.10 8:14 PM

    어머님의 쪽진 머리가 참 고우십니다.
    오래된 반닫이에서 시골아낙님 가문의 규모가 느껴집니다. 참 아름다운 반닫이예요.

    오래도록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 10. 시골아낙
    '08.3.10 8:17 PM

    타조님..
    지금 캐나다에는 눈이 많이 왔군요?
    저희 시누님께서도 토론토에 계신데 그 주위가 아니겠지요?
    저도 친정가면 엄마의 소중한 살림살이 찜 해둔것 많습니다.
    엄마 은비녀(금비녀는 별로)와 저 반닫이..다섯이 눈도장 찍어두고 있는데...등
    많네요.
    멀리서 시골아낙네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닭다리님..
    탐나지요...우리 딸들도 탐내고 있습니다. 호시탐탐^^*

    냥냥공화국님..
    엄마도 장남의 장손 집안에 대를 잇지 못했다는 그 아픔이
    아마 엄마를 웃게 만들지 못하는 이유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그리고 또 엄마의 마음속의 가시..이 네째딸도..

    금순언니..
    바쁜 와중에 아버지 기일에는 꼭 갑니다.
    다른 명절은 못가지만요.

    lyu님..
    에구..화장품은 큰언니 딸들이 맨 날 사다 드립니다.
    큰언니 딸 둘을 엄마가 모두 키우셨어요.
    그래서 외할머님인 울엄마께 참 잘합니다.
    울 엄마..스킨은 절 몰래 준답니다. 당신 안 쓰신다고..

    푸른두이파리님..
    아버지 제사때라 그런지 엄마의 웃음 머금은 모습이 없네요.
    <엄마..웃으세요>..하면 조금 입술을 움직이는 정도..
    팔순을 훨 넘기신 노인네가 훨훨 날아다니십니다.
    삼천포 연륙교 착공 걷기 대회에서 젊은사람들을 제치고 2등..
    그래서 엄마의 별명이 홍길도..서에 번쩍 동에 번쩍 하신다고..

    바쁜그녀님, 여유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친정엄마께 전화 드리면 회원님들의 안부 전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11. 배마녀
    '08.3.10 10:07 PM

    옷장도 이쁘고- 어머님도 너무 이쁘시네요

  • 12. 태화맘
    '08.3.10 10:41 PM

    ㅎㅎㅎ 시골아낙님은 어디 계실꼬 한참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친정엄니 건강하시네요..

    전 7년전에 제 나이 27에 엄마 돌아가셨어요.

    가끔 꿈에 살아계실적 모습 그대로 나타나셔서 담날 일어나면 정말 살아계신듯 했고
    그러다 돌아가셨다는 생각 하면 가슴이 찢어지는듯 아팠는데...

    오랫동안 꿈에 안오시더니 며칠전에 오셨어요.

    많이 편찮은 모습으로 오셔서 또 맘이 아팠는데,,,

    부럽습니다, 건강하신 어머님이... 고우시고~~

    그리고 전 생각합니다.
    늘 건강해서 울 아들이 나처럼 맘 아프게 하지 말아야지..

    오래 살아야지... 하고 있습니다.

    근데 아들들은 지금에야 엄마밖에 모르지만 결혼하면 남 되는거 아닐까요?

    ㅎㅎㅎㅎ

  • 13. nayona
    '08.3.10 11:51 PM

    역시 딸이 최고최고~~~!!!

  • 14. 배낭여행
    '08.3.11 12:23 AM

    어머니 모습이 참 인자해 보이네요!

  • 15. bourisim
    '08.3.11 12:02 PM

    건강하세요 ^^

  • 16. 처녀급 할매
    '08.3.11 12:13 PM

    어머님의 진짜 보물은.. 아마도.. 다섯 딸들이 아닐까 생각 해 봅니다.
    머리를 빗겨 드리는 따님의 손길 만큼 따뜻한게 또 있을까 싶네요.
    아낙님 잘~ 하셨어요. 고우신 어머님~ 건강 하세요~ ^^

  • 17. 얼음공주
    '08.3.11 12:51 PM

    저희도 딸만셋.솔직히 저도 제사 걱정이 됩니다.
    이번에 저희는 엄마 ipl해드렸네요.검버섯에는 좋던데요.
    할머니라 안하신다 해도 끌고가서(?)해드리세요.

