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토마토 스튜 만든다는 글 보고 적어요.
토마토는 토마토 만으로도 그 맛이 충분합니다.
지중해나 유럽 요리에 감초처럼 괜히 들어가는게 아니거든요. 솔직히 토마토는 대체재가 없을 정도로
토마토 고유의 맛을 내는 식재료 찾기도 힘들고
토마토 특유의 신선한 감칠맛도 대체재가 없어요.
오래 전, 인터넷 활성화 안되었던 시절인데..
음식 재료 준비해 가서
봉사처에서 바로 조리만 해
장애인 식사 대접한 적이 있었어요.
후배들이 주로 밑준비 준비해왔는데
딴에는 토마토 파스타를 먹이고 싶었나봐요.
그래서 아무 것도 모르고
무작정 토마토 사서 계속 저었는데
토마토 물이 없어질 기미가 안보여서
넘 힘들었다고.. 가는 길에 말하더라고요.
읭? 토마토 페이스트 넣으면 되는데
생토마토를 졸인거냐 했더니
그랬대요.. 새벽부터 시작해
어찌 어찌 국물이 졸아들었지만
너무 힘들었대요
그럼서 누나 (공대 여자) 음식 못하게 생겼는데ㅋ
어찌 그런걸 아냐고 ㅋㅋ
봉사처 가서 늘 그렇듯
수녀님께 메뉴 보고 했는데
토마토 파스타 싫어하는데.. 내색 하시더라고요, 흠..
그도 그럴게 당시 대부분 레스토랑에서 파는 파스타는 신맛 나는 토마토 페이스트 캔 전처리도 안하고 대충 만들던 시절였거든요.
싫다고, 민망하게 두 번이나 내색했던 수녀님들이
식사 하는 내내
아니, 어쩜 토마토 파스타가
이렇게 맛있을 수 있냐며
눈이 휘둥그레지며
맛있다를 연발하고, 그 날 계속 말씀 하신 것도 모자라 정기 봉사 갈 때마다 토마토 파스타 또 먹고 싶다고, 또 준비해오길 바라시더라고요.
우리 모두 입꾹닫ㅋㅋ
저도 당시에 생토마토랑 토마토 페이스트 혼합해 만들어 먹었지만, 생토마토만으로 해먹은 토마토 파스타의 신선한, 자연의 감칠맛을 잊지 못합니다.
아마도 평생 기억날거에요.
(남이 해주는 음식 뭐든 감사히 먹지만
개인적으로 입맛 몹시 까다롭습니다.)
참고로
감칠맛은
단백질 분해된 아미노산 맛이고요.
그 아미노산 중 대표적인게 글루탐산입니다.
(필수 영양소 아니니, 탄수화물 당분 중독같은
마약 같은거랄까.. 너무 많이 먹어 좋을건 없어요.
그만큼 우리 몸에 부하 걸리는거라)
육류, 두서(콩, 감자)류,
어패(조개)류, 해조(다시마)류, 채소류 등
각종 자연물 단백질이야 많은데
다시마 (주의;조미료 다시다 아님) 가
각광 받는 이유는
글루탐산 추출 가성비가 꽤 높아요.
반면, 채소는 단백질 비율 낮은만큼
글루탐산 추출도 소량이죠.
그럼에도
채소인 토마토가 특별한 이유는
잘 익히기만 하면 유리 글루탐산 (단백질과 결합하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님) 비율이 꽤 높거든요.토마토 특유의 감칠맛을 대체할 식재료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토마토 감칠맛 최고! 엄지 척~
미원도 모자라..
치킨스톡까지 넣어야겠다는 말에
놀라서.. 꽤 길게 썼네요;
아무 것도 안넣고
토마토만 계속 졸여도
제겐 그 어떤 산해진미보다 기억 남는
극락의 맛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