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몇 년 전에 대학원에 다니다 3차 학기 때 중퇴하게 됐어요. 그 시절에 한 교수가 저를 부른다고 해서 교수실에 갔었어요. 저희 학과에 a라는 애가 있는데 그 애를 자기 조교로 쓴다고 했나? 기억이 잘 안 나네요. 그 애한테 월급 같은 명목으로 돈을 줘야 하는데 저를 통해서 줄 수 있겠냐는 거였어요. 아무 상관없는 저한테 돈을 보내주고 제가 그 돈을 그 애한테 다시 보내줄 수 있겠냐고요.
너무 당황했지만 그 자리에서는 교수가 어려워서 뭐 꼬치꼬치 캐묻지도 못하고 알겠다고 하고 나왔어요.
그런데 계속 너무너무 기분이 나쁜 거죠. a라는 애는 저보다 어린 나이였는데 친하게 지내는 몇 안 되는 동기 중 하나였어요. 그래서 그 애가 나를 지목해서 교수에게 말한 건가? 아니면 교수가 맘대로 아무나 찍은 게 나였나?
그 이후 그 일 때문만이 아니라 개인사정으로 대학원을 휴학했고 그래서 못하겠다고 교수에게 말했네요.
휴학하고 있다가 대학원 나와도 미래가 별로일 것 같아 결국 그만뒀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때 일이 너무 기분 나쁘고 왜 제 계좌를 통해 그 애에게 돈이 갔어야 했을까요?
이런 일이 상당히 많이 있던데 교수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하는 건지 아시는 분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