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늬 언니가 잘해서..ㅠ.ㅠ

인정 조회수 : 1,182
작성일 : 2010-08-17 17:34:04
제목 그대로입니다.
저희 친정엄마는 무슨 일이든지 늬 언니처럼 해라, 늬 언니가 잘해서 그렇다를 입에 달고 사십니다.
워낙 어려서부터 뭐든 잘해내던 팔방미인인 언니였고,
저는 어디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존재감없는 아이였습니다.
어렸을때는 그런 언니가 너무 부러웠고 존경스럽기도 했고 닮고 싶기도 했지만
머리가 크면서 제 나름의 장점을 알게 되고 또 저만의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데..그렇게 지내다가도 엄마의 그런 말들에 자꾸만 상처를 받습니다..
전화만 하면 꼭 대화중에는 '그건 늬 언니가 잘해서 그렇다' '너도 늬 언니처럼 해라'를 하시는 엄마한테 점점 지쳐갑니다.

오늘도 그랬습니다.
법정 스님 책이 읽고 싶으시다는 엄마께 책 주문하여 보냈노라고 전화드렸습니다.
(참..쓰다보니 마음이 또 울컥하는 것이 자잘한 부탁같은 것은 바로 옆에 사는 언니한테는 하지 않고 멀리 사는 저에게 전화하셔서 다 부탁하십니다..ㅠ.ㅠ)
그러다가 아직 돌이 안된 저희 둘째 아이더러 제 스스로 밥먹게 하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거야 그렇게 하는 게 좋으니 알겠다고 했는데 바로 그 뒷말, 늬 언니는 애들이 바닥에 흘리게 두면서 다 제스스로 먹게 해서 지금도 그렇다는 거였습니다.(그 방식이 좋다는 건 압니다..그 방식 자체를 문제삼는게 아니라..)
그런데 저희 언니네 애들 막내가 7살인데 아직도 떠먹이는 거 너무 많이 봤습니다.-.-
제 마음 속에 엄마가 늘 언니처럼을 강조하셨던 터라 제 귀에 곱게 들릴리가 없었습니다.
엄마, 언니네 애들 아직도 밥먹여주고 그러던데 뭘..내가 먹여준 것만 해도 벌써 몇번이나 되는데..라고 저도 모르게 말해버리고 말았습니다.(좀 유치하죠..?압니다..)
그랬더니 유치한 제 대응에 엄마도 '엄마는 그런 거 본적 없다'고 말을 자르시더군요..
저희 애들이 잘 크는 것도 '다 늬 언니네 애들이 잘 놀아줘서'(일년에 5-6번 보는게 다입니다..) 그런 것이고, 애들 키우는 방식에서부터 하나부터 열까지 다 '늬 언니처럼'을 강조강조....

솔직히 말하면, 저는 제 언니가 하는 방식이 과잉보호라고 보여지고 또 그런 방식의 부작용이 요즘 들어 부각되는데도(이점은 마음 아프게 생각합니다..) 엄마는 여전히 '늬 언니처럼'을 강조하시니...
비단 육아 문제 뿐만이 아니구요..음식 하는 거 살림하는 거 등등..
그렇다고 제가 육아나 음식 살림을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건...엄마 눈에는 '늘' 저는 언니보다 못한 자식으로 보이는 것이지요..제가 무얼 하든간에 말이지요...
저 웨딩드레스 고르러 간 날도 같이 다니는 내내 어떤 게 어울리더라, 이건 이렇더라..가 아니라 '그때 늬 언니 입었던 드레스가 이뻤는데..'하면서 못마땅한 표정만 짓고 계셨습니다. 이 말만 수십번 하셔서 제 친구들도 의아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열거하자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낮은 자존감을 스스로 직면하고 제 자신을 곧추세우는 데 오랜 세월이 걸렸는데, 전화만 하면 만나기만 하면 계속되는 언니 예찬론에 점점 지쳐갑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엄마에게 늘 인정받지 못하는 것만 같은 기분도..참 슬프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연세 드신 어른은 절대 바뀌지 않을 거란 거 압니다.
그렇다고 연락을 끊을 수도 없고 그럴 만한 사유도 되지 않는 것 같구요.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IP : 125.178.xxx.1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신뢰
    '10.8.17 5:45 PM (211.172.xxx.52)

    인정, 신뢰....
    요즘 저도 참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입니다

  • 2. ㄴㅁ
    '10.8.17 5:52 PM (115.126.xxx.174)

    굳이 현명한 방법이라면
    엄마에게 확실하게 언니와 비교하지 말아달라 하세요..
    어렸을 적 그래서 상처 많이 받았다고도 솔직하게 털어놓으세요
    ..이런 말들이 유치하게 들리시나요...하지만 본인한테 불쑥 치밀어오르는 분노로 변할 테니까요.

