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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추석날 저녁 밥상

| 조회수 : 18,513 | 추천수 : 0
작성일 : 2011-09-12 22:17:22

저녁 차려먹느라 동동거리고 다녔더니,

달이 떴는지, 잘 보이는지 구름에 가렸는지도 모르고 지났네요.

한가위 보름달 보셨어요?

지금 삶고 있는 행주, 헹궈서 널고나면, 오늘 일은 끝!

달이나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오늘 저녁엔, 명절 저녁 늘 그렇듯, 갈비찜과 몇몇 반찬들로 밥상을 차렸는데요,

오늘의 역점 요리는 이것입니다. ^^


이건, 음, 음식에 맞춰 접시를 고른 것이 아니라,

접시때문에 이걸 했습니다, 무쌈말이!!


무에다 맨날 똑같은 거 싸면 재미없어서,

오늘은 재밌게 하려고, 무쌈안에 무순과 게맛살, 그리고 해파리를 넣어서 쌌습니다.

뭐, 나름 괜찮았대요,

실은 제가 식구들 저녁수발하느라, 저녁을 안먹었거든요,

그러니까 이 무쌈말이, 맛도 못봤는데요, 한개도 안남고 싹싹 비워진걸로 미루어 괜찮았던 것 같아요.


이것저것 사들고 들어왔던 쌈용채소를 썰어서 수북하게 담고,

훈제오리를 지져서 삥 둘러 담은 후,

머스터드 소스를 뿌려서 훈제오리샐러드도 한접시 했어요.

훈제오리, 그냥 냉장고 안에 있다면 참 편하게 한접시 뚝딱 만들수 있는 재료인것 같아요.


우리집 식구중 누구누가, 충격적인 얘기를 했더랬습니다.

자기는, 달걀지단이 안올라가 있으면 잡채로 안친다나...허걱...

그럼 여태까지 제가 한건 뭐랍니까??

해서 달걀지단부쳐서 올려줬지요.

황백 나누는 건 너무 귀찮아서 그냥 달걀 흰자 노른자 섞어서....

청주를 살짝 넣어서 지단을 부쳤더니, 정말 잘 부쳐졌어요. ^^


이렇게 해서 차린 밥상입니다.

갈비찜이 빠졌고, 김치도 빠졌네요.

가족들이 모여서,

제가 한 음식 맛있게 먹어주는 걸 보는 즐거움이 있어서, 명절의 고단함도 쉽게 풀어지는 것 같아요. ^^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복리
    '11.9.12 10:25 PM

    저도 언젠간 추석때 요렇게 차려놓고 식구들 맘껏 드시게 하고 싶어요~^^

  • 2. 메어리 포핀즈
    '11.9.12 10:26 PM

    기름진 음식후라 그런지 무쌈말이가 더욱 산뜻해 보이는걸요~
    남은 밤시간,늦었지만 해피추석~!!하시길^^

  • 3. 리틀 세실리아
    '11.9.12 10:34 PM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희망수첩에 글 남겨봅니다
    선생님의 밥상을 보면 친정엄마 밥상이 생각납니다.
    어제도 사위가 젓가락질가는 접시마다 다 그이앞에 놔주고
    저희들 챙겨주시느라 항상 늦게 자리에 앉으셔서
    정신없이 식사하시는것 볼때마다 그러지좀 말고 같이앉아서
    먹자고 역정내기 일수인 딸인데...
    엄마마음도 선생님처럼 잘먹어주는것만으로도
    행복하신거겠지요?

    저도 이시간에 6살 딸아이가 초밥밑에 밥만 해달라고해서
    배합초만들고있는거보면
    저도 친정엄마인가봐요^^

    내일 하루는 푹쉬셔요

  • 4. 루씨
    '11.9.13 7:25 AM

    명절 치루시느라 고생하셨어요.^^
    명절 상인데 다른걸 추가로 더하시는 정성이 대단해 보여요..
    오늘 마져 쉬시고 즐거운 가을날 되세요~

  • 5. Eco
    '11.9.13 6:55 PM

    우와~~!!

    궁극의 밥상 되겠습니다.

    저 접시 샀다고 글 올렸을 때 저 그릇에 어떤 음식이 담길까 기대하고 있었거든요?
    무쌈말이가 딱 어울리네요. 가운데 소스 담는 곳이랑.

    잡채가 보기에도 먹음직스럽습니다.

  • 6. 그린
    '11.9.13 9:56 PM

    정말 무쌈말이 담긴 접시는
    딱!!이어요, 딱!!!
    아름다운 그릇들 덕분에
    정갈한 음식이 확~ 사는 듯 해요.
    전 접시가 없어서 못한다고 핑계를 대야 겠어요...ㅎㅎ

  • 7. 캐브걸
    '11.9.14 2:42 PM

    저두 이번 추석에 요리한두가지 해가기해서 무쌈말이해 열심히 말아 먹었는데

    찍어 먹는 소스가 넘 궁금해요..알려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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