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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연우에게 다섯번째 크리스마스...그리고 아주 작은 첫번째 트리...

| 조회수 : 5,547 | 추천수 : 23
작성일 : 2006-12-22 02:39:29
11월초쯤..자유게시판에 아뒤도 밝히지 못한채 파킨스병이신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게되었다는 사연을 올렸었지요.
그땐 정말 다가올 일들에 걱정이 앞서 많이도 힘들었는데 82쿡의 많은 분들이 격려의 말씀들을 해주셔서 큰힘이 되었답니다.



제 블로그에 엊그제 올린 일기랍니다.

'시어머니를 모셔야겠다는 말을 듣고 고심고심...이사할 날을 받아놓고 거진 두달을 암것도 안하고 매일 나댕기기만 하고 살다가... 결국 이삿날은 다가와 아무 정신없이 나의 시어머니 모시기는 시작되고야 말았다.

울 시어머니는 파킨스병이시다. 장애인 1급의 시각 장애인이시기도 하다. 오른쪽 어깨가 습관적으로 탈골되시기에 오른팔은 거의 사용할 수 없으시다.



이사하고 첫날...피곤하여 잠을 어찌 자고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새벽 4시경 우당탕 소리에 놀라 달려나가니 욕실에서 뒹굴고 계신 시어머니의 모습이 잠도 덜깬 나의 시야에 들어왔다.

파킨스병이란게 중풍과 비슷하여 몸이 점점 마비되는지라 잘 걷지도 못하시고 눈도 안보이시니 매번 넘어지는게 일이신데 그날도 욕실에서 넘어지셔 결국 눈꺼풀 윗쪽에 깊은 상처를 입으셨다.



그렇게 시작이구나 싶었다.

아무렇게나 해먹고 편한대로 살던 내가 삼시세끼 꼬박 시간 맞춰 차려내고, 먹여드리고, 오줌에 져려지다시피 한 팬티도(가끔은 그것도(ㅡㅡ);;;묻혀내시고...) 맨손으로 벅벅 주물러 빨고있다.

이런 생활을 한지 어케어케 한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가끔은 내가 정말 너무 착하다는 생각도 든다^^;; 친구들은 곧 내 등에서 날개가 나올지도 모를거란다.

그리고 종종 아주 자주 우울하다.



이사하고 생활환경이 바뀐 연우는 '우리아이 달라졌어요'라는 프로에 내보내야 할만큼 심하게 말을 안듣고 할머니를 괴롭힌다. 조근조근 물어보아도 녀석은 자기도 자기가 왜 그런지 이유를 알 수 없단다.

아무래도 녀석은 엄마의 관심을 할머니와 나눠 가져야 하는게 당췌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그런 녀석이 안타깝고 안쓰러운데 삶의 무게가 넘 버거워 난 녀석에게 매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짜증을 낸다. 참다 지치면 구타도(ㅡㅡ) 일삼았다.

이건 정말 아닌데 라고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아는데 이성을 잃고 있는 나자신이 자주 보이는게 정말이지 너무 싫었다.

방법을 달리해 보자고 몇일전부터 일절 녀석에게 매를 가하지 않고 혼자 조용히 반성의 시간을 갖게 했다.

물론 녀석은 경기할 듯 넘어가게 반성의 시간을 거부해대고, 그다지 나아지고 있는 기색은 없지만 일단 아이에게 매를 들지 않으니 내맘도 녀석맘도 많이 좋아지고 있는듯 하다.



솔직히............계속해서 이런 생활을 견뎌낼 자신이없다.



어제 새벽 친청엄마에게 문자가왔다.

'엄마는 내 딸을 믿으니 기운내고 잘 견뎌내라'



가슴 한쪽이 저며온다.

낼 아침도 일찍 일어나 시어머니의 아침상을 차려야 하는데...잠이 도통 올것 같지가 않다.'



정말 많이 힘들게 지내고 있습니다.
시어머니의 수발도 힘들지만 아이의 변화된 모습이 참으로 마음 아프답니다.
그간 사는게 정신없고 좁은집에 돈들여 꾸미는것도 내키지 않아 아이 태어나고 크리스마스트리한번 해주질 않았답니다.
올해는 꼭 예쁜 트리하나 만들어줘야지 했는데 이사하고 시어머니 수발하느라 더 정신이 넚어 또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녀석이 본것이 있어 우리도 트리 사자고 졸라대더군요.
물질적으로 힘들기보단 육체적으로 제가 너무 기운이 딸려 아주 쬐그만 트리하나 장만했지요.

택배가 도착한 날 흥분한 녀석이 그 조그만 손으로 지가 조립한다며 붙들고 씨름을 합니다.
고요한밤 거룩한밤 오르골 소리에 하루종일 트리를 돌려대네요.

저, 제 아들에게 너무 나쁜 엄마인것 같죠?

