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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들, 그때 그 사람들인데 무엇이 달라진 걸까?

아고라펌 조회수 : 619
작성일 : 2009-01-23 12:08:38
두 가지 사건이 있습니다. 하나는 노무현 전대통령 시절의 일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 이명박 대통령 밑에서 발생한 사고입니다. 그 두 가지 사건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005년 6월의 한여름입니다. 철거민들이 농성을 시작한 지 54일째 되던 날 오전 8시 45분 경에 내려와서 이야기하자며 설득을 시도했습니다. 설득을 위한 전화통화도 했습니다. 설득이 실패하자 진압하기 전에 소방차 13대와 구급차 9대를 배치시켜 놓았습니다. 진압 중에도 계속 자수하면 관대하게 처리하겠다고 설득하면서 오전 10시부터 진압에 들어갔다가 위험하면 물러서는 것을 반복하다 3차 진압인 오후 1시가 되어서야 겨우 30명의 농성을 풀 수 있었습니다.



2009년 1월 추운 겨울입니다. 철거민들이 농성을 시작한 지 3시간이 조금 넘어 대테러 진압용 특수부대 투입을 준비하고 25시간 만인 다음 날 새벽 6시 45분 아직도 어둠이 가시기 전 공포스러운 상황에서 경찰 특공대가 컨테이너에 타고 본격적인 진압을 시작했습니다. 시너가 쌓인 곳에 사방에서 물대포를 쏘아댑니다. 최루액도 썩여 있습니다. 그리고 불이 붙고 폭발이 일어납니다. 6명이 갇힌 채로 불에 타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화마를 피해 난간에 매달렸다가 추락한 분은 길 바닥에서 부르르 떨고 있습니다.



경찰들, 그때 그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하는 행동이 전혀 다릅니다. 지금 경찰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경찰로 근무했습니다. 그때 그 사람들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습니다. 그런데 행동은 전혀 다릅니다. 국민을 향한 행동에 존경과 인내심은 없습니다. 공권력에 위험천만한 무력만 난무하고 자제하는 마음은 사라졌습니다.



왜 그럴까요?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그 자리에서 일하던 사람들입니다. 누가 변한 것일까요?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요? 왜 그때의 공권력은 인내심을 가지고 절차를 지키면서 스스로 통제를 했을까요? 그런데 왜 지금의 공권력은 그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내고 보자마자 철권부터 휘두르는 것일까요?



용산 참사에서 대테러 진압용 특수부대가 농성이 시작된 지 단 3시간 만에 투입 준비되었습니다. 불상사가 일어날 위험물질이 많다는 것을 정확히 수치까지 파악하고 있는 경찰이 단 24시간 만에 바로 특공대를 사방에서 투입시켰습니다. 농성하는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 갇혀서 당황하고 경찰의 무력은 아래에서 들이닥치고 위에서 찍어누르니 불이 나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강제진압은 최후의 수단입니다. 그런데 최후의 수단이 최초의 수단으로 둔갑되었습니다. 식량이 떨어지고 배고픔에 지치면 농성은 풀리게 되어있습니다. 겨울이라 추위도 농성자를 지치게 만듭니다. 여유를 가지고 대화를 하면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습니다. 먹고 살아가는 것이 막막해서 농성하는 분들에게 처음부터 뻔히 보이는 위험을 무시하고 강제진압을 했습니다. 마치 작정하고 농성하는 사람들이 죽어도 괜찮다는 식의 일방적 공세를 펼쳤습니다.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대화부터 해야합니다. 막후에서 협상을 하면서 항상 퇴로를 열어놓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합니다. 처음부터 사방을 봉쇄하고 힘으로 찍어누르면 실낱같은 신뢰마저 붕괴하고 극한 대치만이 전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한치의 대화도 없이 초조와 공포로 몰아놓고 어둠 속에 들이닥쳤습니다. 환한 대낮에 안전을 확보하고 신중하게 해야할 일을 왜 가장 어두울 시기라는 해 뜨기 전에 했을까요? 공권력 행사를 바라보는 남의 이목이 두려웠을까요?  



어쩔 수 없이 마지막에 강제진압을 선택하더라도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합니다. 우선 위험물질이 대부분 소진되도록 주변을 맴돌다가 경계가 느슨해지고 지친 시기에 강제진압을 해야합니다. 그럴 때에도 안전을 위해 매트리스도 깔고 소방차도 대기시키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가 완비되어야 합니다. 그래도 불상사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졌을 때는 강제진압을 중단하고 물러나야 합니다.



최일선에서 앞에 설 수 밖에 없는 경찰들은 명령에 복종했을 뿐이라고 억울해 합니다. 그러나 뻔히 보이는 위험을 감지하고 있다면 최소한 상황을 보고하고 진압을 멈출 것을 건의해야 합니다. 위험물질에 불이 붙어 폭발할 수 있다는 판단은 일반인조차 뻔히 알 수 있는 상황인데 훈련받은 전문가들이 모를 리가 없습니다. 왜 공권력의 위와 아래가 모두 막무가내로 치달은 것일까요?



