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향한 복수인지 대략 감이 오실까요? ㅎㅎ
사람마다 여행의 무게중심이 다르겠지만
저희 부부는 첨예합니다...ㅠ.ㅠ
제 꿀물은 먹고 마시고 불러 제끼고 흔드는 데 정말 강.합.니.다.
전 물론 그릇에^^
그래도 힘들어 하면서도 매번 포터 역할을 제법! 잘 해 주더니
일본 만행 이후로 퍽이나 지쳤는지
지난 가을 방콕 여행은 실로 완패였습니다...ㅠ.ㅠ


방콕 도착 하자마자 숙소 근처 쇼핑몰에서 다소 태국스러운 그릇 4장 집어들면서
"이건 전채요리야(지름 시작)...준비됐지? 꿀물? 호호호" 했더니
"뭐라? 후식(지름 끝)인 줄 알어라!...이젠 그릇 못 들고 댕긴다!"하는 거예요...헉!
정말 각오가 대단했는지...태국 음식에 물 좋은 바,카페,맛사지,삐콤씨까지 먹였는데도 꿈쩍도 안하더군요...
그나마...

짐톰슨 매장에서 테이블매트 4장하고 짜뚜짝 주말시장에서 커트러리 2인조 슈렉의 고양이 눈을 해 가며 샀구요...(그래도 미안한지 짐톰슨 가방 하나 선물하더군요...가방 손 씻은 지 언젠데...그릇 사게 해 주지...ㅠ.ㅠ)
그 후...
초야에 묻혀(온라인)
손가락 열심히 움직이며(클릭클릭)
근근히(재정압박)
주섬주섬
그릇 모아가며
와신상담 하고 있던 어느 날...
상해 가자고 하더군요...(올해 전혀 계획 없었던 일정)
오홋!...내가 가자고 한 거 아니다!...복수의 기회가 이리 빨리 쉽게 오다니!
갑자기 결정된 거라 준비할 겨를도 없이 무작정 눈에 보이는 대로 집어들고 말리라 했는데...
이번엔 아예 그릇 근처에도 못 가게 하는 거예요...

예원에서 와이탄 가는 길에 조그만 상점서 발견하고 앗!했던 접시입니다...한자 쓰인 ㅋ
먼지 털어 가며 흠 있나 보구 정신 없는데
"그릇 안 된다 했잖아...글구 진한 색깔은 몸에 안 좋다며!"...서당개 3년 생활을 어디서 했는지 이젠 풍월도 읊는구나!
2장도 안 된다고 해서 한 장 달랑 들고 댕겼습니다...흑흑!
진정한 복수혈전은 이미 물 건너 가고...
그래...가벼운 아이템으로 재도전하자...하면서
담 날...신천지에 있는 상하이 최고 맥주 전문점으로 데려가 대낮부터 맥주 마시게 하고
바로 옆 근처 에너벨 리에서 테이블매트랑 차 받침 몇 개 산 게 제 미약한 복수혈전의 전부입니다...에구구

그래도
짐이 없어 많이 걸을 수 있어 좋긴 했지만 서운한 맘은 아직도 가라 앉지 않네요^^
더욱더 교묘하게 여시질해서(ㅎㅎ)
담번엔 꼭 성공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