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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압력솥..그리고 자랑질

| 조회수 : 12,502 | 추천수 : 60
작성일 : 2008-12-31 13:40:16
저의 압력솥 얘기 좀 할라구요.
제가 워낙이 성질이 급해서 뭐 푹 삶고 세월아 네월아 기다리는 걸 잘 못 해요.
일단은 살림하면서 다른 거 하느라고 요리하는데 가능한 시간을 절약 해야 했기도 하구요.
그래서 압력솥을 참 잘 활용하고 있어요.

첨에 결혼하고 바로 미국에 유학 올때 커다란 여행가방 세개에 둘이 먹고 살 것들을 다 넣어가지고 와야 했죠.
수저 두개, 냄비하나, 밥 그릇 몇개..등등.(그땐 왜 미국 오면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는지...)
순진하게 그래도 안 굶어 죽을라고...
그 와중에 가득이나 좁은 가방에 목숨걸고 가져온 것이 있었으니 바로 압.력.솥.
한마디로 압력솥이 나의 무쇠들 보다 저랑 더 오랜 친구인 셈이죠.
그때 가져온 압력솥은 다름 아닌 친정엄마가 쓰시던..키친ㅇㅌ에서 나온거죠.
너무나 몇년 고맙게 잘 썼었는데, 남편 곰국 해준다고 들여 놓고 밖에 나가는 바람에 완전 쐐까맣게 태워버렸답니다.
정말 너무 타서 집 다 태우는 줄 았아구요..솥은 고기와 고무 탄 냄새에 완전히 쩔어서 회복이 불가했답니다.
그래도 못 버리고 몇년을 더 가지고 있었다는....



그래서 미국에서 압력솥을 찾아 헤맸어요. 그땐 유명한 독일회사 제품은 아예 몰랐구요. 그냥 인터넷에서 찾아 헤매다가 산 것이 티팔 압력솥이랍니다. 정말 사고 나서 완전 좌절. 짱짱한 한국 압력솥과는 달리 이건 압력이 되는 건지 아닌지..김은 다 새고..그냥 솥에 하는 거 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이더라구요.


그래서 그해 한국에 갔다가 사온 압력솥입니다. 완전 신나게 몇년을 쓰고 있네요. 밥하고, 국하고, 찜하고....
대략 만족이였죠. 그런데 매일 밥을 하면서 다른 것들도 하자니 너무 솥도 저도 지치더라구요.
밥 해 먹기엔 솥이 너무 크기도 하구요.
(사진을 보니 참 꼬질 하네요. 너무 오래 쓰니 광내기도 지쳐서,,,사진 찍기전에 닭한마리 넣고 삶았더니 더 지쳐 보이네요)



이번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남푠님(선물 사줄때만)이 사 준 압력솥입니다. 6쿼터와 2.5쿼더가 압력뚜껑 하나에  세트로 되어 있구요. 유리 뚜껑 하나와 찜채반이 같이 딸려 왔네요.
WMF꺼가 좋다고 들었는데 정말 비싸더군요. 대략 두개 값으로 하나를 살 수 있는 정도.. (시엄니께서 쓰시던거 가져다 쓸래 하셨을 때 냉큼 가져올껄...그땐 왜 몰랐을까요??)
사이즈가 너무 고민이 되는 바람에 그냥 휘슬러 블루 포인트 이 제품으로 낙찰.
현재로는 아주 잘 산거 같은 느낌이네요.
첨에 뜯었을때 뚜껑이 헐거워서 리턴을 고민했죠. 티팔의 후회가 생각나서.
그래도 설마..하면서 과감이 오자마자 밥을 해 봤는데 대만족이네요.
일단 요리조리 튼튼해 보이구요. 요리 할때 지금까지 써온 압력솥들 보다 훨씬 조용하구요.
유리뚜껑이 굉장히 생각보다 유용하네요. 투박한 압력뚜껑 대신 덮어 놓거나 간단한 요리할 때 쓰니깐 좋아요.



에라이....크리스마스 선물로 압력솥이라니 (속풀이)
저도 참....울 남푠님도 참....꼭 이래야만 하는가요?
새로 생긴 압력솥 집 만들어 주니라고 부엌 한번 또 뒤집었네요.
이제 더이상은 안돼요 안돼..
그래도 편하게 요리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ㅋㅎㅎ 용서가 됩니다.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칼라스
    '08.12.31 9:10 PM

    결혼 짬밥은 제가 훨 많이 먹은 것 같은데(결혼 16년인가 17년인가 가물가물~) 압력솥의 역사로 보면 생명수님이 저보다 앞서가시는 것 같아요.

    저는 눈은 높아(?)가지고 돈없는 신혼살림 할때부터 wmf 압력솥을 사용했는데 지금까지 잘 사용하고 있어요.-대신 얘 엄청 피곤해 보여요.. 가끔씩 내 스스로가 측은해 보여서 새것으로 바꾸고 싶지만 패킹만 바꾸어주면 쨍쨍한게 밥맛도 좋아서 만족하며 살고 있어요. "이렇게 오래써도 되는거야?" 라면서.....

