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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이 야무진 이들의 솜씨 자랑방

봄밤

| 조회수 : 8,331 | 추천수 : 0
작성일 : 2020-05-10 00:44:56
위에 글 제목처럼 몇번 비번 오류를 거친 끝에
아주 오래된 로그인을 합니다
그때 낯익은 이름들도 ‥다들 저처럼 잘 지내고 계시겠지요

스물 네살 된 딸과
스무살이 된 아들이 오늘 저더러 라떼아줌마라고 하길래 그 뜻이 무엇이냐 묻고는 이곳을 생각해냈거든요ㅎㅎ

그 유명한 IMF때 큰 아이 낳고 5개월 됐을때이니 ‥
사랑하는 남편의 가족들 속에서,
하얀앞치마 입고 밥솥 추 돌아가는 소리 들으며 골목길 쓰는 내모습을 상상하며 시할부지ㆍ시할무니ㆍ시부모님ㆍ시누이가 사는 집으로 걸어들어온 얘기도
마지막 남은 생활비 45000원 들고 장보러 가다가 동네 어귀 꽃트럭에서 42000원짜리 으아리 사온 얘기도
한해 시아버지ㆍ울아버지ㆍ시할아버지 돌아가신 얘기도
그 뒤 교통사고로 양팔을 잃고 치매십년차 시엄니 얘기도
‥모두모두 이안에 고스란히 있더군요
지금의 내가 그렇게 성장해온 것처럼
이곳도 성장해있을줄 알았는데 ‥
ㅎㅎ
이곳은 그때와 다른 게 별로 없는 걸 보면
세월이 흘러도 사는 모습은 거기서거기인가봅니다

폭풍 속에 있을땐 잘 안보이던 것들이
걸어나오고보니 ‥
그나마 다 견딜만했다‥ 이쁘다싶습니다

이 좋은 봄밤 이러고 앉은것도
라떼짓인가요ㅎㅎㅎㅎㅎ

오갱끼데스까?
민제 (akuby71)

작더라도 매일매일 한 발짝씩 내딛는 삶이길 바라며...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엘리제
    '20.5.14 6:15 PM

    담담하게 풀어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이 아까운 글을 자유게시판에 올려 주셨더라면 더 많이 공감했을텐데요 원글님 항상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 민제
    '20.5.16 8:33 PM

    데코방에서만 글을 썼거든요‥자게방은 가끔 무섭기도 하고‥ㅎ
    영원한 사랑도 없고 항상 행복할 수 없단 걸 아는 나이가 됐지만 ‥그래도 고맙군요ㅎㅎ

  • 2. 시랑
    '20.5.20 1:10 PM - 삭제된댓글

    봄밤은 움추리지 않아도 천천히 걷기좋고
    찬찬히 들여다보며 감탄할 것 들도 많은 날 입니다
    나이 들어가면서 점점 느끼는게 사람은 깨어있지 않으면
    그저 습성으로 살아지는거 같구나~ 하는 겁니다
    민제님 봄은 찰나 처럼 짧더군요
    봄의 절정 5월 연두와 초록의 향연을 함께 느낍시다 ㅎ

  • 3. 보단
    '20.10.6 10:56 AM

    82쿡의 오랜 회원이라....올려주신 글을 오늘 읽었는데
    예전 생각이 나고 그렇습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을 겪으셨는데 잘 견디고 계신 것 같아 감사합니다.
    이곳에 회원가입했을 때의 저는 40대였는데
    지금은 60대...그사이 저도 부모님 시부모님 그리고 시매부 초상을 치렀고
    아들녀석 결혼도 시켰습니다.

    라떼할매 댓글로나마 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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