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향은 거의 대중교통망이 무너졌어요.
봉고차 비슷한 걸로 운행하거나..
예전 버스 보다 한참 작아진 버스로 운행을 하고..
배차 간격도 1시간에 1대 올 정도예요.
동남아시아에서 일하러 온 사람들이 이용하거나..
할머니들이 이용해서 그나마 그렇게라도 이용되고 있는 것에 그래도 감사해요.
요 몇 년간 이용할 때 보니까...
버스 기사분들이 힘없는 할머니한테 너무 함부로 소리 지르고...
동남아시아에서 온 청년들한테(무리지어 있지 않는)
야... 내려... 엄청 험악하게 하는 게 보기 안 좋았어요.
할머니들 태우는 거와 동남아시아 청년들 우리나라 말 잘 못 알아 듣고..
헤매서 답답한 면은 분명 이해가 되는데..
그 현장에서 같이 있는게 저도 무서울 정도였어요.
오늘은 제가 한쪽 어깨에 가방이 있고..
다른 쪽 손에 보통 무게의 짐이 있었어요.
충분히 제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정도의 짐이고요.
벨을 누르고 내리려고 한 두 걸음 걸으니까...
저보고
씻다운 씻다운 하면서...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물론 저도 잘못한 거 알아요.
차가 완전히 정차하고 일어나야 하는데...
씻다운 하는 거 보니까 저를 동남아시아 사람으로 안 것 같고...
저는 영어로 이야기를 처음 들으니까 지금 누구한테 하는 거지? 하면서
잠깐 버벅거리기도 했어요.
다시 앉았다가 내리면서..
OO여객 불친절하네요! 하면서 내렸어요.
한국말을 잘 할 줄 모르는 동남아시아 사람으로 알고
더 함부로 화내고 기분 나쁨을 그냥 내뱉더라고요.
외국에서 일하러 가서 인종차별 받거나..
나이 들어서 약해져서 저런 사람들에게 혼나고 살면 어쩌나..
나한테도 나이듦이 보이기 시작한 걸까...
그냥 여러 생각이 들고..
조금의 가식도 없이..
사람이 사람을 대놓고 함부로 하는 것이 불편했어요.
다시 도시로 돌아와서 버스에서
초등남매가 탔는데
오빠가 카드를 급하게 찍어서 어른 요금이 찍혔고..
뒤에 여동생은 초등학생요 하니까 어린이 요금으로 처리됐어요.
초등오빠가 어른 요금 찍혔다고 하니까..
기사분이 "너가 너무 급하게 행동하면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어"
"다음에는 주의해" 하면서 따뜻하게 말해주는데 보기 좋았어요.
그냥 여러 생각이 들게 된 하루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