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장모님과 사위- 그 남다른 관계

| 조회수 : 2,657 | 추천수 : 14
작성일 : 2008-02-13 10:02:12


명절 전 날 시작하여
막내고모부님 생일에 이어 어제 어머님 생신까지
정말 정신이 없었네요.

흩어졌던 가족들이 한데 모여 밥먹을 일이 줄을 서 있었어요.

막내 시누집으로 밥 먹으로 가던 토요일은 좋아서 룰루랄라 ^^
우리집에서 밥 먹는 날 어제 점심 때는 바빠서 동동동 ^^;;;
이리도 다를수가! ^^

온 가족이 한데 모여 밥먹는다 하니 나물 하나 더 하게 되고
없던 솜씨도 더 부려야 겠더라구요~

올해 부터는 생일이 평일에 들어 있으면
앞당긴 주말에 한데 모여 밥을 먹기로 했답니다.

물론 시누님들이 다 그렇게 하자는 동의하에 이뤄졌지만
아버님 돌아가시고 난 뒤
작년 연말 부터 그렇게 하기로 약속이 굳어진거랍니다.

다 ~ 우리 아버님이 주고 가신 또 하나의 과제입니다.

그렇게 라도 해서 너희들이
더 자주 보고 만나서
우애있게 살아야 되지 않겠냐~ 라는 암시라 생각합니다.



둘째 고모부님이 술이 얼큰하게 취하셨어요.

카메라 들고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다가
"어머님 한 번 안아주세요~!" 했더니
두 말 없이 덥썩 안아주시더군요.

우리 어머님 쑥쓰러워 죽겠다십니다.

아들 딸 며느리 손자들 앞에서
얼떨결에 사위에게 안김을 당하니
우리 어머님 어쩔줄 몰라하시더군요.

관계...
사람의 관계란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남남으로 만나서 결혼하고
그 결혼으로 인하여
주변 사람들과의 맺어지는 새로운 관계들...

이 관계가 좋아 결혼하고
이 관계가 싫어 이혼하는 우리네들 입니다.

그리고 그 관계들로 인하여 더 많은 아픔을 경험하게 되지요.
이 관계들을 풀어가거나 얽기어 지는게 또한 사는거구요.

누구나 그러하지만 작은고모부님은
처갓집이 좀 잘 살았으면 좋겠다~ 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어려울때마다 속상해 하시고
많이 못도와 주어 맘에 걸려 하시던 분이죠.

그렇다고 내 일부를 다 도와준다는 것은 힘든것이지요.
각 자의 삶이 길이 있는 거니까...

어려울땐 사소한 것도 다 서운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럴 수 밖에 없었음을
서로가 인정하기에 더 측은하게 생각합니다.

처갓집 오는 것을 좋아라 하시고
처남들과 술 한 잔 하는 것을 또 즐겨하시고
없는 가운데도 알콩 달콩 모여 삶을 부러워 하시고
가족이 많음을 부러워 하십니다.

다 가질 수 없음을 또 인정해 주시고요.

돈이 아니어도 누릴수 있는 그 무언가가 있다라고
자주 말씀을 하시는 걸 보면
당신도 나이 드나 보다고 스스로 말씀 합니다.

하나의 언어로 딱 만들어 표현할 수 없지만
세월 앞에 고모부님의 그리움도 아픔도 커져가는 듯 합니다.



어머님 건강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까지 살아왔듯 차차 잘 살거라 믿으니까요~




저희 친정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당신은 이런 모임도 이런 밥상도 한 번 못 받아보셨을 터인데...

"나는 평생 며느리 밥 한 번 못 얻어 먹을 것 같다."

속상한 이야기지만 종종 이런 말씀 하실땐 답답합니다.

이 번 명절때도
하나 밖에 없는 며느리 집에도 못온다기에 그런갑다 하고 사신다는데...
이럴땐 지난 날의 서운함도 잠시 잊습니다.

아직은 젊은 내가 더 이해하고 배려해야지~

음력 1월 28일 친정아버지 생신.

그 이전에 미리 가서 뵙고 와야겠다~
돌아가시면 갈 일도 없는 친정인데...

잡채랑 묵볶음을 해갈까?
버섯전좀 부쳐갈까?

작은 언니 셋째 언니 생각할 필요 없다.
서열이 무슨 소용있나?

사는 형편과 상황에 따라
먼저 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는 거다.

아무래도 부모님과 복닥 복닥 하는 사람이
서둘러야 겠지~

할 일은 많고 몸은 피곤하고
머릿속은 복잡해 지기만 합니다.

이렇게 명절과 어머님 생신을 잘 마무리 했습니다.

별 일 있건 없건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열심히 살아야 겠지요?

