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강아지 잃어 버렸다가 찾으신 분 있으세요?

패랭이꽃 조회수 : 1,522
작성일 : 2012-05-30 10:59:33
아래 강아지 잊어 버린 분 글이 올라와서 며칠 전 저의 경험이 떠올라서요.
그 동안 강아지(솔직히 지금은 개, 크기도 챠우챠우 크기라서 도무지 강아지라 할 수 없음)
목에다가 전화번호와 이름이 새겨진 줄을 걸어야지 늘 생각은 했지만
여차저차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네요. 솔직히 지금도 이름표는 아직 안 걸려 있어요.
집에서 살고 산책은 주로 내가 가슴줄로 매어서 다니기 때문에 잃어 버릴 기회가 거의 없다고 봤기 때문이었죠.

그러다 며칠 전 단단히 혼쭐이 났어요.
교회에 이 개를 데리고 갔고 이 개는 사람이 많으니 당연히 이리 저리 이 방 저 방 다니며
사람들과 즐겁게 지내고 남편은 다른 방에 있었고 저는 홀에 있으면서 누군가와 열심히 이야기를 했죠.
당연히 개는 남편이나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이 개는 늘 남편이나 제 곁에 누워 있었기 때문에
으례껏 남편 곁에 누워 있겠거니 한 거죠. 그러고 나서 일어나 나가는데 남편 방에 개가 없는 겁니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개 못봤냐고 물어봐도 아무도 모르고 혹시 잠시 누군가 현관문을 열고 나간 사이에 밖에 나갔으면
아마 눈이 그닥 좋지 않아 차도 잘 못 피할 텐데 차에 치인게 아닐까...아무리 불러도 대답도 없고.
이 강쥐는 내가 부르면 저 멀리서도 펄쩍펄쩍 날아오거든요.
남편은 늘 놀러 다니던 공원으로 달려가 혹시 그곳에서 놀고 있지 않을까 살피러 갔고
저는 건물 구석 구석을 뒤졌어요. 온갖 최악의 상상은 다 하면서,
나의 실책을 나의 방심을 후회하면서....눈물이 막 쏟아지더라고요.

그러고 나니 옆 건물과 사이에 난 작은 문이 열려 있는 걸 봤어요.
양해를 구하고 그 건물 계단 위를 올라가 개 이름을 불렀는데 윗쪽에서 '컹'하고 대답을 하는 겁니다.
그 소리에 개가 위층에 있을 것이다라고 확신하고 계속 계단을 올라갔더니 6층에서 수위랑 같이 있는 거예요.
수위는 이 건물에는 동물을 들여서는 안된다고 잔소리하고....
아마도 이 개가 올라가는 것은 알았지만 되돌아오는 것을 잊어버리고 헤매고 있었던 거 같아요.
우리 집에서 하듯이 입주민이 엘리베이터를 타자 따라 타려고 했다는데 입주민은 거부했고
개는 어쩔 줄 모르고 우왕좌왕하고, 결국 저랑 만났으니 다행이지만 만에 하나 이 건물 현관으로 나갔다가 길을
잃어 버리면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에서 방심하다 잘못됐지 않았을까 가슴을 쓸어내렸어요.

저는 아이가 어려서 죽은 분들도 참으로 마음 아프지만
아이가 미아가 된 분들이 제일 힘들거 같아요.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닐 거 같아요.
사랑하는 자식이 같은 하늘 아래 부모없이 헤매고 산다고 생각하면 밥도 안 들어갈거 같고
잠도 못잘거 같아요. 걱정되고 눈에 밟혀서 못 살거 같아요.
아이가 미아가 되면 가정이 해체된다는 말이 이해가 되어요.
반려견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사랑하는 존재가 거지꼴이 되어 이 거리 저 거리 쓰레기통이나 뒤지거나
혹은 더 힘센 개들에게 물려서 상처투성이가 되거나 최악의 경우 개소주나 보신탕감이 될 수 도 있다고 생각하면...
사람이야 말이나 할 수 있지, 개는 정말 말도 못하고 가슴이 찢어집니다.
일반적으로 진돗개들은 귀소본능이 있어서 그나마 집을 찾아온다고 하는데도 쉽지 않고
산속에 올무나 덫이 많아 겨우 발견되는 개들도 많고 말라뮤트나 허스키는 귀소본능은 제로인데 반해
어디로 달려가는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개들이죠. 유기견들 중에 가장 많은 비율이 진돗개아 허스키랍니다.
제가 사는 곳은 그마다 동물에 대해 사람들의 마음이 따스해서 유기견들을 잘 거둬 주는 편인데
한국은 버젓이 '개고기 수육' 간판이 달리거나 사철탕, 보신탕 간판이 달리는 곳이라 개를 잃어 버리면
주인 가슴이 더 찢어질 거 같아요.
IP : 190.48.xxx.12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패랭이꽃
    '12.5.30 11:14 AM (190.48.xxx.127)

    점 세 개님, 아마도 그 강아지 전 주인이 같은 차종을 탔거나 아니면 점 세개님이랑 인상착의가 비슷해서 그럴거 같아요. 어떻게 도와줄 순 없었을까요?

