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그 전에 벌어둔게 있고
크게 돈을 안 써요
남편도 없는데 경력 단절해버린 건데.....
저는 자라면서 너무 힘들었어요 밖에서 보기엔 좋은 환경이었는데.. 그래서 하소연도 제대로 못했어요 엄마 아빠 이미지가 있으니 제가 말한다 한들 철없는 투정 정도로 니가 뭔 고민이 있냐는 식으로
실상은 고등학교 집에서 먼 데 가려고 발버둥 치고 대학 서울로 오려고 발버둥 치고
그렇게 서울에서 독립하고 회사도 오라는 작은 곳 면접도 형식으로만 보고 갔어요 빨리 돈 벌어서 독립하려고요
그래서 독립을 하긴했는데 그런 회사가 좋을리가 있나요 거기서도 엄청 시달렸는데 비교 대상이 없으니 그냥 안으로 곪았죠
그 둘을 이해해보고 잘해보려고 노력도 해봤는데 나중엔 오랜만에 얼굴 보고 제 작은 자취집으로 가는 길에 길바닥에 토할 정도였어요 ㅋㅋㅋ 긴장하고 스트레스 받아서요
그러다가 거치고 거쳐 좋은 회사 가서 연봉이며 직급이며 획기적으로 올랐어요 전무후무할 정도
그랬는데 더, 더 우울하더라고요 안 좋은 생각이야 항상 매시간 매초하지만 그땐 정말 실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뭐 다른 일 준비한다는 핑계를 스스로한테 만들어주고 월에 백만원쯤 벌면서 몇년을 놀고 있는거 같아요
월세랑 생활비도 안 되는 돈이죠
다시 회사 가기는 싫고
벌인 일은 생계용 돈벌이가 안 되고
그냥 인생을 쉬고 싶어요
엄마아빠 안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데
중요한 시기였고 커리어 정점 직전에서 내려온 건데 이제 지쳐서 뭘 더 하고 싶지가 않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