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형제들은 이번 추석에도, 지난 설에도
각각 여행을 가더라구요.
제 엄마는 추석전에 실컷 여행 다니셨고요.
저는 다른 사람들이 제 각기 삶의 여유를 부릴때
아무것도 못 했어요.
대신 여행다니는 사람들이 저에게 나 여행가있는 동안
대신해서 뭘 좀 해달라는 부탁은 줄창 들어주었어요.
이번 추석에도 저는 미혼이라는 이유로 부모님 댁에
(방문할 시가도 없고 남편도 없으니)
가서 친가 친척들 손님 맞이에 저 혼자 분주 했습니다.
추석이 지나가니 저는 좀 홀가분 했는데,
여행갔던 다른 형제들이 하나씩 부모님 뵈러 와요.
형제들이 나 보러 오는거 아니고, 자기네들 부모 얼굴보러 오는 것이니.. 엄마 선에서 적당히 자식들 맞으면
좋겠는데..
꼭 저에게 엄마가 전화가 와서 "언니, 오빠네 가족들
(한집은 오늘, 한집은 내일 온답니다) 얼굴보고 같이
밥 먹고 어울려야지 . 너 지난 명절에 보고 안봤잖아?
와서 같이 상차리고 해야지! "
____________ 엄한 말투로 말합니다. 실질적으로
나는 그들이 불편하고 나도 친구들 만나 시내에서
오랜만에 시내에서 밥한끼 하고 즐기려는 약속이
있었어요.
그렇게 말했더니, 아주 괴씸한듯 전화를 끊으십니다.
(그 표독스럽게 너 어디한번 두고보자.. 하는 엄마의
표정이 선하게 그려집니다)
자기네들은 여행이다 뭐다 갖은 여유 다 부리고
살면서 나는 그런거 하면 안 된다는 사고와 정서를
늘 갖고 계시는 부모형제 들이예요.
타인의 시각에서 보면 아마.. 제가 잘 못된 점이 없다고
보실텐데, 저희 집에서는 절대 불가의 법칙으로 제가
저의 여유의 삶을 조금이라도 누리면 안 되는 집이거든요? 로마의 법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