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왔던 집의 이름과 똑같은 <일마래> 레스토랑에 가게 되었어요.
나는 분당행 전철을 타고 서현역에서 내려서 분당 삼성플라자의 7층으로 올라갔지요.
그곳에서 김 집사님을 만나기로 했거든요.
김 집사님을 처음 만난 것은 아마 내가 대학때였을 거예요.
영국에서 생활하고 막 귀국하셨을 때라 마치 안개에 싸인 듯한 느낌이었고
영화에서나 봤을 듯한 피크닉바스켙에 성경공부후 먹을 간식을 담아 오셨었지요.
그 때의 그 우아한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김 집사님의 전공은 사학이셨는데 피아노와 찬양을 참 잘하셨어요.
고등학교 때 꿈은 화가셨구요.
그래서 그런지 두 자제 분이 다 미술을 전공하게 된 것같아요.
요즘은 유화를 그리고 계신다고 하더군요. 꿈을 이루신 거지요?
참 오랜만에 뵙는데도 그동안 있었던 많은 얘기들을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듯 뽑아 내셨어요.
어머, 집사님과 이날 만남의 시간도 추억의 장으로 넘어 갔네요.
일마래 레스토랑 입구입니다.
<시월애>의 대사중에서...
뼈대를 세우는 데에만 3개월이 걸렸다. 뼈대가 세워지자, 길에서 집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만들고 벽을 쌓고 지붕을 얹고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간이조력발전소까지
만들었다. 그 공사에 6개월이 또 걸렸고, 5억에 달하는 아버지의 유산 중 3억이
날아갔다. 3개월 후 마침내 모든 공사가 완료되었다. 나는 일가친척들을 모두 불러
축하잔치를 열었다. 본가가 경상도에 있어 대부분 경상도 사람인 친척들은 이렇게 말했다.
"하이고마, 저 개펄 위에 무신 수로 저런 그림같은 집을 졌을꼬."
"고것도 고거이지마는, 일마(이 놈)가 혼자서 다 졌다 이거 아닌교?"
"뭐라꼬? 일마가?"
그러자 모든 친척들이 다들 나를 가리키며 수근거렸다.
"일마래?"
"일마래. 일마래. 일마..."
그리하여 나의 갯벌 위의 집은 '일마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 이름에는 '이 놈이 혼자 이 집을 다 졌대'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상한 편지가 도착한 건 '일마래'에서 살고난 후로 6개월 후의 일이었다.
식당 밖 악보대에 올려져 있는 메뉴.
김 집사님 말씀이 이 일마래는 이탈리아 본토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있는 이탈리안 음식을 만드는 집이라고 합니다.
이 집은 종이 냅킨을 준비했더군요.
메뉴판.
마늘빵.
크림쏘스 해물 스파게티. pot pie속에 뜨거운 스파게티가 숨어 있습니다.
이 집만의 독특한 피클.
제가 주문한 해산물 리조또.
도자기같은 그릇에 리조토가 담겨 있어서 다 먹기까지 식지를 않더군요.
도가지가 마치 뚝배기나 돌솥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일마래의 이 리조또, 정말 맛있었습니다.
분당 <일마래>, 트리플 강추입니다.
에스더의 요리세상, 도자기, 그리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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