  • 18. 깽굴
    '08.3.11 4:35 PM

    첫번째 사진에서부터 반닫이가 참 곱다 싶어 눈에 확 들어왔는데 역시나...
    어머니 곱게 나이드셨네요 건강하세요
    울 엄마... 벌써 칠순인데 난 뭐해드렸나... 싶은 맘에 죄송스럽기 그지없네요
    딸들은 많을수록 좋은거 같아요 보기 좋아요~~~

  • 19. 연꽃아씨
    '08.3.11 6:28 PM

    저희엄마보다도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이 납니다.
    외할머니도 쪽을 지셨거든요.....
    벌써 몇년이 흘러 희미해져오는 기억때문에 사진을 봐야 기억이 납니다....
    저희도 딸만 넷이네요.살아생전에 잘해드려야 겠어요.....

  • 20. 미세스김
    '08.3.11 11:23 PM

    어머니 너무 고우시네요...

  • 21. 시골아낙
    '08.3.12 9:26 AM

    고맙습니다.

    떡하려 가면서 인사 남깁니다.

    바쁘다보니 일일이 감사 인사 전하지 못합니다.

    이렇게 불쑥 들어와 글 한 줄 남기고나면 나가기 바쁘니..

    어머님께 여러님들의 고우시다는 전화 드리니 울 엄마 많이 고마워하십니다.

    당신 고우신것보다 딸내미 도와 주시는(시골아낙을 찾아주심을)여러님들의

    마음을 참 고맙게 생각하십니다.

    그러고는 <야야..많이 넣어 드리고 항상 정성과 믿음을 배반하지 말라하십니다>

    어머니 평생 그렇게 사셨기에 저렇게 노후가 편안하신것같아 저도 엄마처럼 살고

    싶습니다.(모진 시집살이에 귀 막고 눈 막고 입 막고 사신 엄마)

    시골아낙의 어머니 예쁘게 보신 이유 하나 살짝..울 엄마 이름이 너무 예쁘답니다.

    (아들셋에 딸 하나라 너무 예뻐서 ...어른들께서 예삐로 지으셨답니다)..유 예 비(예삐야가..)

  • 22. 미도리
    '08.3.12 3:54 PM

    시골아낙님~~ 저희 할머니생각이 나서 눈물이 흐르네요. 쪽진머리가 너무나도 닮으셔서
    잠시 할머니모습을 떠올려봅니다. 이런글을 올리시는 시골아낙님께서도
    아름다운 심성을 가지신 분이세요~ 오랫만에 훈훈한 내용 읽었습니다.

  • 23. 내추럴
    '08.3.13 10:11 PM

    시골아낙님 팬 될것 같아요...

  • 24. 시골아낙
    '08.3.14 1:18 PM

    수기님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배마녀님도 이쁘시겠지요?
    옛날 동화속의 마녀들도 이뻤잖아요.
    너무 이뻐 욕심이 과한것이 그랬지만..ㅎㅎ

    태화맘님..
    잘 계시죠?
    요즘은 어촌생활 많이 적응되셨는지요?
    살다보면 희망이 슬며시 찾아 들것입니다.

    나요나님 배낭여행님 bourisim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처녀급할매님..
    울 엄마만큼은 할머니 아니시겠지요?

    얼음공주님..
    울 엄마 시집 오실때 화장 하고는 여지껏 색조화장을
    평생 하지 않으신 분입니다.

    깽굴님과 연꽃아씨님 진짜 딸 많으면 좋지요.
    울 엄마 진짜 비행기 타고 다녀요.
    서울 나들이 때..

    미세스김님도 감사드립니다.

    강님..
    이번에는 엄마의 참빗이 보이지않아서
    굵은 제 빗으로 빗겨 드렸네요.

    미도리님..
    아마 쪽을 찐 울 엄마의 모습이 옛날의 할머님들의 모습이 아닐까요.
    우리들의 외할머님..

    내추럴님 가암~사 합니다.
    아낙의 팬 되심을..

    핑크님..
    엄마의 저 꽃무늬 커텐이 저희 안방것이었는데
    제가 시골로 들어오면서 엄마 창가에 쳐 드리고 왔네요.
    제 친정 피붙이란 말을 실감 하면서 삽니다.
    언니들..옛날에는 제가 좀 일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어른 모시고 산다고 전 친정 가면 손 놓고 있어요.
    엄마도 언니들도 그냥 쉬었다 가라네요.
    시집에서는 제가 모두 거두고 삽니다.

  • 25. 대머리
    '08.3.15 4:36 AM

    어머니의 향기가 묻어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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