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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 그 어떤 마음

| 조회수 : 1,504 | 추천수 : 23
작성일 : 2008-10-24 09:25:01
예감.

우리 여자들에겐 이 예감이 참 무섭습니다.
(남자분들도 그런지는 제가 남자가 아니라 잘 모르겠습니다.)

주방에서 일을 하다보면 몸따로 마음따로 손따로 움직일때가 참 많습니다.
하기 싫지만 안할 수 없으니 하긴 해야 하겠고
아이들 마냥 휙~~집어 던지고 드러누울수도 없고
이런거 생각하면 어른이 된다는게 다 좋은건 아닌거 같아요.

혼자 속이 상해 안절부절 뭘 해야 될지 모르고 마음만 급하고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니 주변 정리는 안되고.

그러면서 싱크대 한쪽 씻어 놓은 매실청 병이 눈에 거슬렸었지요.
'저거 떨어지는거 아냐? 에이~~냅둬! 물기 다 마르면 치우지 뭐~.'
속으로 중얼거리며 하기 싫은 일 억지로 하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잘 넘어가더니 드디어 어제 설거지 하던 도중 
파샥~~쨍그랑~ 하며 오른쪽 다리 옆으로 떨어지며 깨져 버리더군요.

'엄마야~."
저 멀리  있는 친정엄마 이름을 부른들 뭔 소용이랍니까?

병은 이미 내 발 옆에 박살이 나서 유리 파편이 여기저기 날려져 있고
순간 눈물이 핑그르르르 도는 이유는 저도 모르겠더라구요.

에이~~에이~~ 하면서 내버려 두었습니다.

이 깨진 병이 제 마음 같았으니까요~
어디가서 나도 저렇게 깨져버릴까? 라는 마음. 저도 모르겠더라구요.
 
 

발등을 찍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알 수 없는 설움에 치우지 않고 하던 설거지 아무 생각 없이 했습니다.

이런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여러분은 아세요?

말을 해봐~
뭐가 힘든지~
뭐가 속이 상한지 이야기를 해야 할 것 아냐?
라고 누군가 말한 다면 소리 버럭 지르고 엉~엉 울어버릴지도 몰라요.

그 이름이 내 남편 이라면 더 할 거라는 생각입니다.

왜?
믿고 사는 유일한 내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이 믿는 사람에게 받는 상처는 말로 단어로 표현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냥 알수가 없다는거.
어떻게 말을 할 수 없다는거! 외에는...



그래도 치워야 되지 않나? 생각하며 설거지 하다 말고
쓰레받기에 깨진 병을 담다 다시 손을 놔버렸습니다.

깨진 유리병 하나 하나에 내 불편하고 속상한 마음도 묻어 나가길 바라면서 말이죠.

-꼬랑지글-
멍하니 쳐다 보고 있으니 결국 남편 미소가님이
왜 그래~~ 그러면서 치워주었답니다.

- 당신! 알아? 이게 지금 내 마음이였어~!-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니맘
    '08.10.24 9:32 AM

    주가가 또 떨어지네요.. 손절매도 못하고... 정말 꿀꿀하네요
    이 아침의 제마음같은 글과 가슴을 파고드는 노사연의 음성...
    그래도 힘내야죠
    정말 잘 듣고갑니다
    감사해요.. 홧팅 아자아자!!! 자기주문을 걸어봅니다

  • 2. 얼음쟁이
    '08.10.24 12:40 PM

    예감이란것이 있나봅니다..
    저도어제 마트에가서 장보고 덥기에 가디건벗어서 아이잠바람 가방에 걸쳐다니다
    주차장에 가서 차에짐싣고 카트갇다두러가는길에 이러다 옷떨어질텐데 생각하며
    조심했고 잘챙긴다고 챙긴거 같은데 집에와보니 가디건이 없단말입니다,
    한밤중에 다시 마트주차장에가서 찿아보아도 없고 집 주차장에찿아도없고 ..
    그때 바로 차에 놓았다면 잃어버리지 않았을텐데.... 오래되긴했지만 그래도 아직 멀쩡한
    그 검정가디건이 눈에밟혀 맘이 싸아 했답니다,,

    작은아이 임신했을때산건데... 지금 6살이니 오래도 입었다지만 그래도
    뭔가를 잃은듯한 허전한 마음,,,,,

    제발 다시 찿을수 있기를... (비싼거아닙니다 ,,그냥 이름없는그냥 시장옷인데요,,,,,)
    그래도 ....찿고싶어요,,

  • 3. 금순이
    '08.10.24 1:28 PM

    마마님 힘내셔요.
    미소가님의 따쓰함이 느껴집니다.
    두분 가을산행 한번하셔요.

    저두 가슴이 답답해서
    가을비 맞으며 주왕산 다녀왔답니다.

    두분 더 사랑하시고 행복하세요.

  • 4. 무아
    '08.10.24 4:52 PM

    경빈마마님
    가을이 가는 길목에서 따뜻한 차한잔 나누고싶네요
    우린 어찌하던지 행복해야합니다.

  • 5. **별이엄마
    '08.10.26 9:31 PM

    마마!!
    힘을 내시지요~
    그래야만 상궁들이 사는게 힘이 덜드니까요.
    글을 읽어내려가며 뭔지 모를 서글픔이 밀려오네요.
    나이를 먹어가는 증거가 아닐런지요.
    사춘기지나 결혼하고 그리고 다시 찾아온 사추기 ....그리고 이어지는 갱년기증상
    그리고 그것도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린 나이들은 몸과 마음!!!
    그래도 이겨내고 ,지켜내고 ,앞으로 나가야하는힘은 사랑하는 가족이 아닐까요?
    물론 그 가족으로부터 받는 상처도 만만치 않지만요!!!!
    힘내시고 이 쓸쓸한 계절 !!!
    계절타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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