내년에 꼭 근사하고 커다란 트라하나 제대루 만들어 줘야겠습니다.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둥이
    '06.12.22 6:55 AM

    너무 맘이 아프네요..님 고생하는거 너무 잘보여요. 그고생은 짐작도 못할 수준이겠지만 그래도 뿌리치지않고 받아들이신게 얼마나 용기있어 보이는지...기운내세요. 꼭!!
    아이에겐 좀더 사랑주고 표현하는것만이 길이 아닐런지....아둔한 제머리로는 조곤조곤 다정하게 말하는게 아이에겐 젤 좋을거 같아요. 행복하시길 졸린눈 비비며 기도합니다.^^::

  • 2. Gina
    '06.12.22 9:01 AM

    힘내세요.

  • 3. 레인보우
    '06.12.22 10:11 AM

    한자한자....하나도 빠지지 않고 다 읽었습니다...눈에 눈물이 고이네요...ㅜㅜ
    님의 현실도 고스란히 와닿고...시어머니의 심정도....느껴지는듯 해요...
    이렇게 시간내서 글 올리시는것도 버거우실텐데....그래도 가끔오셔서...글 남겨주세요~
    우리들에게....위로도 받으시고...맘의 휴식도 취하시길 바래요~~~

  • 4. 봄의 여왕
    '06.12.22 10:15 AM

    토닥토닥..고생하시는거 않봐도 눈에 훤하네요..이것 또한 다지나간다잖아요..
    난중에 훗날에 시어머님 그모습또한 보고싶어 그리울날이 있을거예요..
    힘내시구요..넘 착한마음..존경스럽네요..

  • 5. 스카이
    '06.12.22 10:28 AM

    저도 눈물 날 것 같아요..
    친정엄마의 문자..
    혼자 모든 짐을 짊어지지말고..
    잘 하시겠지만.. 남편의 도움을 많이 받으세요..
    아들한테는.. 틈 나는대로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표현하고.. 나쁜짓을 해도 그냥 눈감아주시고..
    남편한테 많이 도움을 청하세요..
    남편한테 투덜대시고.. 님의 고충을 말씀하시고..
    상대가 누가 됐던 님께서 힘들면 힘들다고 말 하세요..
    그래야 님이 우울하지 않고 건강할 수 있습니다.
    힘내시고..
    제가 아무리 힘내시라고 아이한테 사랑 많이 주라고 한들...
    어떤 위안이 되겠습니까.. 하지만..
    그래도 슬프면 울어버리세요..
    아이.. 아이는 아무죄가 없습니다.. 아이가 화풀이 대상이 되면 절대 안됩니다.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시구요..
    님의 착하고 고운마음.... 본 받아서 저도 아버님께 더 잘 해드려야겠네요..

  • 6. 이쁜윤서
    '06.12.22 11:03 AM

    너무 가슴아파여..아침부터...맘이 무겁네여
    우리나라 며느리들은 다 느끼는 그럼 맘이 아닐지...

  • 7. 동연맘
    '06.12.22 11:39 AM

    아 어찌도 저랑 비슷하신지...저는 연우 엄마보다는 더낳은상황이지만,저두4살짜리아들에 시어머니가한달전에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지금응급실에 계셔요.저는두째며느리인데 형님은어머니랑 사이가 않좋아서병원에오시지두 않구 큰딸은 싱가폴에사셔서못오시고,작은딸은 일을 하므로 일주일에 한번두 병원에안오구 저만매일매일 병원에가요.면회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서오전에만가는데 아이유치원보내고 병원갔다오면 하루가 거의다가요힘들다는생각보다 그저 남편을 생각해서 그리구 나의 친정 엄마가 이렇게 아프면 내마음이 어땠을까 하는마음으로..병원에가두 잠만주무시는 어머님 제가왔는지두 모르시고... 어째든우리힘내요.연우 엄마같은 분두 계시는데 저두 용기을 얻어가네요

  • 8. 창도맘
    '06.12.22 2:43 PM

    제 맘이 아파서..무슨말로 위안을 드려야할지..
    힘내세요..연우를 위해..연우엄마를위해..기도합니다..

  • 9. 맑은아침
    '06.12.22 3:32 PM

    글을 읽는데, 눈물이 나서...
    너무 혼자서만 짊어지려고 하지 마시고, 주위에 도와주실 분들이 계시면
    도움을 청하세요. 금방 끝나지 않을 일이면 너무 지치십니다.
    연우가 많이 걱정되시겠지만, 이런 엄마밑에서 잘못되는 아이는 결코 나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같이 기도하겠습니다. 기운내세요.

  • 10. 바라스비다히
    '06.12.22 4:14 PM

    힘내세요~!!!

