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쌍둥이 자매중 큰딸이에요.
비유하자면 둘째는 강아지, 큰딸은 고양이,
둘째가 더 언니같고..
큰딸은 고집세고, 게으르고, 더 어린아이 성향이에요.
고2올라가는 겨울부터 방학때는 하루종일 자느라 방과후 학교도 못가고 또 하루종일 굶고, 학원 앞에서 내려주면 그길로 도망가고, 학교도 자주 지각해서 담임샘에게서 전화도 오고..
그때문에 올해 2월경에 병원 검사랑 상담도 받고...
결과는 병원에선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부정적인 면에만 집중하는 성향으로 부모의 최근 이혼으로 가벼운 우울증으로 진단했고,
상담사는 아이 성향이라고 약먹을 필요없고, 강제하면 부작용 생기며 아이가 부탁하는 건 거의 다 들어주라고해서...
그냥 기다리렸네요.
다행히 비슷한 독특한 성향의 절친을 만나, 학교는 꼬박꼬박 다니고, 학원도 조정해서 잘 다닙니다.
여전히 침대주변 양말 수십개, 아이스크림 껍집 및 과자봉지와 제 책상은 지저분해서 이곳저곳을 다니며 어지럽히는 것은 그냥 포기하고 살았네요.
보통때는 저에게 말을 걸지 않고, 필요한게 있으면 카톡에 올리거나 동생이 먼저 저에게 말해주면 제가 다 해결해줬구요
가끔기분 아주 좋으면, 제가 물어보면 한두마디 문장으로 대답하는편..
오늘은 제가 손가락을 다쳐 5바늘을 꿰맸는데, 학원 데려다주는 차안에서 이름을 불렀는데 역시나 반응 없음.
여러차례 주의를 끌어봤지만, 대답이 없어서 이건 무례한 행동이다고 말해도 묵묵부답..
귀에 버즈를 끼고 있나봐도 버즈는 없고, 제가 사온 김밥은 씹어 먹으면서 반응없음.
눈빛은 살짝 짜증나보이고..
차에서 내리는 큰딸에게, 엄마를 계속 이렇게 투명인간 취급할거면 오늘부터 들어오지 말라고 했네요.
올해 3월 이혼한 아빠가 옆동에서 혼자 살거든요.
큰딸이 아빠를 많이 닮았어요.
저를 수십년간 투명 인간 취급했던것까지...
어렵게 갖은 아이들이라 제 나름은 사랑과 정성을 쏟으며 최선을 다해 키웠다고 생각하지만,
쌍둥이여도 타고난 성향차이가 커서인지 받아들이는게 많이 다릅니다.
제가 더이상 모르는체하고 무시하기엔, 아이 나이가 적지 않다고 생각되어서 한말이지, 결국엔 여기 게시판에 주저리주저리 쓰게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