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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답답한게 어디가서 소리라도 지르고 싶어서..

눈물 조회수 : 2,568
작성일 : 2008-03-29 17:22:35
남편과 저는 20대 후반의 동갑으로 이제 결혼한지 4년 다 되어갑니다..남 부러울것 없는 부부였지만 1년전 불의의 사고로 남편이 크게 다쳤습니다.

사경을 헤매다 목숨 건지고.. 첨엔 그저 살아준것만도 너무 고마워서 어쩔 줄 몰랐지요. 그 땐 정말 세상을 다 얻은 듯 했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 때의 기쁨이 조금씩 퇴색하면서 하루하루 현실이 다가오니 그게 다가 아니라는걸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머리를 많이 다친 관계로 아직 도움없이 걷는 건 힘들고 팔 다리가 전체적으로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는건 거의 자제 하고 있구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시부모님과 식사 같이 한 번 하는 정도 입니다 (친정이 멀리 있음).

말 하는거랑 생각하는거랑 뭐랄까..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진 느낌 이렇게 밖에 설명을 못하겠네요. 의사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수도 있겠지만 평생 후유증이 될 수도 있다고 그러네요..

아직도 약물 치료를 받고 있고 암튼 그런 상황입니다.

남편 많이 사랑했습니다. 아니 지금도 사랑합니다.
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참 답답하고 암담합니다.

회복이 완전히 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60년이 넘게 남은 세월을 나는 이렇게 살아야 하나? 무슨 오누이 마냥, 도우미 마냥 이렇게 살아가야 하나?

제 인생이 불쌍하고 가여워집디다. 그간 모든 관심의 초점은 남편이었고 제 삶에 대해서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요즘들어서는 남편도 미워지고 시부모님도 미워지고 하루하루 남편으로 인해 바꿔야 하는 것들도 다 나를 지쳐가게 합니다. 나도 사람인데..나도 우리 부모님한텐 귀한 딸인데..

그러다보니 남편한테 모진 소리도 몇 번 하게 되고 그러다가 엉엉 울고..저한테는 직장이 아주 천국이네요. 이런걸 잠깐 잊게 해주니까요.

집에 와서 저녁 준비 하다가도 괜히 울컥, 시장에서 무거운거 들고 오다가도 울컥, 쓰레기 버리로 가다가도 울컥, 친구네 부부동만 모임 가는거 봐도 울컥....너무 힘듭니다.

이 사람을 떠나는건 큰 죄를 짓는거겠지요...
답답합니다. 뭐라도 그냥 막 패고 싶습니다...



IP : 212.120.xxx.240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머를 어떻게 도움을
    '08.3.29 5:30 PM (59.25.xxx.166)

    드려야 할지 모르겠니다.
    제가 맛있는 식사 대접해 드리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같이 얘기 해 드리고 싶습니다.
    어디 계시는지는 몰라도
    꼬옥 안아드립니다.
    실컷 하소연하시고 고함 지러셔도 됩니다

    근데 전혀 해답은 안 되시죠

    그래도 제 마음 전해드립니다....

  • 2. 그 마음
    '08.3.29 5:33 PM (121.142.xxx.135)

    저도 압니다.
    저도 님처럼 답답하고 미칠것 같아 소리라도 내처 지르고 싶답니다......

  • 3. 원글
    '08.3.29 5:35 PM (212.120.xxx.240)

    윗분 따뜻한 말씀 전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그세 코끝이 찡해지고 눈물이 흐르네요..제 맘에도 과연 봄은 올까요...

