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어제와 오늘 저녁 밥상

| 조회수 : 19,841 | 추천수 : 158
작성일 : 2010-08-13 21:20:15


집수리를 시작하면서,
참 우습게도, 저는 별로 할 일이 없을 줄 알았어요.
집수리는 기술자 아저씨들이 하는 거고, 저는 볼 일 보러다니고, 지인들 만나서 근사하게 밥먹고,
할 때가 지나서 확 풀어져버린 퍼머도 하고, 그러고 살줄 알았던거죠.
그랬는데..웬 걸... 집수리 내내 얼굴에 화장도 한번 제대로 못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 얼굴이 엉망입니다..ㅠㅠ...)

어제, 정리는 접어두고, 퍼머를 하러 갔더랬습니다.
기록을 보니, 지난 3월에 하고 안했다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원래 곱슬머리인지라, 아주 컬이 없지는 않았어요.
(저 같은 사람만 있다면 미용실 경영에 상당히 지장이 있을 듯..^^)
일요일에는 단정하게 하고 나가야할 약속도 있고 해서, 비가 오는 와중에도 퍼머를 했습니다.
7월달부터 해야지 해야지 벼르고만 있던터라, 머리가 거의 단발로 자랐고,
머리를 많이 자르지 않은 상태에서 퍼머를 했더니, 이전의 헤어스타일과는 약간 다른 느낌!

머리 하고 기분이 좋아져서 집에 돌아와,
전날 밤 재워두었던 돼지고추장불고기 굽고,
된장찌개 끓이고, 호박 양파 채썰어 넣고 부침개도 한장 부쳤습니다.
된장찌개에 얼려둔 바지락이라도 좀 넣었으면 좋았을텐데..생각도 못했습니다.
아직도 요리에 관해서는 머릿속이 하얀상태인듯.




어제 하루 집안 정리하지 않고 놀았길래, 오늘은 아침부터 좀 극썽을 떨었습니다.
지난번에 후배가 정리해서 넣어준 다용도실의 식품수납장을 정리해줬지요.
후배가 처음부터 자리를 잘 잡아줘서, 크게 바꾼 건 아니지만,
그래도 수납장 선반의 높이 조정해 가면서, 잘 정렬해서 넣었습니다.
다용도실 정리는 이제 끝!

부엌에서 쓰는 양념도 정리했어요.
그런데...집수리 전, 거의 모든 양념을 작업대에 내려놓은 상태로 쭉 늘어놓고 쓰던 것에 비하면,
많이 불편합니다. 다 집어넣고 쓰는 것이.
그래도, 한번 그래 보려고 합니다.
작업대 위에는 조리도구통들과 전기주전자, 커피머신, 정수기, 그리고 식기건조대 정도만 올려놓고 살아볼까 하는데요..
잘 되려는지...^^;;




다용도실 정리하면서, 무청시래기도 불렸습니다.
무청시래기, 하나로에서 사다 먹는 건 맛있는데,
오늘 불린 시래기는 어느 식당에서, 영농후계자가 재배해서 파는 거라고 해서 산 건데요,
맛이 하나로에서 파는 것만 못합니다.

일단 찬물에 불린 후 가스불에서 1시간30분동안 삶았습니다.
물을 갈아줘 가며 찬물에 담갔다가, 물기를 꼭 짠 후 된장, 조선간장, 마늘, 들기름, 들깨가루에 조물조물 무쳐뒀다가,
찬물 붓고 국물이 자작자작해질때까지 약한불에 끓였습니다.
그랬더니, 제법 맛이 괜찮네요.




닭날개에 허브솔트로 밑간해서 냉장고에 두었다가.
다시 마른 녹말가루를 충분히 뿌린 후 약 10분 정도 놔뒀다가 2번 튀겨냈는데요,
이건 정말 제가 튀겼어도 정말 맛있는 거에요.
거죽이 바삭바삭 맛있으니까, 생전 그런 거 안묻는 우리집 식구들 튀김옷이 뭐냐고 묻네요.
달랑 마른 녹말가루 뿐인데..

집에서 밥을 먹으니, 이제 살만합니다.

외식할때, 정말 별별거 다 먹었습니다.
불갈비, 회,순대국, 칼국수, 막국수, 한정식, 호텔 조식, 탕수육과 짬뽕 등등....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역시 집에서 먹는 밥이 최곱니다. ^^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우
    '10.8.13 9:27 PM

    아싸 일등!!~~

  • 2. 나우
    '10.8.13 9:29 PM

    헤헤..일단 일등 댓글 달고나서 다시 댓글 다네요..^^
    저두 갈수록 나가서 먹는 밥이 맛이 없어요. 나이 먹는 증건지(^^)는 몰라도 제가 좀 힘들어도
    집에서 먹게 되네요..가족행사 있을때도 제가 좀 고생되더라도 웬만하면 집에서 차리게 되요..
    그나저나 저 닭튀김, 사진 속에서 꺼내다가 김치 냉장고의 맥주랑 한잔 하고 싶네요~~ㅎㅎ

  • 3. 고참초보
    '10.8.13 9:30 PM

    정성이 가득 담긴 정갈한 밥상을 다시 보니 반갑습니다
    저라면 정말 엄두가 안날일을 이 더위에 차근차근 해내시는걸 보니 역쉬~
    이제 끝이 얼마 안남았죠 별 도움, 정보는 못드리더라도
    그때까지 아자아자 힘내시란 격려 보내 드립니다~

  • 4. 하늘
    '10.8.13 9:31 PM

    이등! 저 담주에 이사하는데 벌써 머리속이 아득한 것이 걱정이네요.