  • 2. 유리알
    '12.5.30 11:40 AM (59.7.xxx.19)

    ...님 검은푸들 유기견인가요?
    강사모에 검은 푸들 잃어버려서 주인이 애타게찾는 사연 있던데...
    유기견 이면 ,,지역이 어디신가요?
    찾는분은 아마도 일산 인거같던데...ㅠㅠ

  • 3. ...
    '12.5.30 12:36 PM (1.176.xxx.151)

    정말 다행이에요..
    정말 개 감시 잘해야겠어요...ㅠㅠ
    오늘 개 찾은 글쓴이입니다...

  • 4. 한글사랑
    '12.5.30 12:53 PM (183.88.xxx.38) - 삭제된댓글

    우리나라 보신탕도 문제겠지만
    미국은 유기견을 4일후에 안락사 시킨다네요.
    그리고 그 독극물로 죽은 유기동물을 사료로 사용한다 하네요.

  • 5. ...
    '12.5.30 10:04 PM (211.36.xxx.118)

    목줄 없이 데리고 나가는건 상상도 못해요 개가 말을하는것도 아니구요 제가 아는분은 경찰서.파출소. 병 원. 전단지 총 동원해서 찾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2193 tv모니터 택배로 보내보신분 계세요? 13 ... 2012/07/18 7,815
132192 대치동vs반포동 3 ... 2012/07/18 2,874
132191 배란다유리 청소쉽게 할방법 1 쌍무지게 2012/07/18 3,383
132190 의자 을지로가서 사면 싼가요? 1 의자 2012/07/18 1,794
132189 디피디주사 맞고..... 부작용아닌가요? 2 디피디 2012/07/18 2,123
132188 장대비 오기시작하는구만요 3 태풍온다더니.. 2012/07/18 2,365
132187 여자가 키168에 몸무게가 62면 미련한거겠죠?? 30 뿌앙 2012/07/18 26,845
132186 자기 기분에 따라 소리 지르고 하는 직장 상사 어떻게 해야 할까.. 5 일이싫어 2012/07/18 2,345
132185 3호선 지하철인데요 대화행 2012/07/18 1,462
132184 안색 안좋은 얼굴은 어떻게 화장해야 좀 건강해보일까요? 1 입술동동 2012/07/18 1,881
132183 설거지 하니 떠오른 옛날 일ㅎㅎ 10 시오랑 2012/07/18 2,901
132182 일본 드라마들에 비춰지는 일본 집들 말이예요. 17 hail 2012/07/18 6,457
132181 시댁에 가서든지 친정에 가서든지 마찬가지 11 설거지 2012/07/18 3,865
132180 두번째 로맨스 꽃탕 꽃탕 2012/07/18 1,665
132179 하이원 마운틴콘도 할인권 있으신 분 계세요? 급해요 2012/07/18 1,507
132178 기사/강남 아파트 투기자들,집단 파산 위기 뷰스앤뉴스 2012/07/18 3,264
132177 아이가 인지치료 받고 있는데 갑자기 가기 싫대요 1 Dkdk 2012/07/18 2,094
132176 루이비똥 아직 태닝 안된부분에 빗물자국 없애는 방법 있나요? 4 ㄴㄴ 2012/07/18 2,536
132175 짜증나는 건물주인 화나요~ 2012/07/18 1,456
132174 루이비통 스피디 스트랩.. 궁금해요! 6 궁금 2012/07/18 3,576
132173 시부모님나이드시면요꼭아들만 부양의무가있는지.. 11 태풍의 눈 2012/07/18 5,233
132172 어제 백분 토론 보신분 계세요? grace1.. 2012/07/18 999
132171 신용카드 어디게 좋나요? 7 ㅇㅇ 2012/07/18 2,643
132170 안검하수 잘하는 병원좀 추천해주세요 안검하수 2012/07/18 2,486
132169 홈쇼핑에 간고등어가 싸게 파는데요 8 2012/07/18 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