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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심심해서 써보는 스위스 여행 뒷담화

조회수 : 4,819
작성일 : 2025-08-09 14:34:16

올여름, 스위스에서 일주일간 머물다 온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스위스 하면 비싼 물가가 가장 먼저 떠오르잖아요?

 그래서 현지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했는데, 직접 겪어보니 소박하고 알뜰한 모습들이 인상 깊었어요.

그린델발트에서 만난 알뜰살뜰한 부부

그린델발트에서 5박을 에어비앤비에 묵었는데, 1층은 저희가, 2층에는 호스트 부부가 살고 있었어요. 도착하자마자 남편이 집 밖 농구대를 보고는 "여기 아들 키우는 집인가 봐!" 했었죠.

체크인할 때, 주인아주머니가 "스위스는 전기세가  비싸니 제발 외출할 때 불 좀 꺼주세요" 라고 신신당부하시더라고요. 집 앞 텃밭에는 작은 상추와 꽃을 직접 키우고 계셨고요.
남편이 쿱마트에서 삼겹살을 사 오면서 "야채는 텃밭에서 몰래 좀 떼 와야 하는데" 하고  농담하기도 했네요.

에어비앤비 후기에 '청소 비용이 없는 대신 청소 검사'를 한다는 글을 봐서 체크아웃 전날 남편이랑 둘이서 청소기를 엄청 돌렸어요. 

아주머니가 "내일 출근해야 해서 못 보니 집 상태 확인 좀 해달라"고 하시는데, '아, 이분들도 평범한 직장인이구나!' 싶었답니다. 
막상 오시더니 뻘쭘하셨는지 저희 다음 여행 일정을 물어보시더라고요. 이탈리아로 넘어간다고 하니 다른 도시는 안 가보셨는지 더 이상 말을 잇지는 않으셨어요.

새벽 2시에 빵 굽던 베이커리 주인과 ‘so quiet’ 후기

시차 적응이 안 돼 새벽에 자주 깼는데, 깬 김에 남편이랑 새벽 2시에 동네 산책을 나섰어요. 한국도 비슷한지 모르겠는데 , 빵이 주식인 스위스는 새벽 2시 부터 베이커리 주방에 불이 켜져 있더라고요.

근면성실함이 느껴졌어요. 게다가 기차와 버스 같은 대중교통도 시간을 정말 칼같이 지켜서(어긋남이 1분도 없음ㅋ)  신뢰의 스위스인가?  다른 나라와 다른 정시 도착이 인상이 깊었답니다.

여행중 남편이 몸살이 나서 혼자 숙소에 있었는데, 텃밭을 가꾸시던 아주머니와 창문을 통해  눈이 마주칠까 봐 문을 꼭 닫고 숨죽여 누워 있었다고 해요. 나중에 에어비앤비 후기를 보니  "so quiet. 너무 조용해서 사람이 머무르는지도 몰랐다" 라고 쓰여있었는데, 아마 남편 덕분인 것 같아요. 

베른 맥도날드는 케첩도 돈 내고 사야 한다?

물가 비싼 스위스에서는 주로 에어비앤비에서 음식을 해 먹었어요.  수도인 베른에 갔을 때 맥도날드 빅맥 세트를 사 먹었는데 무려 2만 8천 원! 한국보다 1.5배 정도 크긴 했지만, 감자튀김을 먹다 목이 막혀 케첩을 달라고 했더니 따로 돈을 내야 한대요. 다행히 같은 아시아계 직원분이 딱해보였나? 그냥 주셔서 감사했답니다.

남편이 여행 중 몸살에 걸려 체르마트 약국에 들렀을 땐, 감기약 한 통, 3일치가 무려 2만 5천 원! 예상은 했지만 정말 비쌌어요. '당케( 독일어로 고맙다는 뜻)' 하고 인사하니 약사 청년이 "고맙습니다"라고 한국말로 말해주면서 계속 말을 걸어주더라고요. 제가 잔돈 계산을 헷갈려 하자 동전 하나하나 세어 확인해 주던 친절한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자연을 아끼고, 자연과 함께하는 스위스


스위스  근로자 평균 임금은 천만 원이 넘는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길거리에서 호객행위나 소매치기를 거의 볼 수 없었어요. 일해서 버는 게 훨씬 나으니까요.


 저희가 간 6월이 이상 고온 현상 때문에 너무 더웠어요.  여행 내내 에어컨이 있는 곳은 일반기차 안뿐이었어요.  수영장 딸린 호텔에도, 산악열차에도 에어컨은 없었고요.  처음엔 호텔에 어메니티도 없어서 당황했어요.

 또, 요플레는 분리수거가 잘 되도록 종이 포장지로 싸여 있었고, 알프스 트레킹 중간에 만난 놀이터나 벤치도 모두 나무 소재로 만들어졌어요.

자연을 아끼고 친환경적인 스위스의 '추구미'는 제대로 느끼고 왔습니다.