    선생님처럼 사시면서 공사하는 것에 비하면 별일 아닐 수도 있지만 이사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부담스러운 것이 정리를 어찌 다하나 싶네요.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잊어야하는데...

    그나저나 저도 닭 튀겨야 할까봐요. 너무 먹음직스러워보여요.

    주방공사 잘 마치셨으니 푹 쉬시고 쉬엄쉬엄 정리하셔요. 더운 날씨에 건강 챙기셔야지요...

  • 5. 올리비아 사랑해
    '10.8.13 9:35 PM

    진짜 고생하셨네요...정리정돈 못하는 저는 마냥 부러울따름이고 바삭한 치킨도 먹고 싶을뿐입니다..
    건강 생각해서 집에서 해 먹어야 하는뎅....마른 녹말가루 일단 메모합니다...^^

  • 6. okbudget
    '10.8.13 9:36 PM

    정겨운 밥상이고~~
    닭날개튀김은 바삭함이 그대로 전달되는듯합니다.
    더운날의 공사가 끝나간다고하니,숨통이트이는둣^^
    완성된모습과 셋팅아이디어를 빨리보고 싶군요

  • 7. 그린
    '10.8.13 10:30 PM

    꺄아~~
    이 더위에 튀김까지 하셨어요?@@
    바삭바삭 맛있는 느낌이 확실이 전달됩니다만....ㅎㅎ

    오랜만에 헤어스타일도 정리하셨다니
    차츰 일상으로 돌아오시는 듯 해서 반갑네요.^^

  • 8. 가을비
    '10.8.13 11:33 PM

    샘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집에 돌아오신게 실감나네요.
    공사하느라 고생 많으셨지요?
    그래도 예뻐진 새 집에서 행복하세요.
    샘의 글 또 기다릴게요.

  • 9. 진이네
    '10.8.14 7:05 AM

    아, 저는 누군가 해주는 밥을 좀 먹어보고 싶어요^^;
    더위에 정말 약한 제가 견디기에는 여름날의 주방이 너무 힘들어서요ㅠ

    그리고, 저는 머리 퍼머를 도대체 언제 하고 안했는지...
    시골로 들어오기 전에 하고 안했으니 아마도 3년째 되는 것 같아요^^;
    하긴 도시에 살적에도 연중행사로 한 번씩만 했답니다 ㅎㅎ

    늦었지만 새단장하신 것 축하드립니다(__)

  • 10. 방울
    '10.8.14 8:31 AM

    둘째 가져서 입덧이 너무 심해서 밥을 못해먹겠더라구요
    그래서 아이랑 신랑이랑 저녁을 나가서 사먹었는데 제가 일주일만에 두손들었답니다
    김치만 놓고 먹더라도 집에서 먹자구요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매일 사먹으니 정말 고역이더군요
    닭날개 튀김 참 맛나보이네요
    저도 내일 아이들 해줘야겠어요
    공사하는거 정말 힘든일인데 맘에 드시게 예쁘게 잘 마무리된거 축하드려요

  • 11. 보라돌이맘
    '10.8.14 12:14 PM

    이 무더위에 집수리 마치고 정리정돈 하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세요.선생님.
    가까이 계시면 저도 달려가서
    일손 하나라도 덜도록 도움 드리고 싶은데...

    그 와중에도,
    이렇게 정성 가득담긴 상을 차려내시네요.
    이 밥상을 보고 있자니..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진하게 느껴져요.

    이대로 하나도 빠짐없이...
    고스란히 우리집 밥상에 옮겨 놓고 싶네요.
    하나 빠짐없이 맛있는 음식에
    정갈한 저 담음새까지...
    역시 오늘 밥상풍경에도 선생님의 손끝 솜씨가 고스란히 묻어 나옵니다.^^

  • 12. 초록하늘
    '10.8.14 3:12 PM

    정말 아무리 산해진미라도
    집밥이 최고예요..



    특히
    선생님같이 하시는 집밥이면
    황송할따름!!!!!!!!!

  • 13. 프로방스
    '10.8.14 6:40 PM

    아직 정리도 제대로 안되셨을텐데 이렇게 멋지게 한상 차려내시다니...
    집에서 탱자탱자 놀고 있으면서도 일식삼찬인 저는 뭐랍니까 ^^
    유기는 역시 우리음식을 담기에 가장 격이 있고 고급스러운거 같아요...
    음식을 살려주는 그릇이 제대로인건데 요즘은 주객이 전도된 그릇들이 많지요 ^^

    음식을 정성스럽게 만들고 더 나아가 그에 맞는 멋진 그릇에 담아내시는 센스와
    부지런함을 보면서 배우는 것이 많답니다 ^^
    사실 아무리 그릇이 많아도 부지런하지 않으면 꺼내는거 귀찮아서도 맨날 쓰는 그릇만
    쓰게 되기 쉽잖아요...