    잘 바꾸셨어요.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게 압력솥이라서 쫌 그렇지만...^^*

    남편분 너무 고지능이시당~

  • 2. morning
    '09.1.1 1:54 PM

    생명수님 글을 읽다보면 추억이 모락모락~ ^^
    2000년에 콜로라도 주로 가면서, 그곳은 워낙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이라 (우리나라 지리산 높이) 압력솥 아니면 밥이 안된다고 해서 우리나라 풍x 압력솥을 사가지고 갔지요. 그 밥솥을 지금까지 잘~ 쓰고 있답니다. 중간에 김이 새는 것 같아서 고무바킹 한번 갈아주고는 앞으로도 한참 더 쓸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 키우며, 공부하며, 살림 하며, 참 아무나 못하는 일을 하고 계시다는 것, 알고 계시지요? 멀리서 응원해드립니다.

  • 3. 레이크 뷰
    '09.1.1 4:36 PM

    저 이거 제 아마존 카트에 담아놓고 계속 고민중이에요.
    WMF 를 작은것으로 이미 가지고 있어서 같은 라인으로 큰거 하나 더 사려고 했다가,
    도저히 예전에 샀던 세일가격 (100불이 조금 넘는 가격)으로는 더 이상 안 나와서 블루포인트에 눈독 들이고 있었어요. 생명수님 올리신 사진을 보니 또 맘이 동하네요.

  • 4. 찐쭌맘
    '09.1.1 5:03 PM

    앗 ...울신랑이 독일출장중에 업어가지고 온거랑 똑같네요...
    6L짜리 사다달라고 졸라 ...가방 사이즈 줄인다고 그속에 속옷을 넣어가지고
    왔는데 옷이끼어 뚜껑이 열리지 않아 한동아 모셔두고 있었다는...슬픈야그도 있습니다..ㅋㅋ

  • 5. 생명수
    '09.1.2 9:41 PM

    칼라스님> 제가 앞서가는 것이 아니지요. 칼라스님처럼 첨부터 좋은 거 사는 것이 오히려 살림의 고수인거 같아요. 지금까지 쓰시니..물건 잘 못 사서 버리지도 못하고 부엌에 쌓아 놀때 보면 너무 초자 같은 기분이..그래도 못 버리는 것이 꼭 언제가는 아쉬울때가 있더라구요. 티팔압력솥도 한 덩치가 차지하고 있어도, 가끔은 고기국 느긋하게 우리고 싶을때 쓰거나, 냄새 밸거 같은 것들 요리할 때 쓰면 좋더라구요. 여튼 지금 이 압력솥 칼라스님처럼 오래오래 쓰고 싶네요.
    제 남편이 좀 고지식(?) 합니다 ㅎㅎㅎ. 그래도 사달라고 하면 척척 사주니 용서가 되요.

    morning님> 저도 2000년도에 미국에 왔는데..저도 그때 가져와서 태워버린 압력솥 부여 안고 얼마나 슬펐는지 몰라요. 친정엄마가 쓰시던 거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오래 잘 쓰려고 했는데 홀라당 태워 먹고..8년동안 압력솥을 몇개나 만드는 건지...
    모닝님은 아직도 쓰신다니..부럽네요. 콜로라도의 추억과 함께...

    레이크 뷰님> 저도 이걸 거진 일년을 동안 고민한거 같아요. 그전에 다른거 사는라고 못 사다가, 한참 압력솥 하나로 이것저것 하다가, 남편이 고르라고 하니 다른 생각도 안 하고 이걸 골랐네요. 이 세트가 굉장히 좋은 딜인거 같아요. 두개 솥에 거진 하나 값이니 (이게 장사 속인지도 모르겠지만)..뚜껑은 같은 거 두개 있을 필요가 없으니깐요..굉장히 경제적이라고 생각해요. 한가지 이거 사면서 제가 고민한건 디자인이 별로 맘에 안 들었다는거..전 단순한게 좋은데 손잡이도 양쪽에 날개처럼 달려있고 해서. 디자인은 WMF꺼가 더 이쁜거 같아요.

    찐쭌맘> 글 보고 너무 웃었어요. 저도 첨에 압력솥 가져 올때 옷 가득 넣어서 왔던 기억이..
    지금은 잘 쓰시고 계신거죠? 그래도 그 커다랗고 무거운걸 사다 주시는 남편분 훌륭하세요~

    나무바늘> 아이디가 특이하세요. 제가 나무를 좋아해서 나무에 관련된 아이디만 보면 궁금해져요.
    혹시 뜨개질을 좋아하시는 분일까 라는 상상도 해 보아요.
    셰프라인꺼 맞아요. 저도 단순한 디자인이 맘에 들고 해서 샀지요. 한국에 가서 그때 백화점에서 사면서 외제들도 많이 봤는데 전 요게 더 맘에 들더라구요.
    쓰면서 한번 고장이 났구나 했는데, 압력을 만드는 고무파킹을 풀러서 청소 해주니깐 말짱하더라구요. 고무 파킹도 아직 한번도 안 갈았는데도 잘 쓰고 있네요.

  • 6. 고구마아지매
    '09.1.7 9:59 AM

    우리나라것도 좋은게 많어요...아고보면...ㅎ 주부에게 압력솥이 필수죠,...없어선 안될 귀중한 재산..ㅎㅎ

  • 7. 굿팜_일등총각고구마
    '09.2.9 11:23 PM

    글 잘 봤습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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