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엄마랑 성격이 반대이고 너무 다른데,
제 생각에 저는 완전 F이고 엄청 신중하고 조심하는 성격이고 조용하고 게으르고 느긋한 편.
엄마는 완전 T에 매우 경솔한 언행, 조심성 없고 성격 엄청 급하고 다혈질에 분노조절장애.
제 성격 중에 살면서 젤 후회되는 것 중 하나가
자존감 낮고 소심해서 제 스스로 저의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 때문에 엄청 괴로워하고 창피해하고 남들 앞에 못나서고 그랬던 건데요.
가만 생각해보면 엄마의 영향 때문이거든요.
대표적으로
어릴 때 엄마가 남들 앞에서 (저도 있는데 저는 그냥 강아지 정도 취급하고 제 얘길 했어요)
제가 밥 많이 먹는 것, 한그릇을 다 먹는것을 엄청 많이 먹는다면서 웃음거리로 만들고
제가 손이 엄청 크다고 얼마나 말하고 다녔는지 엄마의 지인들이 저를 처음보면 시선이 제 손으로 ㅠㅠ 손 좀 보자고 ㅠㅠ 같이 식사할때도 "너 엄청 많이 먹는다면서? 이거 남은것도 줄까? 너 다 먹는다며" 하면서 남은 음식을 제 앞에 준다거나.. 기분이 나빴어요.
그래서 어려서 친구집에서 밥먹거나 급식 먹을 때나 식당가서도, 밥을 좀 남기는게 좋은 건 줄 알고
배부르지 않은데도 일부러 남겼어요. 많이 먹는 다고 놀릴까봐.
엄마는 제가 밥 남기는건 아무말 안하고, 제가 다 먹으면 "그렇게 많이 먹냐고" 저한테 그러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줬거든요. 얘 밥 엄청 많이 먹는다고.
또 제가 재수를 해서 대학에 입학했는데, 재수하는 내내 남들보다 1년이나 늦어진 것에 대해 말하고 말하고 또 말하고 저를 엄청나게 불안하게 만들고 인생 실패자라고 느끼게 만들었어요.
그래서 대학 과 선택할때 제가 일부러 재수 삼수생 많은 법학과 선택하게 되었고요. 실제 절반이 재수 삼수생이었는데, 저는 그게 좋아서 엄마한테 "엄마 우리과 동기들 절반이 재수 삼수야, 나 안늦었어" 해도 엄마는 아무런 반응 없이
계속해서 제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4년 넘게
남들 앞에서 (주로 친척들이 명절때, 너 이제 몇학년이지? 물어서 제가 2학년이에요 하면)
" 아니지, 나이로는 3학년이어야 하는데 1년 늦었지" 이러더라구요.
진짜 너무너무 싫었어요.
휴학을 하고 싶었는데 그때도 "1년이나 늦었는데 휴학하면 어떡하냐고"
그 1년 재수한게 뭐라고, 진짜.. 저를 그렇게 인생 패배자처럼 대한건지.
그래서 저는 대학교때 사람들한테 제 학년이나 나이 말하는걸 엄청 창피하고 꺼려하게 되었고,
누가 물어보면 속으로 어쩌지 어쩌지
내가 몇학년이라고 하면 나를 몇살로 생각할텐데, 내가 재수한거 들통나면 어쩌지 ㅠㅠ
이러고요 ㅠㅠ 재수한게 뭐 어떻다고 진짜 ㅠㅠ
생각해보면 제가 어떤 억울하고 화낼만한 상황에서도 하고싶은말 속으로 삭히고 바로 대응 못하고
생각이 많고 혼자 참고 그런 성격도
어릴때부터 엄마가 너무 다혈질이고 분노조절장애라서,
또 엄마가 화내는 패턴이 예측이 안되고 한번 화내면 제가 어찌할수가 없으니까,
제가 잘못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냥 엄마가 화내면 제가 아무말도 못하고 참고 혼자 삭히고 그랬던 것 때문인것 같거든요.
그런데 또 성격은 타고나는 거라는 말도 있어서,
제 성격이 이렇게 형성된게 제가 이렇게 타고 났기 때문이지 엄마 영향은 없는 것인지,
엄마 영향으로 이렇게 된게 맞는지 궁금하네요.
참고로 아빠없이 엄마와 단둘이 살았고, 엄마는 친엄마가 없었고, 그래서 엄마가 자녀를 어떻게 양육해야하는지도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지금은 나르시스트 전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본인이 절 키운걸 엄청난 일을 한거라고 생각하고, 본인 모성애가 엄청나고 희생을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듯 하고요, 딸과 본인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아요.
저의 모든 건 본인의 것이니 마음대로 뭐든 해도 된다고 생각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