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보이지 않는 누군가 나를 도왔다는 느낌..

.. 조회수 : 1,564
작성일 : 2012-09-18 10:24:35

이런 묘한 느낌 자주는 아니라도 한두번 느낄때 있지 않나요?

요즘 같이 세상 흉흉할땐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고 소름끼칠때가 있어요.

2006년인가 여름날이었는데

한동네 사는 선배랑 집근처에서 술 한잔 하고 새벽 두세시쯤 각자 집으로 혼자 귀가하던 참이었어요.

저희 동네가 아파트 대단지들 모여있는 곳이었구요.

술집에서 집까지 멀진 않았는데

대로변으로 가게 되면 조금 돌아가고 단지 사이로 가로질러 가면 조금 빠르게 갈 수 있었거든요.

새벽이라 사람하나 안보이고 아파트들 불 다 꺼져있고 어둑어둑한 단지길을

술에 조금 취해 알딸딸한채로 걷고 있었는데

앞쪽으로 츄리닝에 안경낀 아저씨가 걸어오고 있더라구요.

그 시간에 그런 적막한 곳에서 남자와 마주치게 되서 엄청 놀랐는데

이미 중간 정도 온 길이라 도로 뒤돌아 갈 수도 없고 정말 어찌할바 모르다가 아무렇지 않은척

그냥 앞만보고 스쳐지나갔었어요. 눈 한번 살짝 마주쳤구요.

그렇게 앞만보고 가다가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살짝 뒤돌아봤더니

세상에 그 스쳐간 사람이 도로 제 방향으로 따라 걸어오는거죠.

그때 저는 정말 아..뭔일 나겠구나. 그때 그 심정은 설명도 못하겠어요..ㅠㅠ

눈앞이 흐릿흐릿해지더라구요. 너무 무서우니까요.

근데 그 순간 정말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게

도대체 사람이 나올만한 장소가 아닌것 같았는데 어디선지 왠 가방 맨 남학생이 홀연히 제 앞쪽을 튀어나온거에요.

정말 앞뒤잴거 없이 그 남학생에게 뛰어가서 뒤에 어떤 남자가 따라오니 동행해달라 다급하게 부탁했어요.

그랬더니 귀에 이어폰을 꼽고 있던 그 학생이 뒤를 돌아보더니 제 부탁에 응해줬구요.

저는 무서워서 뒤도 못돌아보고 길건너 저희 아파트 앞까지 왔네요.

 

만약 그 순간 그  학생이 튀어나오지 않았다면 저는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끔찍합니다.

그 새벽 차도 다 끊긴 시간에 가방매고 음악들으며 어딘가로 가던 남학생...

어디서 나왔는지 도무지 알 수 없던.....

 

이자리를 빌어 감사를.

 

저는 누군가 저를 도왔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술먹고 새벽에 싸돌아다니지 말자란 큰 교훈이 지금도 제 머리에 박혀있네요~ㅎㅎ

 

 

 

IP : 60.196.xxx.12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타리
    '12.9.18 11:26 PM (175.120.xxx.6)

    저는 살면서 그런 느낌 많이 받아요. 운전중 위험한 상황도 자연스레 넘어가고, 위험한 물건이 한 끗 차이로 떨어지고.. 누군가가 도와주셨구나하는 느낌. 속으로 매우 감사하며 지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3570 고등학생 보험음 어떤 것 들어야 하나요? 9 보험 2012/10/30 1,204
173569 미국 다음 될 중국 이야기. 11 부산남자 2012/10/30 2,497
173568 유산균 추천해주세요 3 화이트스카이.. 2012/10/30 1,538
173567 맛난 황토호박고구마 추천좀 해주세요 2 블루커피 2012/10/30 963
173566 오니기리 재료 팁좀 주세요 9 가을 2012/10/30 1,442
173565 만약 다시 초보엄마로 돌아간다면..뭘 바꾸고 싶으세요 ? 13 ifonly.. 2012/10/30 2,619
173564 압력솥 떡볶이 양념한 곤약국수 대박 맛있네요~ 9 다이어터 2012/10/30 3,129
173563 사돈 칠순에 봉투만 보내고 참석 안하면 실례인가요? 5 사돈 2012/10/30 1,838
173562 돌잔치가야하나 ..... 11 사춘기 2012/10/30 1,997
173561 계약직....? 3 계약 2012/10/30 915
173560 여자대학생이 입을 패딩 어디서 사나요? 5 고민 2012/10/30 1,722
173559 빅사이즈 운동복 티셔츠 어디서 구해야할까요?.. 도움절실 2012/10/30 1,797
173558 이를 닦아도 속이 허한거 같이 입냄새가 나는건 왜일까요? 3 고민녀 2012/10/30 2,598
173557 아파트 전세 다니신다는분들 3 졸리 2012/10/30 1,888
173556 과천 초등학교 옆 빌라(?) 들은 어떤가요? 3 과천 2012/10/30 2,803
173555 육아23개월 여아 질문요 4 flo 2012/10/30 1,162
173554 50억 4천만부 인쇄물 쓰레기통으로 32 기막히네요... 2012/10/30 11,938
173553 82쿡 님들...언제쯤 김장할 예정이세요? 7 김장 2012/10/30 1,747
173552 딱히 재료가 없을때는 뭘해드시나요? 9 g 2012/10/30 2,220
173551 노래방 고음불가 극복하고 노래 잘 되시는 분 계세요? 1 .. 2012/10/30 2,327
173550 어그부츠 몇해나 신으세요? 13 애엄마 2012/10/30 2,930
173549 보험대리점 1 수입이 어느.. 2012/10/30 631
173548 매실 걸르구 ~~~ 1 매실 2012/10/30 692
173547 친한 친구 결혼 선물 추천해주세요 6 선물 2012/10/30 2,735
173546 유정아 아나운서.. 10 ... 2012/10/30 4,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