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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목 : 짧지만 강렬했던 행복했던 순간들5

행복 | 조회수 : 5,536
작성일 : 2020-10-30 00:45:13
가난이 주는 슬픔 중 하나는 가난한집 아이는 꿈을 일찍 접는다는거예요 그리고 일찍 철들어 갖고 싶은걸 당당히 말하지 못함도 있구요
이기적으로 욕심내며 나만위해 살기 참 어렵다는것도 맘을 아프게 해요
제주변 비슷한 또래나 형제들 대부분이 그렇더라구요
간혹 악착같이 노력하고 자신을 채찍질하며 그가난의 연결고리를 끊어내 버리는 사람도 있지만 그게 참 힘들어요
직장다니며 어렵게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던때
육체는 내인생 통털어 가장 고되고 힘들었지만 그순간만큼은 참 행복했던것 같아요
그러나 마음한켠 늘 죄책감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만 이래도 될까? 이런상황에 내행복을 쫓아 대학이란곳을 갈수 있을까? 그런마음들 내나이 21살때 그런마음을 가지고 공부를 시작했어요

새벽반 영어단과학원을 다니기 위해 5시에 기상해 6시30분쯤 수업을 들었어요 수강료 혜택을 받기위해 칠판지우는 알바도 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부지런해야 했지요
즐겁고 좋았습니다 남들 눈에 가난하고 초라해 보이는 모습으로 비춰지는거 아무렇지 않았어요
그칠판을 지울수 있어 돈이 없어도 난 영어수업을 들을수 있었으니까요 짧은 쉬는시간 남들은 공부하거나 휴식을 취할때 칠판 재빠르고 깨끗히 정리하면서 슬프지말자 나는 행복하다 수십번 되뇌이며 열심히 노력했어요
수업끝나고 다시 버스타고 회사 출근하는길
그버스정류장앞 편의점에서 늘 아침밥으로 컵라면이나 빵하나 삼각김밥을 먹었습니다
그곳에서 그렇게 밥을 먹을때 눈앞에 펼쳐졌던 세상들
분주히 움직이며 이제 아침을 준비하던 사람들 모습
나는 남들보다 조금 늦었지만 또 조금 빠른 시작으로 내인생사 2막을 다시 쓰고 있다고 나를 다독이며 행복해 했습니다

직장 점심시간 나만의 비밀공간을 마려해두고 그곳에 앉아 외워던
암기과목..눈을 감고 분단위로 쪼개고 나눠 읽고 생각에 생각을 하며 보냈습니다 가끔 지치고 힘들땐 눈을 감고 흰티셔츠에 청바지입고 전공책 들고 대학교정을 거닐고 있는 나를 상상하곤 했어요
유니폼 입고 일하는 내가 아닌 흰티셔츠에 청바지 입은 나
사무실이 아닌 강의실에 앉아 있는 나

꿈인듯 아닌듯 그상상만으로 행복해 영원히 깨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퇴근해 집에 오는길 지하철에 운좋게 자리가 나 책한권펴고 공부할수 있는날은 운수대통한 날였지요
눈치보며 누가 내리나 요기조기 왔다 갔다 내모습이 참 웃긴적도 많았어요 서서 책읽다 졸아 앞사람 무릎인가에 엎어졌던 기억이 있는데 사람이 서서도 잘수가 있구나 그런 내가 너무 웃겨 한동안 지하철 에 앉아 있는 사람 무릎만 봐도 그날이 떠올라 웃었던 기억도 있네요

언젠가 부서사람들이 모두 일찍 퇴근한날
큰 회의실을 독방처럼 쓰며 간식 커피 준비해 회의실 탁자에서 폭신한 의자에 앉아 밤늦게 까지 공부한적이 있어요
오롯이 혼자 가져본 내방 내책상 내공간..저는 한번도 내방을 가져본적이 없었거든요
집에가면 공부하는걸 들키지 않기 위해 고등생 동생 피해 소설책으로 문제집 감추고 책을 봤었어요
주방에 엄마안계신 늦은시간 한켠에서 책읽기도 했구요
그런 따뜻하고 조용한 공간에서 공부할수 있다는게 얼마나 좋던지
이런공간에서 밤새워 공부하고 싶다 커피마시고 책보고 공부하다 그냥 쓰러져 자고 싶다를 몇번이나 생각했나 몰라요

