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랬어요.
아침 공기 시원하고 쾌청한 것이
가을 느낌 물씬 나더라고요
(오늘은 비 소식이 있어서 구름끼고 날이 흐려요)
날이 워낙 좋아서였는지
가을 소풍 생각이 나더라고요.
초딩때...아니지 국민학교때
가을 소풍날이면 어김없이 가방 안에 싸갔던
삶은 밤과 울근감.
깡시골이라 마트라고는 걸어서 한시간은 갔던
학교앞이 유일하고
용돈이라는 개념도 없던 때에
간식이나 군것질은 평소에 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고
기껏해야 소풍때 받는 천원.
그 소중한 천원을 전부 다 쓰지 못하고
백얼마짜리 과자 한두봉지 사고 나머지는
고이 모아뒀어요
천원과 과자는 소중하지만
가을이면 여기저기 흔하게 떨어지는 밤.
밭 하나에 기본 서너 그루씩 있는 감나무에서
열리는 흔하디 흔한 감.
그런 밤과 감은 널리고 널렸으니
소중하지도 기대되지도 않았는데
그런 맘과 별개로
엄마는
소풍때만 되면 삶아서 한봉지씩 가방안에
넣어주곤 하셨어요
소풍때 김밥은 없어도
삶은 밤은 꼭 들어있던...
가끔
그때의 삶은 밤과
울근감이 너무 너무 그리울때가 있어요
가을 소풍날의 삶은 밤과 울근감의 맛이 그립기도
그 시절이 그립기도
젊은 날의 부모님이 그립기도 한 것 같아요.
아무리 맛있는 거 싸들고 나들이 간다해도
그때 그 맛과 기분은 안나겠지만
요즘 가을 소풍 가고 싶게
만드는 날이 많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