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슬로우 호머의 화집을 들여다보면서 수채화의 색감이 참 좋구나
감탄하면서 한참을 보았지요.
어제 밤에는 새로 알게 된 sean scully의그림을 보느라 미처 호머의 그림을 볼 여유가 없어서
오늘 아침에야 호머의 그림을 보고 있는 중입니다.
아침 수업에 나가기까지 아주 조금 남은 시간이라 마음이 분주하지만
그래도 한 번 사로잡힌 시선을 바로 떼기가 아쉬워서 볼 수 있는 만큼 보고 나가야지
마음을 바꾸어 먹었습니다.


지금보고 있는 그림들은 메트로폴리탄 뮤지움에 있는 작품들이지요.

딱 갈라서 말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유화에 비하면 수채화는 식물성처럼 느껴집니다.
제겐,그래서 더 정겹다고 할까요?


바다와 산 어느 곳에 더 가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늘 당연히 산이라고 대답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번 터키 여행과 이번에 읽은 불멸의 이순신,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모건의 길에서 보는 바다로 인해 제 마음이 바다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산과 바다 택일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번 여름에는 진도쪽의 바다로 가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고 있는 중이지요.
일상에서의 여유시간이 거의 없어서 당장 어디로 떠나지는 못하지만 바다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든 순간
이상하게 바다가 제 눈에 많이 띕니다.
늘상 그 자리에 있는 사물이나 대상이라도 마음이 열리면 그 쪽에 있는 것들이 더 많이 눈에 띈다는 것이
신기하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예를 들어 스페인에 가겠다는 마음을 먹은 뒤로 이상하게 스페인에 관한 책에 눈길이 가고
바르셀로나와 그라나다를 깊이 느끼기 시작하는 것도 그런 현상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아침에 식구들이 다 나가고 없는 공간에서 기돈 크레머가 연주하는 슈베르트의 독일 무곡을 듣고 있습니다.
슈베르트의 다른 곡에 비해 경쾌하고 가벼운 곡이라 아침에 아직 덜 깬 몸을 깨우는데 한 몫을 하고 있는
셈인데 이렇게 아침마다 다른 느낌의 곡을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일종의 여행이지요.
오늘은 바다의 색에 눈길을 주면서 몸은 음악으로 흔들리는 아침

가상으로 여행하는 기분으로 출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