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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엄마

| 조회수 : 1,942 | 추천수 : 10
작성일 : 2006-10-31 20:35:38
제가 결혼전... 철없는 아가씨였을때죠.

지하철을 탔는데, 아이가 제 자리를 손으로 가리키며 우는거예요.
뭐든지 울음을 무기로 고집부리는 어린 아이들.. 얄미웠습니다.
또, 내 아이에게 그정도 양보 못해주니? 하는 눈빛의 아이엄마들. 즉 아줌마들.. 참 미웠답니다.
뿐만 아니예요.
가끔식은 제손에 있는 과자를 가리키며 우는 아기. 짜증내는 아기.
마찬가지였어요.

예쁜 모습에 제가 양보한적도 많지만, 가끔..가끔식 그런 아이와 엄마를 만났죠.

세월은 흘러흘러.. 저도 20개월된 아이엄마가 되었습니다.
주말에 신랑동호회원들과 전라도의 휴양림에 다녀왔어요.

마지막 점심을 먹을때, 바나나를 회원모두 나눠먹었는데 저희부부는 식사를 늦게마쳐서 못받았어요.
우리딸.. 생전 안찾는 바나나지만, 사람들 모두 먹고있는 바나나를 늦게야 봤습니다.
그때부터, " 바나나~~~ 바나나~~~ " 얼마나 찡찡거리는지..부끄러울 정도였어요.
사람들대부분 바나나를 다먹은터라, 제딸을 보며 '미안해서 어쩌니..아저씨가 다먹었어.. ' 라며 주머니속 사탕/과자를 꺼내주며 위로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가씨한명이 슬그머니 옆자리에둔 바나나두개를 주머니에 숨기며 자기차로 도망가더군요.
다른사람은 못봤지만, 저는 봤죠.
제딸때문에 바나나 없나 눈에 불을켜고 둘러보던 터라, 딱!! 걸렸죠.

아니, 한개도 아니고 두개인데. 바나나 달라고 예쁜 여자아기( 고슴도치 엄마시각? )가 그리 울면 양보쫌 못해???
얼마나 얄미워보이는지..
전라도에서 대구까지의 긴~ 귀가길 내내 신랑에게 쫑알거리며 그 회원님을 흉봤답니다.

오늘, 지하철을 오랫만에 타면서.. 갑자기 생각났어요.
옛날 지하철에서 봤던 얄미운 아이와 제새끼만 알던 이기적인 엄마들.
내가 그랬구나.. 내가 그꼴이였구나..
부끄럽더군요.

나중 알고보니, 그 회원님은 서울에서 전라도까지 내려온 임산부 회원이였답니다.
대구보다도 더 멀리서오신 임산부.
그 바나나는 아마 먼길 출출한 간식이였고, 그분이 품고있는 아이의 간식이였겠죠.
저라도, 그상황에선 뱃속 내새끼생각에 양보하기 힘들수있겠구나..싶었답니다.

친정엄마에게 오늘 전화로 이일을 말씀드렸어요.
그래서, 새끼키우며 사람된다는거다.. 시더군요.
오늘 또 하나 배웠습니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plumtea
    '06.11.1 7:18 AM

    남자들은 평생 철들일이 없을 거 같아요. 저도 아이 낳고 키우면서 조금 철 드는 거 같거든요.^^
    그런데 제가 임산부라도 두 개면 하나쯤은 아이를 위해 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그 분은 아마 식욕이 왕성한 임산부셨나봐요. 좋게 생각해 보자구요

  • 2. 풀삐~
    '06.11.1 10:22 AM

    원글님 어려부터 상처가 많으신거 같은데 친정과 인연 끊고 상담을 좀 받아 보시는걸 어떨까요.
    마음의 상처가 쉽게 치유가 되는것도 아니고 님도 친정에 하는거 보면 많이 쌓여 있는거 같고요.
    님이 마음에서 놓아야지 맘이 편해지실꺼 같아요.

  • 3. 깜찌기 펭
    '06.11.1 5:45 PM

    신랑들은 왜 이런 귀한(?) 경험을 못하는동.. -_-;;;

  • 4. 강아지똥
    '06.11.2 2:49 AM

    펭님은 이기적인 엄마로 지원이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는데 전 넘 매정한 엄마인가?!
    포기와 상실감을 알려주느라 바쁜데...__;;

  • 5. 예진모친
    '06.11.2 9:55 AM

    아침부터 짠..한네요..괜시리...^^
    펭님 넘 속이 깊으신분 같네요....ㅋㅋ
    저도 대구인지라..언젠간 꼭 만나고픈분이세요...^^

  • 6. 김애경
    '06.11.2 11:47 AM

    아무리 임산부였더라도 한개만 주지...ㅠㅠ
    (전 19개월 아가 엄마에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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