  • 3. 안타까운게
    '10.8.17 6:10 PM (220.90.xxx.223)

    부모님한테 서운한 부분이 있으면 왜 말을 안 하시고 속으로 끙끙 앓으며 상처를 키우는가 싶습니다. 말 안하면 아무도 몰라요. 알아서 깨달아주면 좋지만 대부분은 상대방이 표현을 안 하면 무슨 불만이 있는지 모르죠.
    앞으로 어머님한테 대놓고 말하세요. 언니와 비교는 이제 그만 하시라고요.
    다른 어머니들하고 엄마를 걸핏하면 비교해서 다른 어머니들의 좋은 점을 왜 엄마는 가지지 못했냐고 말하면 기분 좋으시겠냐고.
    제가 성질이 좀 있어서 그런지 저라면 어머님이 비교하면 그대로 다른 어머니들하고 비교 들어갑니다. 그리고 서운한 거 있으면 그냥 말해요.
    그건 저희 엄마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그 와중에서 종종 트러블이 생기긴 하지만 그래도 서로가 뭘 생각하고 난 뭘 부족하게 했는지 아니까 쌓이는 건 없더군요.
    그래서 지난 일 가지고도 엄마하고 저하고 수다 떨때 그때 그랬었지 하면서 서로 민망해하고 웃기도 합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어쩌고 둘이서 웃고요.
    그리고 안 좋은 점 말할 때 굳이 화내면서 감정 격하게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차분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그게 좋죠. 그럼 아무리 나이 어린 딸이라도 무시 못해요.
    엄마한테 조곤조곤 차분하게 느낀 점 말하시고 나서도 그게 전혀 안 먹히면
    그때가서 좀 거리를 두고 지내셔도 안 늦습니다.

  • 4. ...
    '10.8.17 7:03 PM (211.114.xxx.163)

    힘드시겠습니다.. 하지만.. 언니도 분명 첫째라서 힘드신 부분이 있을 겁니다.
    단적으로 제가 아주 어려서 기억도 안날 때부터 저희 어머니는 제게 이야기 하신게 있습니다
    -(저 첫째예요) 집안에 어른이 없으면 니가 어른이다. 항상 곧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
    그래야 너를 보고 늬 동생도 바르게 클 수 있다. 등등-
    성과는 그에 못미치겠지만, 그에 맞게 살려고 노력했었습니다
    제 동생도 저와 동생을 비교하는 말에 힘들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너는 언제나
    모든 걸 너무 쉽게 잘 해가는 것 같다.. 좀 불공평한것 같고 속상하다고..
    그럴때 이야기 해주고 싶었답니다. '니가 잘 따라오라고.. 항상 곧게 등을 펴고 있느라 힘들었었다고... '

  • 5. 님도
    '10.8.18 1:58 AM (175.123.xxx.14)

    엄마도 "** 아줌마처럼' '이모처럼' '고모처럼' '우리 시어머니처럼' 하고 자꾸자꾸자꾸 비교하세요. 엄마가 기분나빠 하시면 나도 늬 언니처럼 이거 지겹다고 못박아 계속 말씀하시구요.

  • 6. 원글이
    '10.8.18 7:55 AM (125.178.xxx.13)

    답글 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엄마께는 이전에도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소용없었어요. 얘기했을 때만 잠깐 조심하시는듯 하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곤 했어요. 그래서 더 지치는 것 같아요..
    제 마음 한구석에는 친정엄마와 이런 저런 수다도 떨고 마음을 열고 기대고픈데 늘 엄마 마음속엔 언니만 있는 것 같은 느낌에 마음이 더 안좋은 것 같아요.
    언니가 첫째라 힘든 부분 많았지요..그렇지만 엄마의 그런 모습이 그 하나로 수긍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조금 거리를 두고 살아야겠어요. 답글 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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