IP : 211.218.xxx.115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8.9 2:40 PM (1.244.xxx.34) - 삭제된댓글

    재밌어요^^

  • 2.
    '25.8.9 2:41 PM (1.238.xxx.158)

    그린델발트 샬레 주인들은 그돈 벌어서 모하나 싶던데
    직장도 있고 샬레는 투잡
    샬레 예약은 오박이상
    그 버는돈은 저축하는걸까요?
    복지가 잘되어 있어 노후 걱정도 없을꺼 같던데

  • 3.
    '25.8.9 2:49 PM (211.218.xxx.115)

    보니깐 저희 에어비앤비 주인은 아들들 키우느라 돈이 많이 필요한 듯했고,
    대부분 샬레 주인이 대대로 물려받은 집으로, 노인들이 많은데 비앤비 사업으로 생계를 유지해 사는것 같더라구요.
    그린데발트가 관광지라 그런지 개인이 아닌 기업형 비앤비아파트도 따로 있는듯했고요.

  • 4. 앨리스 할머니는
    '25.8.9 2:58 PM (1.238.xxx.158)

    돌아가시고 아들이 이어받았다는데
    이미 일년은 물론 일년반후 예약 받드는중이고
    거의 풀북킹
    돈버는라 사장님들은 여행도 못가겠더라구요.
    그 할머니 딸도 옆 샬레에서 숙박업중이고요.
    그동네 주민들 관광으로 먹고 사는데 잘사는 나라 국민도 힘들게 생업 종사하면서 사는구나 싶네요.

  • 5.
    '25.8.9 3:01 PM (211.218.xxx.115)

    맞아요.스위스 여행 예약하면서 항공권 다음 예약 1순위가 그린데발트 샬레 예약하는거요.
    앨리스 할머니네 정도면 다른데 보다 저렴해서 진짜 1년전에 메일 예약해야해요. 저도 수동방식으로 일일이 메일보내다가 숙박일수 안맞고 귀찮아서 에어비앤비로 바꾸었지만요.

  • 6. .....
    '25.8.9 3:03 PM (119.149.xxx.248)

    숙박업하는 사람들은 서민층이고 잘사는 사람은 엄청 잘살겠죠 ㅎㅎ

  • 7. 스위스가
    '25.8.9 3:15 PM (118.218.xxx.85)

    그렇게 깍쟁이라고 하던데요
    인심이 안좋다고

  • 8.
    '25.8.9 3:17 PM (211.218.xxx.115) - 삭제된댓글

    저도 그렇게 듣고 각오하고 갔는데 , 의외로 인종차별이나 그런게 없더라구요. 관광지라 생계가 관광객에게 달려있어 그런가 사람들 다 친절했어요. ㅎㅎ

  • 9.
    '25.8.9 3:18 PM (211.218.xxx.115)

    저도 그렇게 듣고 각오하고 갔는데 , 의외로 인종차별이나 그런게 없더라구요. 관광지라 생계가 관광객에게 달려있어 그런가 사람들 다 친절했어요. ㅎㅎ
    아 그리고 그린데발트에서 주인이 우리 숙소는 물안사먹어도 된다. 수돗물 그대로 먹어도 괜찮다는거 봐서 알프스라 그런가? 수질이 좋았다는 인상이 남았네요.

  • 10. ..
    '25.8.9 3:39 PM (219.255.xxx.142)

    재미있네요~
    더 이야기 해주셔요
    저도 넘 가고 싶은데 몇년째 아이들 입시로 암것도 못하고 있네요.
    막내 입시만 끝나면 날아가려고요

  • 11. 세금이
    '25.8.9 3:46 PM (79.235.xxx.175)

    어마어마하니까요.
    일해야 해요.

  • 12. 돌로미티
    '25.8.9 3:54 PM (14.40.xxx.149)

    어머... 앨리스 할머니 돌아가셨구나...
    울 아들 할머니한테 받은 초코렛 아직도 기억하는데

  • 13. 재미
    '25.8.9 3:55 PM (218.39.xxx.116)

    좋은정보에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더많이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14. 감사
    '25.8.9 5:28 PM (182.219.xxx.148)

    사람 안만나는 제가 이런 글로벌 사람사는 이야기를 어데서 듣겠습니꽈~~~~~
    가족들에게 맨날 82끼고 사는 죽순이라고 놀림받지만
    여기서 얻은 정보로 지들고 얼마나 개이득삶을 살고 있는지 은근 인정

    소중한 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 15.
    '25.8.9 5:47 PM (211.218.xxx.115)

    재미나셨다니 글쓴 저도 즐겁네요. 생긴건 다달라도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구나를 알게 되더라구요.

  • 16. ???
    '25.8.9 8:28 PM (180.66.xxx.192)

    앨리스할머니가 누구신지, 다들 아시는 할머니이신가봐요.
    그 할머니댁이 유명한 곳인가요???

  • 17.
    '25.8.9 8:38 PM (211.218.xxx.115)

    그린데발트가 한국으로 치자면 걸어서 30분 거리에 시내가 다들어와서 정말 작지만 유명관광지인데, 전형적인 스위스 알프스 하이디가 생각나는 풍경 마을이요.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그린데발트 샬레숙소(스위스 전통 목조 가옥)리스트 중에 항상 10손가락 안에 드는 인기 숙소 주인이었어요.스위스 한번씩 가보신 분들 추억의 숙소인가봐요.

  • 18. ..
    '25.8.9 9:47 PM (125.180.xxx.138)

    전 스위스3번 다녀왔는데 다 친절하고 좋았어요
    그리고 마트물가는 울나라가 더비싸용 채소 과일 고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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