  • 4. 힘내요
    '08.3.29 5:38 PM (123.214.xxx.202)

    정말 그동안 잘 견디셨네요 놀라고 마음 다치고 고생한거 얼마나 힘드셨어요

    글에 아이 이야기가 없는걸로 봐서 아이가 없다는게 그래두 힘든일 하나 덜은건가싶네요

    시부모님은 일주에 한번 보는거 말고 아무것도 안 도와 주시는지요

    뭐라 딱부러지게 해답을 내긴 누구도 힘들겁니다 욕먹을 일이지만 제 동생이라면 평생 그렇게

    살라고 못할것같아요 아직 결혼안한 친구도 있을텐데 평생 남편 수발만 들고 살긴 힘들지요

    그렇지만 아직도 사랑하는 남편을 떠나는것 또한 힘들지요

    원글님 마음속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다시는 이렇게 가슴아픈일 없이 좋은일 많이 생기시길 기도합니다

  • 5. ..
    '08.3.29 5:38 PM (125.131.xxx.73)

    에휴..아직 한창인 나이에..토닥토닥..위로해드리고 싶어요..
    말이 쉽지 병수발 그거 장난이 아닌데 앞도 보이지않고 평생갈 후유증이라니..젊은 나이에 느낄 절망이 정말이지 많이 힘들것 같아요..남편분이나 님이나.. 그고통을 누가 나눠질 수 있겠어요..옆에서 별 도움못되고 지켜봐야 하는 양가 부모님들도 속이 까맣게 탈 것 같고 당사자인 님과 남편분은 더 더욱..근데 님보다는 더 힘들 남편분이 있기에 떠나라고도, 그렇다고 님이 힘들 걸 뻔히 아는데 옆에 있어주라고 감히 조언드리긴 어렵네요..모든 판단은 님이 하실밖에..
    끝이라도 보임 좋은데 끝도 없다니 글만 읽어도 너무 안타깝습니다..빨리 털고 일어나시면 더이상 바랄게 없을텐데 어느누구에게도 상처가 안되는 선택이면 좋을텐데 그렇지못한 현실이 맘아파요..힘내시라는 말 밖엔..

  • 6. 토닥토닥
    '08.3.29 5:51 PM (125.178.xxx.15)

    많이 힘드시겠어요
    일년동안 잘해 내셨으니 희망을 가지시라는 말밖에 ...
    님이 직장에 있는동안은 남편분은 혼자 있으신가요
    재활 운동은 하실수 없는 형편이신가요...신체 여건상....
    후유증은 말끔히 없어지고 건강하게 되시길 같이 빌어드릴께요
    힘내세요

  • 7. 에구ㅡㅡ
    '08.3.29 6:19 PM (123.111.xxx.179)

    같은 여자로써 너무 가슴 아픕니다,,
    얼마나 힘든일인데 ...
    님 어깨에 짐이 너무 무거워보여 안타깝네요..
    사랑하신다면 정말 사랑으로 이기는수박에는 뽀족한수가 없을 듯합니다,,
    남편분이 원래상태로 회복되시길 기도드릴께요,,힘내세요

    비도 오는데 ...저까지 마음아파요,,,힘내실꺼지요??

  • 8. 만나서
    '08.3.29 6:26 PM (202.28.xxx.4)

    같이 얘기 나누고 싶어요.
    저는 남편이 몸은 아프지 않지만, 근 5년째 놀면서 있는 재산 다 까먹고
    이젠 손가락 빨아야 하는데, 남편이 이렇게 무능한지 몰랐어요
    어쩜 그리 하는 일마다 안 될 수가 있는지..
    머리와 가슴으로는 이해하는데 행동이 안 따라주네요.

    지옥 같아요.
    원글님 이해하고도 남아요. 혼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자책하다가 마음 다시 먹다가
    잘 해 주다가 노력하다가 좌절하다가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 9. dd
    '08.3.29 7:31 PM (59.9.xxx.117)

    만나서님 저 역시나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장난치는것도 아니고 어쩜 그렇게 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렸건만 오기로 하더니 20억이나 되던 재산 다 까먹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손발을 꽁꽁 묶어놓았네요.
    원글님 제가 아는분은 남편이 님나이대에 사고로 양팔을 잃었습니다. 그 세월 그분도 참 견디기 힘들었을건데 그래도 꿋꿋이 남편의 양팔이 되어 살고 있습니다.
    물론 그분도 님처럼 가끔 답답함을 호소합니다. 그래도 그분이 훌륭한것은 그 모진세월 다 견디면서도 늘 희망과 사랑을 잃지 않고 살고 있다는것 그래서 그분은 세상을 살아가는 따스한
    빛과 같은 존재이십니다. 신앙을 한번 가져보세요. 그리고 남편을 위해 많이 기도하세요.
    사랑하잖아요.