그게 오늘 이고 지금입니다.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린
    '08.2.13 10:46 AM

    어머님 생신에 온가족이 모여 축하하시는 모습,
    참 보기 좋습니다.
    저도 함께 축하드리며 내내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 2. 아가다
    '08.2.13 4:48 PM

    그 잘하는 솜씨로 친정 부모님께도 잘해드리세요 효부인것같습니다

  • 3. 오장금
    '08.2.13 6:29 PM

    경빈마마님 효부 십니다,

    글도 잘쓰시고 어머님 생신 축하드리고

    올해에는 온가족 행복하세요,

  • 4. 진규네
    '08.2.14 3:54 AM

    정말 글솜씨도 좋고 배경음악 까지너무도 좋습니다 가습이 찡하네요^^..

  • 5. 경빈마마
    '08.2.14 12:03 PM

    그린님
    아가다님
    오장금님
    진규네님 감사합니다.
    친정부모님께 잘하겠습니다.
    충성!!!

  • 6. 시골아낙
    '08.2.14 2:36 PM

    마마님..

    설 잘 쇠셨어요?

    저희 친정아버지 기일도 음력 1월 28일..

    28년전 제 고등학교 입학식 날이 3월 5일..

    그 3월 5일이 이번에 또 다가옵니다.

    설에 못간 친정어머니께..음력 1월 28일이

    아낙이 살아계신 어머니 돌아가신 아버지 만나는 날입니다.

    글 읽으면서 제 삶이라 그냥 눈물이 납니다.

  • 7. 오장금
    '08.2.15 1:36 PM

    경빈마마님 ,시골아낙님 ,시부모님 께효도하시면서

    친정 부모님 께도 잘해드리세요,살아계실때 잘해드리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돌아가시고 나니까 가슴이 얼마나 아푼지

    마음이 우울할때 경빈마마님의 글을 보면 마음이 편안 해집니다,

    올해는 뜻하시는 일 이루시고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 8. 진선미애
    '08.2.18 1:41 PM

    감사드려요~ 많은걸 생각하게 해 주셔서......

    다음엔 친정 어머님 생신상 차려드린 사진 올려주실거죠? ^^

  • 9. 경빈마마
    '08.2.20 10:35 AM

    집에서 몇 가지 만들어 싸가지고 다녀와야지요.
    따뜻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3208 험한 꼴을 당했다 도도/道導 2025.11.18 11 0
23207 영도 봉래산 홍차 2025.11.17 129 0
23206 사망과 입양 도도/道導 2025.11.17 199 0
23205 창경궁 춘당지 11월13일 풍경 1 하트무지개 2025.11.15 346 0
23204 물에 빠진 가을 2 도도/道導 2025.11.15 256 0
23203 고터에서 산 8만 5천원 짜리 트리 5 자바초코칩쿠키7 2025.11.14 1,004 0
23202 톨공주 특집 10 챌시 2025.11.14 452 0
23201 갑돌이와 마당냥(코코)의 산책 20 화무 2025.11.12 864 0
23200 내장산~백암산 백양사의 가을 6 wrtour 2025.11.10 770 0
23199 우리냥이 2탄. 우리집 샴 자매님들 4 루루루 2025.11.10 753 1
23198 입양간 페르시안 사진 공개해요. 남은거 탈탈 9 챌시 2025.11.10 846 1
23197 코스트코 트러플 초콜릿 상태 봐주세요 꽃놀이만땅 2025.11.09 1,050 0
23196 어서 데려가세요. 집사님들, 페르시안 고양이 맞죠? 3 챌시 2025.11.07 1,447 0
23195 어중간하게 통통하시면 롱스커트 입어보세요. 7 자바초코칩쿠키7 2025.11.06 1,875 0
23194 히피펌 스폰지밥 2025.11.05 2,327 0
23193 수목원 가는 길 4 도도/道導 2025.11.03 853 0
23192 10월의 마지막 날을 기대하며 2 도도/道導 2025.10.31 703 1
23191 고양이 하트의 집사가 돼주실분 찾아요 3 은재맘 2025.10.30 1,609 0
23190 ,,,, 1 옐로우블루 2025.10.30 475 0
23189 내 행복지수는 2 도도/道導 2025.10.30 529 0
23188 우리 냥이 9 루루루 2025.10.30 1,182 0
23187 개프리씌 안부 전해요 11 쑤야 2025.10.29 808 2
23186 견냥이들의 겨울나기 10 화무 2025.10.29 917 2
23185 봄...꽃. 그리고 삼순이. 13 띠띠 2025.10.24 1,294 3
23184 설악의 가을(한계령~귀때기청봉~12선녀탕계곡) 7 wrtour 2025.10.21 894 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