    맛있는 요리와 멋진 세팅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남들에게 공개적으로 오픈하기 어려운 부분까지도
    솔직하게 보여주시는 걸 볼때마다 참 인간미가 넘치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고
    사실 제가 김혜경샘을 좋아하는 건 바로 그 이유때문이예요 ^^

    오늘도 구립 도서관에 갔다가 서가에 꽂혀있는 김혜경샘 책보고
    반가워서 혼자 헤~~하고 웃었다는거 아닙니까 ㅋㅋ
    얼마나들 많이 읽었는지 책표지가 조선시대 책모냥 낡았더라구요 ^^

    얘기가 계속 삼천포로 빠지고 있네요...
    덥긴 더운가봐요 ^^
    정리하시는 사진 계속 기대할께요~~~

  • 14. Eco
    '10.8.14 7:14 PM

    감자 호박전이랑 닭튀김 맛있겠다.
    요즘 매일 물에 말아서 고추장에 고추 찍어서 밥 반공기 먹고 나머지는 과일로 배 채우니 단백질 부족인가 봐요.
    집수리 완성된 모습 많이 보고 싶어요. ^ ^*

  • 15. Happymom
    '10.8.15 2:35 AM

    애낳고 삼칠일 지나서 밥하려고 하면.. 뭐부터해야하나..밥은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 할때가 있잖아요.. 쌤이 딱 그 경우 같아요... 3주만에 하시는 밥이니...^^

  • 16. 또하나의풍경
    '10.8.15 8:55 AM

    전 치킨을 보고서 '어! 선생님이 치킨 사다가 밥상에 올리셨나?그러실분 아닌데? @@' 했네요 ㅎㅎ
    비주얼이 정말 시판 치킨같아요~~ 그러니 식구들이 튀김옷이 뭐냐고 물어봤겠죠~~^^(전에 치킨들 비주얼이 엉망이란건 절대 아니구요...ㅠㅠ)

  • 17. 묵향
    '10.8.15 1:46 PM

    퍼머머리 인증샷! 부탁드려요~
    평가를 해드릴께요..

    유기에 담긴 음식들이
    모두 나 정성? 이럼서 어서 먹어봐 하고 속삭이는듯 싶네요.
    그러다 다이어트에 적신호 올듯~^^

  • 18. 샘이네
    '10.8.16 12:50 PM

    그릇의 조화가 참~보기좋아요.저도 시엄니께 물려받은 유기있는데 시간내서 한번 닦아봐야겠어요.

  • 19. bluejuice
    '10.8.16 1:07 PM

    집 밥이 최고죠..근데 요즘 같은 날씨엔 너무 더워서 불로 하는 음식은 거의 못합니다.
    특히 저희집은 에어컨이 없어서 그런가 더욱더 밥 하기 싫어져요.

    가끔 들어와 글 읽고 사진 볼때면 참 맛있고 정갈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전 언제쯤 저런 내공을 쌓을수 있을런지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2472 뻔뻔한 저녁밥 12 2010/09/02 17,098
2471 그럭저럭 또 한끼! 7 2010/09/01 13,436
2470 오랜만에 요리! [유린기]와 [가지찜] 11 2010/08/31 14,783
2469 맨날 뻔한 저녁 밥상 19 2010/08/30 15,116
2468 토요일 점심 [해물 스파게티] 9 2010/08/28 14,708
2467 시장에 가보니 14- 네모난 당면 20 2010/08/27 16,735
2466 아직은 적응기~ 21 2010/08/26 15,987
2465 부엌, 마침내 정리 끝나다! 77 2010/08/25 28,583
2464 맛보기 부엌 구경 25 2010/08/24 20,536
2463 더위는 메뉴도 바꾼다 14 2010/08/22 15,383
2462 식구들 기운내라고 [전복죽] 12 2010/08/21 11,992
2461 냉동고 유감 21 2010/08/20 20,173
2460 정성 담긴 [비빔밥] 26 2010/08/19 15,838
2459 몸에 좋다는 [토마토구이] 12 2010/08/18 18,640
2458 저녁에 먹은 소박한 반찬들 7 2010/08/17 14,623
2457 오늘 저녁 밥상 12 2010/08/16 14,127
2456 어제와 오늘 저녁 밥상 19 2010/08/13 19,841
2455 집 밥 22 2010/08/12 19,567
2454 여전히 폭격맞은 집! 33 2010/08/11 20,908
2453 매식은 면했습니다~~ 19 2010/08/09 17,128
2452 이제 정리단계로~~ 30 2010/08/07 23,266
2451 부엌, 아직도 진행중이지만~~♪♬♩ 39 2010/08/04 22,762
2450 아직도 미완성~ 13 2010/08/02 16,364
2449 중반을 넘긴 공사, 그러나 여전히 난장판! 17 2010/07/30 18,063
2448 벌써 매식(買食)이 지겨워요...ㅠㅠ... 10 2010/07/28 17,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