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괜한 오지랍인지 모르겠는데
사교육에 오래 종사하면서 아무리 해줘도 노력안하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결과 상관없이 많이 노력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후자의 경우 제가 마음을 많이 써주는 편이거든요
제가 가르치는 한 중3 여학생이 하는 짓이 참 예뻐요 인성도 좋구요.
학원 여기저기 다녀도 그 예쁜 모습보다 공부가 별로이니 그냥 병풍처럼 무시당한채 있다가
저랑 공부한 후 자신감 많이 얻고 열심히 해서 기특해요
그런데 서울 학군좋은 곳인데 부모님이 너~무 관심이 없어요
일단 온라인 강의를 들을만한 환경이 잘 안되서 초창기에 잘 못듣다가 이제 듣게 되는데
그마저도 불편하니 폰으로 보더라구요
프린트할곳도 없어 저희집에서 하고 있구요(얼마든지 해줄수는 있어요)
시험날짜니, 아이의 성취도 그런거에 관심 일절 없고 그냥 제게 다 맡겨요
아이랑 얘기 많이 하다보니 수행평가도 같이 도와주고 하니 편했겠죠
그런데 제가 다 해결해줄걸로 알았는지 이제 기초잡고 응용력 조금씩좋아지기 시작했고
(코로나로 인해 오히려 공부할 시간 많아서 실력향상이 되었어요)
40점에서 80점까지 올려줬건만 더 잘 맞을 걸로 생각했는지 불만족스러워하길래
제가 다른건 몰라도 이런 부분은 마음에 맞지 않아 그만두려고 하자 사정사정해서 계속하고 있어요
정말 성적은 바닥이었거든요.
공부는 스스로 하는 거라지만 어떻게 공부해야하는지 모르는 아이가 사실 더 많아요
언니 오빠가 있거나 욕심있는 아이라면 모르겠는데 아 아이의 경우 공부 방법을 진짜 전혀 모르거든요
요즘 공부 잘되가나?하면 한달을 기가만 붙잡고 있어요
영,수는 사교육하고 있고 다른 과목은 다~버리는거죠
근데 절대 아이는 놀고 있지 않아요
독서실에서 기술가정 한과목만 파고 있어요
뭐든 하고는 있는데 3년째 방법을 전혀 모르고 사회랑 역사는 단어뜻을 모르겠어서 못하겠대요
범위가 많으니 손놓고 있길래 제가 교과서를 찬찬히 읽어보라하고 제 집에 있는 평가문제집을 빌려줬어요
진짜 공부는 혼자 하는거래도 역사 같은거 어른이 조금만 함께 읽어주면 잘할 아이인데 너무 안타까워서요
제가 봤던 책인데 중요한거 다 밑줄 그어져 있어서 그거 위주로 하라니까 다음 수업때 문제까지 흐리게
다 풀어봐도 되냐 해서 가지라고 했어요
이상한 엄마도 아닌데 조금만 신경써주면 정말 좋을것 같은데 제가 얘기할수도 없어서
엄마에게 너가 할수 있는과목 평가문제집이라도 사달라고 말하라고 했더니 오늘 책사서 공부하고 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