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이라고 지옥보다 나을 게 하나 없습디다. (수정편)
한 평생을 죄와 악으로만 살아 온 내가 어찌 천당엘 갈 수가 있고, 감히 천당 가기를 바라겠습니까?
하지만 현명한 서울시민들이 시장을 잘 뽑고, 그 시장이 서울을 몽땅 하느님께 봉헌하는 바람에 이 죄 많은 놈도 졸지에 도매금으로, 그것도 두 눈 멀쩡히 뜨고 살아서 천당에 올라 5년 동안 천당생활을 해 봤습니다.
서울에 사시는 분들은 다 같이 천당생활 겪어 보셨을 터이니 긴 말 안 하겠습니다.
천당이 생지옥인 이 땅이나 별반 다르지 않습디다.
아니, 어떤 때는 차라리 지옥이 낫습디다.
그래서 천당이 싫다고 내가 살던 생지옥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한겨울에 촛불 켜 들고 광화문광장에서 날 밤을 새울 때는 온 몸뚱이가 어름덩어리가 되어 차라리 틈틈이 시뻘건 쇠-젓가락으로 담금질을 해 주는 지옥이 그리워 눈시울이 뜨거워집디다.
그러고저러고 뭔 교도소 수감자들 살판났네!
그 시장이자 장로라는 사람이 거기 가서 교도소를 통째로 하느님께 봉헌하는 바람에 사형수도, 살인범도, 강간범도, 날강도도, 좀도둑도 모두다 천당생활을 하고 있으니 이게 웬 떡인가?
그 시장 재판 끝나고 형이 확정되면 사면권을 가진 사람이 사면을 하려 해도 거기 수감자들이 천당생활 끝난다고 들고 일어나 목숨을 걸고 결사반대를 하고 나올 것이니 사면권을 가진 이도 선 듯 사면을 단행하지 못 할 것이다.
두 번째로 하는 지옥생활도 5년이 넘으니 지루하고 따분한데 다시 한 번 천당엘 들어 가봐?
내 앞에서 얼씬 거리지 마시오.
당신의 볼때기가 내 천당행 차표가 될 수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