  • 10. 힘내세요
    '08.3.29 7:36 PM (211.54.xxx.100)

    참 힘든 상황이네요
    생각만해도 많이 어려운 일이라 위로 드리기도 어렵네요
    순간순간 긍정적으로 사세요

  • 11. ^:^
    '08.3.29 8:03 PM (123.109.xxx.35)

    살아가다 보면 벼라별 일들을 겪으며 삽니다
    힘들고 힘든 세월을 이겨내다보면 보람과 희망을 갖게됨니다
    그저 위로드리기 위해댓글을 쓰고있다기보다
    순리를 따르다 보면 진정한 사랑과 삶을 찾을수 있을거라고알려드리고 싶군요
    위로를 드리기보다 힘을 드리고 싶읍니다

  • 12. 토닥토닥2..
    '08.3.30 8:33 AM (121.140.xxx.64)

    위로 해 드리고 싶네요
    고생 많으시다고

  • 13. ...
    '08.3.30 2:30 PM (221.142.xxx.164)

    토닥토닥. 많이 힘내시고 좋은날이 있겠지요...
    언제가는

  • 14. 병간호
    '08.3.30 5:08 PM (203.130.xxx.151)

    저는 어머니 병간호를 혼자서 6년 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아프시고 나서는 집안일을 전혀 하지 않으시고,
    제가 모든 일을 다 했습니다.

    3년 지나니,제가 왜 살아있는지 잘 모르겠고,
    6년 지나니,제가 죽었으면 좋겠더군요.

    저희 어머니가 성격이 냉정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를 쏘아하는 것이 문제인지,
    끝도 보이지 않는 병의 절망감이 문제인지,
    제 자신이 없어지다 못해 완전히 바스라진 것같은 자존감이 문제인지,
    그냥 계속 눈물이 나고,가슴에 깊은 통증이 느껴지며,매 순간순간이 불안했습니다.

    다행히 6년이 지난때에 병세가 조금 호전되어 어머니에게는 다행이지만,
    저는 어머지가 호전된 시점부터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악몽을 꾸고,
    가슴에 저미는 통증을 느끼며,집중력이 떨어지고, 일을 하다가도 눈물이 납니다.
    병간호를 하다가 깊은 상처를 안고 살게 된 것 같아,
    이제 저의 치료비와 생활비를 벌 수 있게 되면 제가 치료를 받으려고 합니다.

    저처럼 한 해,한 해 고통이 가중되지 않도록,
    긴 마라톤을 현명하게 뛸 수 있도록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저와 같은 실수는 하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하십시오.

  • 15. 병간호에 몸바치기엔
    '08.3.30 6:25 PM (124.50.xxx.30)

    너무 젊은 나이네요.
    1년동안 극진히 간호했다면 어찌보면 할만큼 한거죠.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 괜히 나왔겠어요?
    제 동생이나 딸이면 손목 잡아끌고 올 거 같습니다.
    정말 마음이 아프고 죄책감도 많겠지만
    앞으로 살아갈 긴 날을 생각하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 16. 진짜
    '08.3.31 10:43 AM (210.205.xxx.195)

    위로의 말씀드립니다. 저도 집안일로 마음한구석에 돌덩이를 안고다니는 사람인데요..
    아직 한참 젊으신 나이에.. 시부모님들도 좀 너무 하시는것 같고요..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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