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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글 저런질문

즐거운 수다, 이야기를 만드는 공간

그냥저냥 이런저런얘기들...

| 조회수 : 1,071 | 추천수 : 11
작성일 : 2009-07-10 11:04:53


키톡에 썼지만 전 조리사입니다.
지금은 큰식당에서 직원들 밥을 담당하고 있죠 끼니마다 30인분을 한답니다.
뭐 작은 가게보다는 환경이 좋지만 그래도 주방이란곳이 에어컨을 틀어도
덥기도 덥고 습기가 많아서 죙일 땀냄새가 가시지 않는 날들의 연속입니다.
슬금슬금 목에서는 땀띠가 날듯이 근질거립니다.
다들 그런건 아니구요 제 피부가 쫌 주제파악을 못해요..지가 공주인줄 알거든요
몸주인인 난 공주가 아닌데..피부만 그런다니까요..

이번직장에서 일을하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떤것중 하나가..
어...인제는 내 나이가 진짜 적은 나이가 아니구나 벌써 내가 이렇게?
라는 생각이랍니다.
여기에 저보다 인생선배이신분들이 들으시면 웃으시겠찌만
43살이라는 나이가 전 이제야 반환점에 와서 지금까지의 페이스와
앞으로 잘~ 이라는것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다짐을 하고 아직은 힘이 있어서
나머지를 활기차게 보낼 시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직장에 오니까 제가 나이가
주방직원중에는 두번째로 많아요..ㅠㅠ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분은 세척실에서 일하시는분이라 음식만드는일이랑은
상관이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처음에는 적지않게 당황했었습니다 혼자서 속으로만
갑자기 확 노인네가 된 기분인거에요
몇일전 새로들어온 직원은 글쎄 87년생이래요..ㅠㅠ
그러다  보니까 섭섭한일도 얼른 내색을 할수도 없고 이럴땐 어떻게 해야하나 라는
생각을 하다 반응을 해야하는 시기도 놓칠떄도 있고..
참...조금은 갑갑할때가 있습니다.

이제는 그래도 한달이 지나서 가끔은 휴식시간에 어린친구들이
쉬는시간에 밖에 나가시면 같이 나가요 그래서
아침에요~ 이래서 저래서 짜증이 좀 났어요 하는 소리도 가끔은 들어주구요
(물론 많은 친구들이 그러는건 아니지만 그러다 보면 가끔은 편의점 냉커피값도 들어가구요)
나 비싼아이스크림먹고 싶은데 같이 갈사람~ 그래서 몇이서 나가서 31 아이스크림도 먹으면서
유니폼입고 동네 어슬렁 거리면서 돌아댕기기도하구요

참 나이를 먹었따는것이 난 그냥 내가 이만큼 살아왔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그런것만은 아니라는거 나이는 많지만 나도 니들이랑 똑같이 화나고 짜증나고 힘들고 하는 사람인데
주변에서는 나이라는것 때문에 똑같이만 봐주지는 않는다는거..
그래도 나이는 어리지만 직급이 있는 직원들은 나에게 배려를 해주고 인삿말이라도
오늘 밥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라는 말을 해줘서 가끔은 웃고 힘도 나기도 하고 합니다.

또 갑작스레 30인명 밥을 하면서 이렇게 저렇게 느끼는것이 아~ 음식은 우리가 끼니로 먹는 밥은
귀찮아도 한번더 생각하고 한번더 손을 가면 늘 먹는것도 달라지는구나..
이렇게 한숟가락에 다른 맛을 주는구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러다 보니까 실력보다는 요령만 느는거 아닌가 라는 걱정도 살짝..)

또 하나는 오늘은 반찬 뭐에요? 라고 묻습니다
식단표가 있지만 딱 그날의 메인이 되는 반찬과 국이나 찌개만 표시가 되어 있고
나머지 반찬들은 짜투리 나오는 재료들을 활용하거나 그전날 남은것을 먹거나 하기 때문인데
뭐 만들거에요 그러면 양념은 이렇게 하는게 맛있는데..라고 말하는것을 들으면
그 직원이 사투리나 억양은 표준말이라도 고향이 어디죠 라고  맞추는 재미있는 일들도 생겨요
어머니 음식에 익숙해져서 내 입맛의 고향이라는것은 쉽게 숨길수가 없는거더라구요.
뭐 처음에는 그래서 내가한 반찬을 보고 매니저님은 딱 아셨습니다.
서울 토백이이신가봐요..라고..

많은 사람들 속에서 일한다는게 저에게는 좋은점이라는것은
다양한 성격의 모습들을 보면서 그리고 나보다 한참 어린친구들을 보면서
아~ 나도 전에 저랬었겠구나 그래서 주변에서 이랬었구나 라는 생각을 할수 있다는거구요
나보다 나이는 별로 차이 않나고 직급이 높은 분들을 보면서는 아~ 윗사람이라면
이래야 하는거구나 또는 아~ 저건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구나 라는것을
배운다는것입니다.
조금이나마 내가 그런점들로 성숙해질수 있다면 좋겠따 라는 생각도 하구..
그래도 힘들면 입나와서 일하고..

아! 또 하나는요...지금 일하는곳의 가스레인지와 씽크대 작업대가 제 키에는 높아요..
(뭐 내 키가 절대적으로 작습니다..150을 간신히 넘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까..가끔은 가스레인지앞에서 무언가를 익히도 있으면 덜 바쁜 남자직원들이
와서 저절로 도와줄떄가 있어요 요청하지 않았는데..
괜찮다고 사양하니까..뒤에서 보기가 안스럽데요..ㅠㅠ
가스레인지와 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꼴이라나요..
(나도 아는데...극복할수 없는 문제라서..바닥재질때문에 플라스탁상자를 엎어놓고 올라갈수도
없는 상황이랍니다..ㅋㅋㅋ)

한달이 지나셔야 조금씩 전 지금 직장에서 일하는게 재미있어 집니다.
그래도 더워서 체력이 딸려서 힘들지만...조금씩 이런저런것들이 보이고 재미있어 집니다.
내가 알려고 하는것들이 다른동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조금씩 조금씩 더 재미있어지는 생활을 오래하고 싶어집니다..

세상에 가장 무서운것이 사람이고 사람맘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좋고 재미있는것만 보고싶습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들꽃
    '09.7.10 1:51 PM

    주변 사람들 배려하시며
    자신의 일 또한 열심히 하시는
    멋진 분이시네요^^

    즐거운 일터 가꾸어가시고
    공주꽈인 피부 땀띠 안나시도록 하세요~ ㅎㅎ

  • 2. 살림열공
    '09.7.10 7:04 PM

    이름이 이쁘신데, 본명이세요?
    제가 전에 습작 삼아 쓴 작품 주인공이 새봄이었지요.

  • 3. 옥당지
    '09.7.10 11:14 PM

    이름처럼 예쁜 님! ^^

    나이가 더 많아지면...더 예뻐지실것 같아요.

    그리고 주제파악 못하는 공주병 피부는 귀엽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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