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 조회수 : 1,058 | 추천수 : 1
작성일 : 2018-09-15 01:50:04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

                                                         박준 


철봉에 오래 매달리는 일은
이제 자랑이 되지 않는다

폐가 아픈 일도
이제 자랑이 되지 않는다

눈이 작은 일도
눈물이 많은 일도
자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눈에서
그 많은 눈물을 흘렸던
당신의 슬픔은 아직 자랑이 될 수 있다

나는 좋지 않은 세상에서
당신의 슬픔을 생각한다

좋지 않은 세상에서 
당신의 슬픔을 생각하는 것은

땅이 집을 잃어가고
집이 사람을 잃어가는 일처럼
아득하다

나는 이제 
철봉에 매달리지 않아도 
이를 악물어야 한다

이를 악물고 
당신을 오래  생각하면

비 마중 나오듯
서리서리 모여드는

당신 눈동자의 맺음새가
좋기도 하였다


              - 문학동네,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었다' 중에서





 

보이는 건
맨 푸르름이라도
돈다발이였으면 딱 좋을 저런 잎파리들이
발 밑에 깔리면
여름은 장사를 끝내고 떳다는 말이다.

저 길 내내
님이 오시는 지 라는 가곡이
내 입술에 떠 올라서
스스로 달라진 취향에 흠짓했다

교육이 문제였다
어린 여중생의 귀에 입력해 놓은 가곡 하나
반백이 가까운 아쥠의 산책길에
취향불문하고 쓰윽 들어 온다

그래서, 읽어 본다
청년의 시를..
이름도 시인스런 박준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쑥과마눌
    '18.9.15 1:51 AM

    https://www.youtube.com/watch?v=XXWTyEouOOU

    님이 오시는 지

  • 2. 쑥과마눌
    '18.9.15 1:53 AM

    https://www.youtube.com/watch?v=0ItjH7fSS3c

    여중생의 연습장 표지에서 읽혔던,
    삶이 그대를 속일 지라도..

  • 3. 다시한번
    '18.9.16 3:38 AM

    어머세상에..........
    좋다..........



    이렇게 멋진 시를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 쑥과마눌
    '18.9.16 9:52 AM

    길이 너무 좋죠^^

  • 4. Harmony
    '18.9.16 7:17 PM

    숲속길이 매일 걸어다니고 싶게 만드네요.
    휘영청 꺽어진 가지가
    어서 오시라 환영의 인사를 하는 것 같아요.
    저도
    아스팔트이지만
    걸으러 나가봐야겠어요.

  • 쑥과마눌
    '18.9.17 7:04 AM

    너무 한적하여, 무서울 때도..
    그럴 때마다, 한국에 두고 온 사람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걷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3149 문래동 출발. 유기견 2시간 봉사 .,.,... 2025.08.17 17 0
23148 손을 잡을 때 도도/道導 2025.08.16 137 0
23147 진정한 가치 도도/道導 2025.08.15 161 1
23146 20평 월세 30 수리후 1 은하수 2025.08.15 501 1
23145 32평 아파트 올수리후 5 은하수 2025.08.15 1,203 1
23144 밝힐 수 있는 힘 도도/道導 2025.08.15 126 1
23143 평화의 소녀상 2 목동토박이 2025.08.14 145 0
23142 갈 길 도도/道導 2025.08.14 150 0
23141 정원사진입니다 5 세렝게티 2025.08.13 634 1
23140 케이팝데몬헌터스 옐로우블루 2025.08.11 535 1
23139 머리 파마 사진 2 lxlxl 2025.08.11 3,083 1
23138 가을의 느낌은 2 도도/道導 2025.08.10 524 0
23137 저희집 가사 이모님 대단하시죠.. 2 자바초코칩쿠키7 2025.08.04 4,697 2
23136 잔짜 국민의 힘 2 도도/道導 2025.08.03 1,548 1
23135 하체운동 사진 올려요 5 ginger12 2025.08.03 5,088 1
23134 설악의 여름(한계령~귀때기청봉~12선녀탕) 7 wrtour 2025.08.02 1,106 1
23133 2025년 여름, 톨 (3세, 여) & 챌 (5세, 남.. 14 챌시 2025.08.01 1,692 1
23132 우리집 파숫꾼 8 도도/道導 2025.07.31 1,414 0
23131 능소화 꽃별과 소엽풍란 꽃달이에요 3 띠띠 2025.07.30 1,411 1
23130 에어컨 배관좀 봐주실래요? 1 스폰지밥 2025.07.26 1,178 0
23129 2주 정도된 냥이 입양하실분 계실까요? 3 유리병 2025.07.21 3,075 0
23128 발네일 사진 올려봐요 2 바닐라향기 2025.07.18 2,506 0
23127 [급질문]욕실타일 크랙 셀프 가능할까요? 3 happymoon 2025.07.16 1,346 0
23126 고양이를 찾습니다..사례금 500만원 10 그리움 2025.07.15 3,366 0
23125 마천에서 올라 남한산성 한바퀴 10 wrtour 2025.07.14 1,431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