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고봉 스님의 편지

| 조회수 : 1,515 | 추천수 : 53
작성일 : 2008-02-11 00:39:46
"가을 바람이 펼쳐져 있는 책갈피를 넘깁니다.
문 밖의 낙엽지는 소리가 사락사락 귓가를 간지럽힙니다.
만행 끝에 잠시 머문 이 해인사 문지방에는
가을이 때늦은 봇짐을 풀어놓고 나를 유혹하는듯합니다.
붓을 꺼내 그 가을의 향기를 그리려 하나
흰종이에 그린 것은 오로지 점 하나뿐입니다.
이런 날에는 무엇때문인지 자꾸 마음이 흔들립니다.
아마 번뇌가 내 몸 속에 남아있는 탓이겠지요.
탐욕과 노여움, 어리석음의 삼독번회를 벗지 못하는
이 중생의 모몰염치때문이겠지요.
시냇물에 몸을 씻어 번뇌를 지우다가 지우다가
끝내 다 지울 수 없어 망연히 지는 잎을 바라보지만
부끄러운 생각에 그만 등줄에 땀만 흐릅니다.
아마 아직도 수행이 부족한 탓이겠지요.
스님 이만 허튼소리를 줄이겠습니다."

이 글은 고봉스님이 경봉스님에게 쓴 편지라고 합니다.
고봉스님과 같으신 분께서 수행이 부족하다고 고백하는 대목은 읽고 또 읽으며 난 나 자신에게 진실한지를 묻게 됩니다.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불영계곡을 돌아돌아 올 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처음과 끝...
즉,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걸까...하는 말입니다.

늘 묻는 물음이지만 답을 찾지 못하고 시계추처럼 그렇게 성당을 오갑니다.

한 살 더 먹은 값을 하려면 벽 앞에서 두 눈을 감고 묵상의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산골에서 배동분 소피아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3302 뚜껑에 녹인가요? 3 simba 2026.05.20 817 0
    23301 이쁜 건 어쩔 수가 없다. 6 그바다 2026.05.18 1,512 1
    23300 쌀 좀 봐주세요 1 ㅇㅇᆢㆍㆍ 2026.05.16 1,863 0
    23299 머리좀 봐주시면감사! 너무 싹둑 자른것같아 속이상합니다 16 배리아 2026.05.13 5,297 0
    23298 제가 만든 미니어처예요^^ 3 sewingmom 2026.05.11 1,275 0
    23297 십자수파우치 올려봐요^^ 6 sewingmom 2026.05.10 1,278 0
    23296 괴물 다육이 10 난이미부자 2026.05.09 1,531 1
    23295 (사진추가)어미가 버린 새끼냥이 입양하실 분~ 12 밀크카라멜 2026.05.03 3,187 0
    23294 진~~~한 으름꽃 향기를 사진으로 전해요~ 7 띠띠 2026.04.30 1,694 0
    23293 광복이랑 해방이랑 뽀~~♡ 9 화무 2026.04.28 1,417 0
    23292 먹밥이 왔어요 ^^ 17 바위취 2026.04.27 2,182 1
    23291 오십견 운동 1 몽이동동 2026.04.26 1,133 0
    23290 삼순이가 간식을 대하는 자세. 11 띠띠 2026.04.24 2,307 1
    23289 식물이 죽어가는데 문제가 뭘까요? 1 찡찡이들 2026.04.23 1,244 0
    23288 이 신발 굽이 너무 낮아 불편할까요? 2 주니 2026.04.19 3,344 0
    23287 꽃들이 길을 잃다 1 rimi 2026.04.18 1,225 0
    23286 이 원단 이름이 뭘까요 1 수석 2026.04.15 2,185 0
    23285 이 나물 이름이 뭘까요? 2 황이야 2026.04.12 1,984 0
    23284 수선화와 나르시시스트 1 오후네시 2026.04.12 1,379 0
    23283 봄꽃으로 상을 차렸어요^^ 2 ilovedkh 2026.04.10 1,843 0
    23282 길고양이 설사 6 주니야 2026.04.06 1,085 0
    23281 마산 가포 벚꽃길입니다 5 벨에포그 2026.04.02 2,300 1
    23280 초대장) 4월 4일 82 떡볶이 드시러 오세요 1 유지니맘 2026.04.02 1,903 0
    23279 오늘 새벽에 뜬 핑크문! 4 ilovedkh 2026.04.02 2,326 0
    23278 봄이 오는 날 삼순이... 14 띠띠 2026.03.30 2,339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