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라면 무릇
빈 상자만 보면 눈이 돌아가고
비닐 봉지만 보면 핑퐁이 되어 봉지속으로 날아가고
캣잎 냄새만 맡으면 정신이 나가버리는
보통의 고양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행동이 있는데
삼순이는 고양이가 아니었던 거에요.
성묘 길냥이여서 그럴수도 있을까 싶었지만
고양이가 좋아하는 불변의 것들 중에
어쩌다 한,두가지 빠지는 정도라야죠
얘는 정말 보통의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대부분의 것들에 관심이
"1"도 없어요
( 대부분 이런 쩍벌자세로 늘어져 있음...아...한량같음..)
빈 상자가 하루 종이 놓여있어도 관심없어요
일부러 넣어주면 빛의 속도로 튕겨져 나와 버려요.
비닐봉지요?
말도마세요~ 소 닭보듯해요
일부러 넣어주면 또 튕겨 나봐 버려요
( 애착방석에서 대부분의 모든 시간을 보내요. 놀이할때도..
방석 주변에서 놀다가 꼭 방석안으로 점프해서 뛰어들어와요 .)
스크래처도 큰 관심이 없어서
처음 임시로 샀던 스크래처가 몇개월 되도록
많이 닳지도 않았고
몇개월 지나서야 한번 뒤집어 줬어요
아침에 밥 먹고 두어번 긁는 시늉 하는게 다에요.
처음에 스크래처가 어색해서 그런가 싶어
캣잎을 뿌려줬는데 아무 느낌 없어해요
코가 막혔나? 싶지만
좋아하는 음식 냄새가 나면 난리가 나는 걸 보면
그것도 아니고요.
( 콩이여 뭐여?..........방석에서 자고)
( 방석에서 쩍벌로 자고....가릴게 없는데도 민망혀~ )
고양이들의 마약이라 불리는 캣잎을 본체만체
아무 느낌 없어라 하는 고양이라니...
처음에 캣잎이 들어간 장난감도 사주고 했는데
장식용이 되어 버렸어요
장난감 중에 카샤카샤붕붕 이런것도 대부분 좋아하는
장난감인데
삼순이 얘는 그것도 관심없고
긴 끈달린 걸로 삼순이 앞에서 진짜 열심히
몸을 불살라가며 재롱 부려봐도 시큰둥해요
( 그래서 대부분 사진이 다 방석과 함께 해요.)
(가끔 종이박스 숨숨집에 들어가기도 해요
두어 달에 한번 정도?? 근데 삐치면 그러는 거 같기도..)
높은곳에 관심이 또 없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이 씽크대 위에 올려져 있어도
절대 올라오지 않아요
지금껏 최대 높이로 올라온게 침대, 소파 정도
근데 그것도 잘 안올라와요
대부분 자기 애착방석에서만 시간을 보내고
소파에 올라오는 건
겨울에는 소파에 올려둔 담요 속으로 들어가 자는 걸 좋아해서
겨울에 담요 속에 들어갈때와
그외에는 제가 소파에 앉을때 부리나케 올라와요
제 다리가 삼순이의 의자와 침대여서 ..
( 한겨울 사진 뒤늦게 올라갑니다. ㅎㅎ )
( 하여튼 제 다리가 삼순이의 소파와 침대에요..)
숨숨집 몇개 있는데 거들떠도 안봐요
자기방에 책상이나 창문틀이나
높다면 높은 곳에 올라가 햇볕 쬐거나
늘어져 있을 법도 한데
절대 그러질 않아요
거실 창문 열면 창문 틀에 앞발 올리고
바람 냄새 맡는 거 1초컷으로 끝나요
그리곤 바로 쌩~하곤 뒤도 안돌아 보고
애착방석 혹은 소파위 제 다리로 올라와요
생각해보면
시골에서 있을때도 얘는 꼭 그냥
창고 안 바닥이나, 마당 뚤방이나
텃밭 흙바닥이나
하여튼 바닥에 있는 걸 좋아했지
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담을 타고 오르 내리거나
그런 걸 본적이 없어요.
그때 옆에 같이 자주 다니던 고등어무늬 고양이는
사람만 보면 도망가고 경계하고
담벼락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고 그랬거든요.
삼순이 얘는 정말 특이해요.
( 가끔 빙구미 표정도 보여주고~)
( 가끔 애기같은 표정도 보여주고~)
( 또 새침한 표정도 있고 )
( 그러나 돌고돌아 복붙과 같은 아저씨 포즈.. )
삼순이가 싫어하는거 혹은 관심없는거
1. 택배상자
2. 비닐봉지
3. 캣잎
4. 카샤카샤 붕붕 끈 장난감등등
5. 숨숨집, 높은곳
6. 소고기, 돼지고기
7. 똥꼬 닦아주는 거 (광년...아니 광묘가 되어버림)
8. 목욕
6번에 대해 덧붙이자면
얘가 바닷가 출신인가.. 아니 바닷가 출신이면 오히려 더 육고기를 좋아할텐데
소고기 돼지고기 거들떠도 안봐요.
삼겹살 굽고 해도 오지도 않고 작은 거 하나 조각내 줘도 안먹음.
소고기도 마찬가지.
그에 반해 황태, 새우 이런건 또 어디서 꺼내기만 해도 냄새 맡고
당장 내놓으라고 난리가 나요
얘...뭐에요?
얘 뭐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