동생이 쓰던 문제집을 몰래 지우개로 지워서도 썼는데
동생이 어느순간 눈치를 챘는지 볼펜으로 답 적던걸 흐릿하게 연필자국만 남기더라구요
서로 말없이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알아준것 같아요
고마웠죠 눈물나게..
그러나 몸이 참 힘들었어요 가끔 그런날 일찍 퇴근해 쉬고 싶었는데
빚쟁이들이 집안을 난장판 만들어놓고 큰소리 내고 있던적들이 많았어요
고등생 동생들은 솜으로 귀막고 무서워 떨고 있고
여리고 약한 엄마는 그냥 손놓고 울고 계시고
큰소리 한번 못내시는 아빠는 고개만 숙이고 계시고
새벽부터 강행군 했던 내가 그상황을 정리하고 수습해야 했습니다
그런날
철없이 나는 가난이 참 싫었습니다 가난한집에 태어난 내가 싫었어요 나만 행복하게 미래를 꿈꾸며 나를 위해 공부하는게 죄스럽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끝이 보일것 같지 않은 길에 서서 허황된 꿈을 꾸고 있는 내자신이 미련해 보이기도 했어요
과연 그끝에 도달해 대학에 합격 해도 누가 나를 위해 입학금을 줄수 있을까? 입학을 기적적으로 해도 내가 벌어 나만 위해 학교를 다닐수가 있을까? 그런 생각들이 매번 나를 압박하고 짓눌렸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때 그공부가 없었더라면 아마 생을 온전히 지탱하지 못했을것 같아요
그작고 실날같은 희망을 붙잡고 어떻게든 그끈을 잡아 내가 살기 위해 발버둥쳤던것 같아요

행복이란 이름을 씌워 나를 다독이고 채찍질했던 슬픔 참담함 암울함.절망 좌절
같은부서 잘나고 도도한 참 별로였던 신입 남직원이 있어요
집안 학벌 인물 심지여 키도 컸던 넘사벽 남자
나랑 참 많이 다른 딴나라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일하면서 늘 왜인지 그직원앞에선 주눅이 들었어요

같이 일하는부분이 겹쳐 일적으로 많은 부분을 공유했는데
어느순간 내가 대학공부 하는걸 눈치 챘나봐요
그도도하고 까칠하고 예민한 동료가 교재한권이랑 짧은 편지를 주더라구요
나는 된다된다 계속 되새기면 반드시 이뤄진다고
꼭 소망하는일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그걸 펼쳐 읽는순간 눈물이 나는데 사무실에서 울수는 없고 감정이 격해져 가다듬기 참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 예상치못한 곳에서 오는 벅차오름 행복함
훗날 퇴사후 그직원의 도움과 추천으로 좋은직장 함께 다녔어요
저는 어찌보면 축복받은 사람이고 행복한 사람이며 행운아라고 생각해요
가난이 주는 슬픔을 여러 좋은사람들로 인해 극복했고 나를 성찰했고 앞으로 나갈수 있었으니까요



IP : 112.154.xxx.39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0.10.30 12:52 AM (211.36.xxx.34)

    둘이 사겼어용?

  • 2. ㄷㅁㅈ
    '20.10.30 12:53 AM (14.39.xxx.149)

    님 정말 대단하고 아름다운 삶을 사셨네요
    가난한 삶에도 스스로 개척하지 못하고 아버지를 빚지웠던 저를 반성합니다

  • 3. ㅇㅇ
    '20.10.30 12:54 AM (211.36.xxx.34)

    결국 대학은 가셨나용?

  • 4. ---
    '20.10.30 12:58 AM (211.108.xxx.250)

    님 글 읽으며 다 열심히 살아야겠단 다짐을 또 합니다

  • 5. ㅇㅇ
    '20.10.30 1:05 AM (211.36.xxx.34)

    아이 이 분 왜 글 써놓고 답번을 안 달아주셔;;;

  • 6.
    '20.10.30 1:07 AM (211.219.xxx.193)

    전에도 한번 올리시지 않았나요?

  • 7. ...
    '20.10.30 1:08 AM (58.148.xxx.122)

    아니 여기서 끊기 있어요?

  • 8. .....
    '20.10.30 1:11 AM (211.178.xxx.33)

    전에도 올라온 글인데
    그때보다 뒤는ㄴ 더 생긴거같아요
    습작하시나...

  • 9. 윗님
    '20.10.30 1:14 AM (180.70.xxx.42)

    진짜 전에도 올라온 글인가요??!
    갑자기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란 곡이 떠오르네요...

  • 10. ㅇㅇ
    '20.10.30 1:18 AM (211.36.xxx.34)

    실화가 아니라 소설인가요?

