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40대인 남매이고 부모님은 70대예요
어릴때부터 누나(저)가 공부를 잘해서 집안의 기대와 지원을 받았어요
그렇다고 학원다니고 과외받고 이런거 아니었고
시골에 못사는집이라 그냥 혼자 공부해서 대학갔어요
그럼 무슨 지원을 받았다는거냐
제가 학교다니며 공부하는동안 남동생은 학교도 잘 못나가고 집에서 일 도왔거든요
출석일수 모자랐을텐데 고등학교 졸업장은 어떻게 나온모양이에요
물론 남동생 대학못갔구요
저는 좋은 대학 갔고 집에서 대학등록금 다 대줬구요
남동생은 대학못간게 후회됐는지 나중에 30대 돼서 대학갔는데
엄마가 도와는 줬는데 자기돈으로 다닌걸로 알아요
저는 물론 제가 벌어 갔지만 대학시절에 1년동안 어학연수도 다녀왔어요
그때 동생은 아직도 집에서 월급도 못받고 일 도울땐데
너무 힘든지 저한테 전화해서 울더라고요
근데 자기 혼자 왜 이렇게 힘들어야되냐 이런게 아니고요
여기 너무 힘드니까 누나 그냥 한국오지말고 거기 있으라고...
그게 이십대초반일인데 평생 가슴에 박혀있어요
세월이 흘러 저는 일이 잘되어 잘살게 됐어요
뭐 엄청난 부자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수십억대는 되니까요
82에 워낙 대단하신분들 많아 부끄럽지만 물려받은거 없이 이정도면 훌륭하다 생각합니다
동생은 자영업자인데 늘 사는게 고만고만해요
월 천씩은 버니 못살지는 않지만 저만큼은 아니지요
그래도 그만큼 살게 만들어놓은게 저예요
첫 가게 차릴때 제가 1억은 그냥 줬고요
나중에 집살때도 2억 빌려줬고 그 후에 몇번 업종바꿀때도 정말 수시로 뭔가 할때마다 제가 돈빌려줘서 시작했어요
그렇게 여러번 도와서 먹고 살게 만들어준거 동생도 잘알고 늘 고마워합니다
빌려간 돈은 늘 열심히 갚았고요
최근에 제가 또 남동생을 2억가까이 빌려줬어요 (이자 비싼 대출을 쓰고있어서)
근데 요즘 남동생이 하는 가게가 잘 안된다고 다른 업종을 하고싶은데 돈이없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또 투자를 해줘야하나.... 고민하고 있던 와중에
이번 추석에 집에 내려갔는데 부모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서울 변두리에 집이 한채 있는데 그거 팔아서 남동생 사업자금 주겠다고요
아마 양도세내면 남는게 5억쯤 될거래요
부모님 재산은 시골에 지금 사시는 집하고 가게 외에는 그게 다예요
동생은 고등학교 때 월급도 못받고 집에서 부모님 가게 도왔고요
그 후로 20대때도 몇년이나 또 월급 못받고 집에서 가게 도운걸로 알아요
결혼할때 좀 보태주긴했지만 (저는 안해주심) 그것도 1억이나 되려나? 큰돈아니에요
저는 그래서 남동생이 받을 자격 있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전혀 1도 불만이 없어요
무엇보다 제가 돈이 아쉽지않고요
이제는 제가 동생을 돕지않아도 될것같아 홀가분하기도 해요
내동생만 잘살았으면 세상에 걱정이 없을거같아요
근데 그건 그거고 부모님한테는 마음이 좀 그래요
여태 친정에 큰돈들어가는일은 제가 다해왔거든요
병원에 입원하면 기본 수백
집고친다고 천단위
이빨고친다고 수백
수시로 이유없이 수백
여행갈때마다 수백
이런거 뭐 일일이 셀수도 없고 하다못해 티비가 고장나도 저한테 연락하세요
집안에 유일하게 잘난딸이니 기대가 오죽하겠나요
저도 그거맞추느라 정말 많이 해왔어요
근데 그러면 재산 팔아 홀랑 아들 주면서 저한테 한마디 뭐라고 말이라도 해야된다 생각해요
미안하다든가 뭐라든가
하다못해 너는 잘살잖니 네가 좀 이해를 해주면 좋겠다 라도요
너무 당연하게 동생 주겠다 말씀하시니 마음이 좀 그래요
뭐 부모님 재산이니 본인들이 주고싶은사람 주는거는 당연한일인데
진짜 친정에 1원이라도 들어가는일은 제가 다 도맡아왔는데 이러니 마음이 좀 그래요
우스갯소리로 잘 생각하셨다 그럼 집팔아 동생 줄때 나 금 열돈 해줘라 했는데
열돈이면 요즘 700이 넘는데? 이러시더라고요
그럼 다섯돈이라도 줘~ 라고 했는데 정말 우스갯소리로 들으셨나봐요
그렇게 넘어갔는데 집에와서 다시생각할수록 뭔가 속이 상하네요
사실 금값 많이 올랐다지만 그까짓 천만원도 안되는거거든요
근데 왠지 열돈이라도 받아야겠는게 제 심보가 나쁜건지.....
82에 털어놓아봅니다
아 그리고 너무 개인적인 얘기라 제발 안퍼가시길 바랍니다
이거 가족이 보면 백퍼 저인거 아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