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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숙희씨의 일기장 - 21 부창부수

| 조회수 : 9,165 | 추천수 : 0
작성일 : 2021-09-16 20:16:44



정치하는 남편 옆에서 힘들지만 그만큼 배운 게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현장을 잘 살피고, 지역의 주민 처지에서 생각하는 겁니다. 

​흔히 탁상공론이라고 하잖아요. 
책상에 앉아서 생각만 하는 정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현장은 계속 변하니까요. 
그래서 남편은 수첩을 들고 항상 현장을 다녔습니다. 

​저도 현장을 수시로 다니고 의견을 들었어요. 
그분들 말씀에 부합하기 위해 최선으로 노력했지요. 
예를 들어서 지역에 있는 경로당이나 어린이집 같은 
시설 방문을 할 때 선물을 드리잖아요. 

​보통은 같은 물건을 일괄적으로 사서 보냅니다. 
저는 거기에 가장 필요한 게 여쭙고 그걸 준비하려 했어요. 
작지만 정성을 들이고 싶었습니다. 

​또 남편이 사람 이름을 기억하는 재능이 남달라요. 
몇 년 전 만났던 사람을 만나도 바로 기억해서 이름을 불러주고 
우리가 어디서 만났었지 하면 상대방이 깜짝 놀라죠. 
오랜 세월 남편과 같이했지만 볼 때마다 저도 놀라워요.

​저도 될 수 있는 한 상대방의 이름을 외워서 이름으로 불러드리려 해요. 
이름을 부르면 한결 가깝게 다가설 수 있습니다. 
김춘수 시인이 쓴 시의 한 구절처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였어요. 

​그렇게 우리 부부 또한 서로가 오랜 세월 이름을 불러주고 얼굴을 마주 해왔어요. 
그러다 보니 이상하게 닮아가고 삶의 박자를 맞춰가네요. 
그야말로 부창부수로 살고 있습니다. 
[출처] 숙희씨의 일기 #21 부창부수|작성자 여니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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