  • 11. 아악
    '20.10.30 1:28 AM (183.97.xxx.186)

    감동스레 읽고 있었는데
    댓글에서 감동피괴되서 속상혀유ㅠㅠ

  • 12. 몰라
    '20.10.30 2:49 AM (42.2.xxx.246)

    왜 맘대로 습작이라고 칼질하시나요? 지난번 글에 그냥 덧붙인게 아니지 않습니까? ㄱ

  • 13. ......
    '20.10.30 2:49 AM (211.178.xxx.33)

    습작이라도
    실화일수있는데요

  • 14. ㅇㅇㅇ
    '20.10.30 5:36 AM (112.187.xxx.221)

    결혼 했나????

  • 15. ㅇㅇㅇ
    '20.10.30 5:37 AM (112.187.xxx.221)

    나는 좀 사정이 낫긴 했지만 돈 없어서 밥 못 먹은 건 비슷해서..

  • 16. ㅁㅁ
    '20.10.30 5:46 AM (58.230.xxx.204)

    그래서 그 남자랑 결혼했다는 스토리면, 실망할 것 같아요... 결국은 신데렐라..

  • 17. 극복
    '20.10.30 6:34 AM (114.203.xxx.61)

    하는 삶
    인생은 극복의 연속이다 라는 말이 생각나게됩니다
    멋지신분!
    글도 잘쓰심^^

  • 18. ...
    '20.10.30 8:35 AM (210.97.xxx.102)

    그다음 궁금해요!!!
    댓글로라도 꼭 써주세요~ 원하는 대학의 꿈은 이루셨는지~

  • 19. 생각하기
    '20.10.30 9:09 AM (211.205.xxx.33)

    5라고 하니 연속적으로 쓰시나봐요
    소설이든 습작이든 글이 너무 좋아요

  • 20. 생각하기
    '20.10.30 9:34 AM (211.205.xxx.33)

    시리즈 다 읽고 왔어요
    경험 아니고선 나오지 않을
    아마도 나와 같은 연반인거 같은데 잘 살아오셨네요^^

  • 21. ㅡㅡ
    '20.10.30 9:54 AM (223.38.xxx.171)

    아니 결말을 빼놓으시면 독자들 어캅니까
    대학은 가셨는지
    그래서 지금은 어떠신지
    궁금요!!!

  • 22. 행복
    '20.10.30 10:11 AM (112.154.xxx.39)

    수능보던날
    교실에 유일하게 도시락이 없던 수험생였어요
    모두가 조용히 긴장감속에 밥을 먹는데 혼자 우두커니 다른곳에 뚝 떨어져 있는 사람마냥 저는 칠판만 바라고 있었어요
    고개숙이면 더 초라해질까봐..
    수능보던날 도시락을 가져오지 않는 수험생이 나말고 또 있었으려나요
    그공간에서 나이많은 수험생이 도시락도 없이 그리 꼿꼿히 앉아 있는걸 보면서 밥을 먹었던 수험생들의 마음은 또 얼마나 무거웠을까요? 죄지은게 아니지만 한동안 미안함을 가졌어요 그어린학생들 중압감과 긴장속에 잠시 몸을 녹이는 점심시간에 하필 나같은 수험생과 같은 공간에 있게 했던 죄스러움..
    그렇지만 그날 사무실이 아닌 대입고사를 치루는 시험공간에 있다는것이 참 꿈같았습니다
    기쁘고 설레고 가슴벅차오는 행복였어요
    아무나 누릴수 없는 누구에겐 당연하지만 나에겐 불가능에 도전한 일이기에 그싸늘하고 가슴뛰게 설레였던 그시간 그날을 잊지 못해요

    원치않던 학과 나의 적성 희망따위는 전혀 고려치 않은 오로지 취업을 목적으로 한 대학 학과를 내 스스로 또 선택했고 후회도 많이 했지만 어쩔수 없는 불가능에서 내가 선택할수 밖에 없었던 최선의 선택지라 생각하며 열심히 학교 다녔어요
    그리고 까칠한 직장동료분은 나보다 10배는 이쁘고 멋진 애인이 있었고 그분과 성대한 결혼을 하셨답니다
    졸업후 그분의 뜻하지 않은 연락으로 좋은 대우로 좋은 회사 그분과 같이 다녔어요
    역시나 그까칠 도도함은 여전해서 내타입은 아니구나
    사람이 참 어렵구나 ㅋㅋ 했습니다
    그래도 그분은 저에게 은인같은 존재로 남아있습니다

  • 23. ㅇㅇ
    '20.10.30 11:28 AM (211.36.xxx.34)

    엥?진짜 수능 치신거 맞아용?수능이라도 점심시간 엄숙한 분위기 전혀 아닌데 재잘거리면서 밥 먹구요 누가 밥 안 먹든 말든 신경도 안 쓰구요 점심시간에 밥 안 먹으면 공부하지 왜 칠판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나요?이해 안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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