  • 11. 구루구루
    '06.12.22 4:28 PM

    햄내셔요~
    시어머님도 님도 연우도 다 같이 즐거울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지치지 마시고 너무 무리하지 마셔요

  • 12. 미사랑
    '06.12.22 4:34 PM

    사는동안 가장 힘들었던적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어찌지냈을까하는.....
    그때 늘 했던생각 하느님은 한쪽문이 닫히면 다른문을 열어두신다고.
    앞날을 많이 생각하지말고 오늘 하루만 생각하세요.
    어려움! 지나가요. 꼭 지나가요.건강하고 지혜롭게 대처할수 있도록 늘 기도하세요.
    아자! 화이팅

  • 13. 루비레드
    '06.12.22 6:10 PM

    복 받으실 꺼예요.. 기운 내시라고 기도해 봅니다. 화이팅!

  • 14. 강혜경
    '06.12.22 7:34 PM

    힘내세요~~
    더 좋은날들이 계속 기다릴꺼예요.
    정말 복받으실꺼랍니다
    힘내세요~~

  • 15. 또뚤맘
    '06.12.22 8:03 PM

    역시 82네요. 82에는 좋은 분들만 있는 거 같아요.
    힘내시구요, 복받으실거예요.

  • 16. 키위맘
    '06.12.22 8:48 PM

    코끝이 찡해 오네요.
    힘 내세요! 꼭 힘내세요.
    저도 연우를 위해서, jasminmagic님 위해서 기도합니다.

  • 17. 강아지똥
    '06.12.22 10:11 PM

    씩씩한 엄마모습을 보면서 연우는 정말 잘~자랄꺼에요^^
    힘내세요~!! 건강도 잘 챙기시구요. 그리고 힘들땐 이곳에서 투정하세요~!

  • 18. 예진모친
    '06.12.23 8:49 AM

    기운내시라는 말밖에 해드릴수가 없네요...
    크리스마스잘보내세요~~`

  • 19. jasminmagic
    '06.12.23 9:57 AM

    다들 넘 감사해요. 같이 눈물 흘려주시고...저도 리플 보며 다시 눈물이 나려하네요.
    다들 넘 고맙고 동연맘님은 정말 저랑 비슷한 상황이신데 같이 힘내자구요.
    하루가 어찌 가는지 모르게 정신없이 살구 있지만 자주 들러 사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낼모레 크리스마스네요.
    내일은 제 생일이랍니다^^
    오늘 토욜이라 신랑한테 모든 짐(연우랑 시어머니) 맡기고 전 서울로(저 서울에서 인천으로 이사했거든요) 마실갑니다.
    다들 크리스마스 준비 즐겁게 하시고 주말 잘들 보내세요. 저 힘 많이 내고 갑니다^^~~~

  • 20. 플로라
    '06.12.23 11:24 AM

    자꾸만 눈물이 나서 어떤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님을 위해 기도할게요..

  • 21. 햄볶아요
    '06.12.23 11:26 AM

    마실 잘 다녀오세요...
    신나게.. 노시며 스트레스풀고 오세욤!!!

  • 22. 솔이
    '06.12.23 12:31 PM

    님 힘내셔요!!!
    너무나 며느리다운 모습에 반성했습니다.

  • 23. 퐁시니
    '06.12.23 11:14 PM

    어느가정이나 고민없고,문제없는 가정이 없는거 같아요...
    저도 그렇고 제 주위의 친구들도 그렇고,,,
    기운내시길...^^;;

  • 24. miho kim
    '06.12.24 12:30 AM

    그래요..이왕에 해 내야 할일들은..또 이왕이면 힘차게..
    그래도 서글퍼지는날에는..머리에 힘도 좀 주시고..좋아하는 커피..(제 경우)도 아주 고급잔에
    타서 마셔보고 좋아하는 음악도 귀에 이어펀이라도 꼽고 크게 크게 들어보고..
    왜 내가..해야할까..왜..꼭..나지?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크게 숨 한번 들이키고..내어 쉬세요.. 그래도 우린.살아있잖아요..

  • 25. 김주연
    '06.12.24 10:43 AM

    퇴임해서 집에 계신 시아버님과 시어머님 모시고, pc방 한다고 하숙생처럼 새벽에 들어와 잠만자고 쏙 빠져나가는 남편과 직장다니면서 배불러서 큰아이데리고 살았습니다.
    허구헌날 울고, 아이는 12시는 넘어야 자고...
    그때는 지옥이었답니다. 남들은 시어른들 도와주셨겠네 하지만... 부엌살림을 맡은탓에 담날 점심 어른들 드실 국이며, 찌개까지 끓여놓고 다녔으니까요..
    느는건.. 아이에 대한 짜증과.. 높아지는 고함소리뿐이더군요..
    지금은 분가했지만.. 아이를 대하는 방식은 쉽게 바꿀수가 없더라구요..

    힘드시겠지만... 제발 아이에게 마음을 다스리고... 웃으면서 대해주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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