그때 그 시절에 인내심을 발휘하던 그 경찰들은 어디로 갔습니까? 만족스럽지는 못해도 스스로 절제할 줄 아는 미덕을 보였던 시절의 경찰들은 지금 어디로 사라졌습니까? 어찌하여 이렇게 변했습니까? 심지어 국민이 사망까지 한 사건을 정식으로 조사하기 위해 찾아간 국회의원을 발로 짓밟고 방패로 찍었습니다.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경찰이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영혼 없는 공무원이라고 합니다. 지금 그 비어있는 영혼을 충동하는 사람이 누구인 지를 보십시오.



이명박 대통령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주문하는 것이 엄격한 법집행의 강조입니다. 집회에 대한 강력한 대처를 명령하고 있습니다.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대통령인데 서민들의 생존투쟁에는 가차없습니다. 규제 완화는 대다수의 국민과는 동떨어진 이야기이고 서민을 향해서는 규제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자유와 생존을 위협하는 족쇄를 채워놓고 불법이라는 낙인을 찍습니다.



경찰청장의 바로 위 상급자인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도 한나라당 연구모임의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일제시대의 경찰 인식 때문에 정상적으로 조성된 정부에서도 민주경찰이 왜 그러느냐는 비판에 민감하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경찰들 사이에 한대 맞고 말지라는 안이한 자세와 생각이 몸에 배어 있다면서 낮은 법치 수준의 원인 중 하나가 경찰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불법시위 엄격 대처 방침을 두고 공안정국을 조성한다는 비판이 일어나자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지금처럼 집회시위가 자유로운 민주화 시대에 공안탄압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그 자체가 80년대식 발상이라고 브리핑하던 장면을 떠올리면 도대체 청와대는 모두 눈 뜬 장님들만 사는 것인지 가슴에 울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래서 집회시위가 자유로운 민주화 시대, 바로 이명박 정부에서 공권력에 의해 국민 6명이 사망했습니다. 경찰들이 스스로 통제할 줄 모르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몇 년 전의 경찰이나 지금의 경찰이나 그 사람들이 그 사람입니다. 그럼 무엇이 변했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권좌에 앉은 것 말고는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법치주의는 공권력의 폭력적 행사를 가리는 허울에 불과합니다.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대국민 폭력행사를 부추기는 사람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집행해야할 공권력 행사의 기강을 무너뜨리고 방종으로 흐르도록 충동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현재의 대통령입니다.



공권력이 그 힘을 절제하며 안전하게 행사하지 않고 살인까지 치달은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면 최종 종착점은 이명박 대통령으로 귀결됩니다.



과거에 노무현 전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저의 사과에 대해 시위대가 일상적으로 휘두르는 폭력 앞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힘들게 직무를 수행하는 경찰의 사기와 안전을 걱정하는 이들의 불만과 우려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권력은 특수한 권력입니다. 정도를 넘어 행사되거나 남용될 경우에는 국민들에게 미치는 피해가 매우 치명적이고 심각하기 때문에 공권력은 어떤 경우에도 냉정하고 침착하게 행사되도록 통제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므로 공권력의 책임은 일반 국민들의 책임과는 달리 특별히 무겁게 다루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점을 국민 여러분과 함께 공직사회 모두에게 다시 한번 명백히 하고자 합니다. "



농성하다가 사망하신 다섯 분과 경찰 특공대원 한 분 모두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대한민국 국민 6명이 사망했습니다. 왜 이러한 비극이 일어났을까요? 과거와 지금은 무엇이 변했을까요? 나도 그대로고 당신도 그대로입니다. 경찰도 그때 그 분들입니다. 그런데 지금 누가 대한민국 국민들을 충동하며 사망의 길로 몰아넣고 있나요? 도대체 누가 국민들끼리 서로 죽음으로 몰아넣어야만 끝나는 막다른 골목으로 밀어넣고 있나요?



누군가 열심히 선동하는 법치주의의 종착점이 사망의 길이라면 그것은 법치주의가 아닙니다.

그것은 단지 지옥문의 명패일 뿐입니다.

출처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525...
IP : 119.148.xxx.222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고라펌
    '09.1.23 12:08 PM (119.148.xxx.222)

    출처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15&articleId=525...

  • 2. 그저
    '09.1.23 12:13 PM (211.219.xxx.156)

    욕만 나올 뿐입니다.

  • 3. 후유키
    '09.1.23 12:40 PM (125.184.xxx.192)

    매트도 안 깔고 고공시위 진압.. ceo(세오)형 경찰인가 보죠.

  • 4. 머슴은
    '09.1.23 8:04 PM (218.149.xxx.111)

    주인 따라 간다는 말이 실감나는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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