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이든
짧은 글이든
너무 자주 도배하는 거 싫어서
웬만하면 한 페이지에 하나 정도 보일 수 있게
글 올리고 싶었어요.
근데 줌인줌아웃이라 그런지 한 페이지 넘어가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지난 추석명절에 시골에서 도시로 삼순이가 떠나왔어요.
안면이 있고 손길도 허락했던 사이여서
이동장에 들어가게 하는 것도 너무 쉬웠어요
한가지 걱정이었던 것은
4시간 정도의 거리를 차안 그것도 이동장 안에서
잘 버텨주는가 하는 거였어요
그런데 걱정과 달리
차분하게 잘 견뎌줬어요.
저는 차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삼순이는 아마
뭐가 뭔지 몰라 반은 넋이 나갔던 상태였을지도 모르겠어요
두시간 정도는 얘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조용했고
세시간 넘어서 부터는 간간히 냥냥~소리를 냈어요
저도 잘 실감이 안나다가
도착해서 이동장을 들고 엘베를 타고 올라가는 그 짧은 시간에
아... 우리가 다시 고양이를 키우는구나.
실감이 되더라고요.^^
도착해서 삼순이 방으로 보내고 문 닫아 줬어요
차츰차츰 적응 시키려고요.
삐용이는 아깽이때 길에서 만나서
하나 하나
매 순간 순간을 같이 했던터라
따로 서로에게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는데
이미 성격도 행동도 다 자리잡힌
성묘는 처음이라 살짝 걱정했는데
삐용이 키웠던 생각만 하고
너무 살짝 걱정했나봐요.
좀 더 많이 걱정했어야...ㅎㅎ
정말 생각지도, 상상도 못해본 일들이
대기하고 있었죠
1일차
자기 방에서 긴장해서 아무 소리도 안내고
마련해둔 숨숨집으로 들어가 나오지도 않았어요.
밥은 조금 먹고 긴장상태에 울기도 했고요
2일차
화장실 실수를 했어요. 화장실 두고 방에 큰 일을...
화장실이 있어도 그게 화장실이라 생각 못했겠죠.
여러번 설명 해주고 인지시켜 줬어요.
시골에서도 등 긁어주는 거 좋아했는데 빗질 해주니 좋아 하더라고요
조금 익숙해졌는지 방문 앞에서 늘어져 자기도 하고요
저녁엔 화장실에 볼 일을 잘 봤길래 폭풍 칭찬해주고 간식도 줬지요
근데...밤에 쉬지 않고 울어대기 시작했어요.
3일차
밥 달라고 따라다니고 화장실은 완벽 적응!
거실 소파 아래를 자유로이 다니지만
가까이 오거나 하진 않고 적정거리 유지하면서 마주보고 앉아 있었어요.
4일차
소파 위에 올라오기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퇴근해서 보니 이렇게 안방 침대 위에 올라가서
자고 있다가 제가 들어가니 깨서 쳐다 보더군요
(침대 올라온게 처음이자 마지막...)
코에 상처가 아직 남아있던 때고 발꼬락도 꼬질.
시골에서나 저때나 지금의 삼순이와 가장 많이 달라진게
저는 눈빛같아요.
그전에는
눈빛이 생기가 없고 빛을 잃은 거 같은데
(지금 생각하면 그럴 이유가 있었음...)
몇개월 지나서는 눈빛에 생기가 가득 했거든요.^^
5일차
퇴근하고 집에 오니 소파에서 요러고 자고 있더라고요
며칠사이에 적응이 좀 되었던건지
거실로 나와서 여기저기 탐색하고 다니고
소파에선 잠도 자고.
냥이마다 다 성격이 다르고
특히 길냥이는 집에 적응하기 수일이 걸리는 경우도
또 집은 적응해도 사람 손길을 안타거나
만지기까지 몇년 걸리는 경우도 있다던데
삼순이는 조금씩 적응해가고
조금씩 집사들을 받아 들이는 거 같았어요.
기본적으로 손길을 되게 좋아하는 냥이에요
물론 믿음과 신뢰가 있는 사람과의 관계에서요.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와 대략 일주일 정도
저렇게 적응해 갔습니다.
( 3개월 전 )
네.. 야가~
( 3개월 후 )
야~에요... ㅎㅎㅎ
사진 색체 보정이 일부 있다는 점 감안해서 보셔야 해요
앞으로 올려질 사진들 이뻐보이는 건 색보정의
힘도 어느정도 포함된 거라는 거...^^;
그사이 살도 더 쪘고
무엇보다 눈빛에 생기가 돌아서
저는 그게 참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