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하루 부지런을 떤 결과,
양념류를 모아두는 저희 집 부엌 수납장이 아주 빵빵해졌습니다.
어제 맛간장을 만들었거든요.
제가 가끔 희망수첩에 맛간장 얘기를 쓰면,
자유게시판에 가셔서, '맛간장이 뭐에요?'하고 물으시는 82쿡 가족이 많으신데요,
맛간장은요, 간장에 설탕과 과일 넣어서 맛을 낸 간장이에요.
다마리간장이라고 하는 거, 이걸 말하는 거죠?
다마리간장보다는 맛간장이라는 단어가 더 이쁜 것 같아요.
제가 만들어 쓰는 버전은 두가지인데요,
하나는
재료
진간장 1ℓ, 조선간장 0.5ℓ, 참치액 0.5ℓ, 물 0.5ℓ, 매실주 0.75ℓ, 설탕 1㎏, 사과 1개, 레몬 1개
1. 진간장, 조선간장, 참치액, 물을 넣어서 한번 끓여줍니다.
2. 설탕을 넣어서 녹인 후 매실주를 넣어 한번 끓여요. 달이는 것 아닙니다. 한번 끓이기만 하면 됩니다.
3. 레몬과 사과는 소금으로 거죽을 잘 닦은 후 물기를 닦아 얇게 썰어둡니다.
4. 불에 내린 간장에 레몬과 사과를 넣고 뚜껑을 덮은 후 반나절 정도 과일 향이 배도록 해요.
5. 과일향이 충분히 배면 체에 밭쳐 병에 담아둡니다.
또 하나는
재료
간장 2.4ℓ, 물 1컵(240㎖), 청주 2컵(480㎖), 설탕 1㎏,마른 고추 2개, 레몬 1개, 사과 1개
1. 곰솥에 간장 설탕 물을 담고 2~3회 저어준 후 불에 올려요.
2.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청주와 마른 고추를 넣고 다시 한번 끓여요.
이때 반드시 지켜서서 끓여야 끓어 넘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요.
3. 간장은 졸도록 끓여서는 안되지만 설 끓여서도 안되니까 반드시 한번 끓이세요.
4. 끓인 간장에 레몬과 사과를 넣어요. 레몬과 사과는 껍질 씨을 모두 넣어요
5. 사과 레몬을 넣은 후 뚜껑을 덮고 하룻밤 정도 그냥 놔둬 향이 우러나게 한 다음 체에 밭쳐요.
입니다.
두가지가 큰 차이는 없지만,
제 경험상으로는 조선간장과 참치액이 들어가는 것이 더 감칠맛이 있는 것 같아요.
매실주 때문에 향도 더 있는 것 같구요. 아, 좀 덜달아요, 두번째 것보다.
어제 만든 건, 이 두가지 레시피를 마구 섞어서, 만들면서 더 맛있으라고 표고버섯과 다시마도 넣어줬어요.
일단 기분상으로는 더 감칠맛이 도는 듯 싶습니다. ^^

지난 여름, 집수리를 시작하기 전,
저희 아파트의 한 댁에 구경을 갔더랬어요.
일단 엘리베이터에서 만났을때 구경가도 좋은 지 허락을 받고, 대충 날짜를 잡은 후, 인터폰으로 허락받고 내려갔는데요,
빈손으로 갈 수 없어서 맛간장을 한병 싸들고 갔더랬어요.
그랬는데 얼마전에 아파트현관앞에서 그분을 만났는데요,
그 간장에 뭐뭐가 들어갔는지, 비율은 어떻게 되는 지 묻는데, 갑자기 질문을 받으니까, 아무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어제, 우리 집 맛간장을 만들면서, 레시피를 한장 출력해서, 그 집 우편함에 꽂아두고 들어왔어요.
만든 거 한병 나눠먹는 거야 어렵지 않지만, 그래도 그분도 직접 만들어드시는 편이 낫지않겠어요?
설탕이 많이 들어간 만큼, 실온에서도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 한번 만들때 많이 만들어요, 저도 먹구요, 선물할 데 있으면 선물하구요.
맛간장 한번 만들어놓으면 요리할 때 참 편해요.
저희 집 지난주 토요일 밥상 차릴때에도요,
삼겹살찜에도, 간장소스를 얹은 가지튀김에도, 토마토쇠고기냉채에도, 모두 맛간장이 들어갔어요.
손님초대상이나 주말 가족별미요리 만들때 요긴하게 쓰인답니다.
혹시 아직도 맛간장을 만들어 보시지 않았다면, 제 말에 속는 셈치고,
언제 날잡아서 부엌에서 살림하면서 노는 날 한번 만들어보세요. 후회는 안하실 거에요.
'그걸 다 어디에 넣을건데??'하고 걱정하지 마시고, 설탕과 간장이 동시에 들어가는 음식, 어~~디에나 넣어보세요.
맛내기가 쉬워진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