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50이 다 되어서 의도치 않게 파이썬 공부를 하게 되었어요. 남편이 듣고 싶다고 비싼 강의를 신청해두고는 띵가띵가 들여다볼 생각도 안하길래 취소도 안되고 해서 제가 듣게 되었습니다.
주피터를 깔라길래 고물 컴에 다운로드하려고 두어시간 삽질하고 나니 120/80이던 혈압이 140/90이 되어서 비트즙도 시켜놓구요. 열이 안 식어서 나가서 미친듯이 파워워킹도 하고 다녀요.
그런데! 흰 거는 화면이요. 검은 거는 글씨겠거니 하다가 더듬더듬 따라하다보니 제가 코드란 걸 짜고 있던데요! 노력하니 되긴 되네요. 연산식도 해보고, 그래프도 만들어보고요. 오류나면 찍어서 챗지피티나 크로바 친구에게 오류 찾아달라고 징징거리면 금방 해결해줍니다.
주식도, 내 팔자도 마음대로 되는게 없지만!
적어도 파이썬은 거북이 걸음이지만 앞으로 나아가네요. 머리아픈 요즘 시국에 살포시 집집마다 파이썬 놓아드리고 싶어요. 모든 번뇌가 "왜 안돼?", "오! 돼네!"의 뫼비우스띠로 수렴됩니다.
언젠간 뭐라도 짜보고 싶습니다. 그 날이 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