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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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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콩나물, 취나물, 그리고 자아비판

작성자 : | 조회수 : 13,606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11-12 20:51:22




저녁엔 오랜만에 콩나물을 무쳤어요.
콩나물 무침, 그거 뭐 별 반찬도 아닌데 뭐 이렇게 제목에까지 밝혔나 하면요,
콩나물 하나 추천하려구요.


혹시 마트에 가시면 어떤 콩나물을 사야하는지 혼란스럽진 않으세요?
전 아직도 마트에 가서 그 수많은 콩나물을 보고 있노라면 뭘 사야할지 늘 혼란스럽습니다.
그래서 늘 집어들 때는,
제가 습관적으로 집어드는 브랜드에서 나온 씻어나온 콩나물, 유기농 콩나물, 우리콩 콩나물 등등 봉지에 써있는 이름을 보고 장바구니에 담아요.
같은 브랜드에서 나온 콩나물도 어떤 건 더 맛있고, 어떤 건 덜 맛있고 한 것 같은데,
문제는 요, 더 맛있었던 콩나물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

암튼 그런데요, 수많은 콩나물 중에 찜용 콩나물 따로 있는 거 아셨어요?
저도 최근에 알았어요, 찜용 콩나물 따로 나오는거. 제주도콩 콩나물이라는 써있는데 암튼 좀 통통한게 따로 있더라구요.
오늘 이걸로 무침을 했는데, 정말 고소하고 맛있는 것 같은거에요.
혹시 콩나물 무침했을때 콩나물이 너무 비실비실해서 제 맛이 안나는 것 같다 싶으시다면 다음에는 찜 무침용으로 한번 사보세요. 통통하고 아삭아삭하고 꽤 괜찮네요.

 




점심에는 취를 삶아서 무쳤습니다.
간은 국간장으로 하고, 들기름으로 맛을 냈어요.
마른 취, 삶아서 해도 좋지만, 이렇게 생취 삶아서 무치면 한결 싱싱한 맛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집 해마다 김장을 넉넉하게 담가서, 다음해 김장을 할때까지도 먹고 남는데, 작년에는 김장이 좀 적었던가봐요.
아니 김장이 적었다기 보다는 여기저기 김치를 많이 퍼줬습니다, 우리집 김치 맛있다는데...나눠먹어야죠.
그러다보니, 김치가 똑 떨어졌는데..제가 명색이 주부면서 김치 조달을 안한거에요.
제가 담든, 아님 친정어머니께 부탁하든 그래야 하는데, 재작년 김치가 몇쪽 남았길래 김치걱정은 안했는데,
재작년 김치는 찌개나 국은 모를까 그냥은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상태인거에요.

그럼, 김장을 빨리 해야하는 거잖아요? 집에 김치가 없는데..
그런데 김장은 서두르지않고 늦장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배추 작황이 안좋다며, 좀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는 말만 믿고.
집에 먹을 만한 김치가 단 한조각도 없는 오늘에서야 비로소 정신이 들었어요, 아, 김장!

낮에 허겁지겁 김장 담그는 농장에 다녀왔습니다.
ㅠㅠ  여전히 예약이 밀려있더만요..ㅠㅠ...
그래도 오랜 단골이라고 다음주에 하루, 가장 예약이 적은 날로 끼워넣어줬어요.
오빠네까지 같이 하자고 해서 70포기 예약하고는...그 집에서 담가파는 김치 3㎏을 사왔습니다.

제 평생에 김치를 사먹은게 다섯손가락 안에 꼽힐 거에요.
한 이십년쯤 전에 여름에 농협 김치 한두번 사먹은거,
@@집 김치가 하도 맛있다고들 하길래 호기심에 사먹은 거 등등.

사실 살다보면 김치가 떨어질 수도 있고, 김치를 사먹을 수도 있는 건데요,
김치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요즘 살림권태기인가봐요.
요리도 시들하고, 재봉질도 시들하고, 집안 치우는 것도 시들하고. 살림이 시들합니다.
그냥 끼니만 대충 때우면서 살고 있어요.
희망수첩에서도 몇번이고 앞으론 열심히 요리하며 살아보리라 다짐도 한 것 같은데,
그냥 다짐일뿐 건달처럼, 건들건들 살고 있습니다, 요즘 제가요.
이러다가 제 자리로 돌아올까요? 아님 영영 살림을 손에 놓고 집안을 엉망으로 하고 살게될까요?
후자가 될까봐 걱정스러운 밤입니다. ㅠㅠ

김혜경 (kimyswife)

안녕하세요?82cook의 운영자 김혜경 입니다

짧은 댓글일수록 신중하게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흥임
    '12.11.12 9:00 PM

    ㅎㅎ
    샘님 성격에 영 살림을 놓으실분은 아니실줄 아뢰오 ^^

    근디
    설마 진짜
    저땜시 일찍 쓰신건 아니지요 ?

    가끔 한번씩 일부러 밤에 접속하는것도 나쁘지않으니
    절대 개의치 마시옵길 ^^

  • 김혜경
    '12.11.12 9:50 PM

    김흥님님 보시라고 일찍 썼사옵니다..^^

  • 2. 산수유
    '12.11.12 9:11 PM

    쌍동이 외손녀들때문에 안될걸요..ㅎㅎ
    조금 있으면 기어다닐테고 좀더 있으면 뭘 짚고 일어설때 깜빡깜빡 한답니다.
    그 다음 부터는 환장 일변도..좀더 커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더자라서 초등학교에 입학이라도 하는 날이면..후훗..
    이런 감정은 할머니들만이 알지요..
    찜용콩나물 정보 감사합니다.

  • 김혜경
    '12.11.12 9:50 PM

    그렇겠죠...이제 살림은 바이바이겠죠...

  • 3. 꾸미
    '12.11.12 9:18 PM

    결혼할때 사온 가전제품도 아주 곱게 다루며 오---래 써야 20년인데 하물며 유한생명인 인간의 몸인데 맨날 힘이 불끈불끈 하면 뭔 희안한 약을 먹었거나 조증인거다.
    이만큼 살다보니 실증난거 쉬고싶은거 그거 아주 아주 당연한거다.
    쉬고싶은 맘 드는건 몸이 고만 혹사하라고 SOS하는거다.
    고로 난 빈둥거려야만 한다.
    이러다 보면 언젠가 다시 본래의 나로 돌아올거다.

    ... 근데 본래의 내가 어땠지???? !!!
    ........

    요즘 제가 하루에도 몇번씩 뇌까리는 대사예요.

    하물며 아이가 겨우 이제 대학생인 젊은? 저도 요즘 이러는걸요.ㅎㅎㅎ

  • 김혜경
    '12.11.12 9:51 PM

    아 저도 이 대사 외울래요..^^

  • 4. 저녁바람
    '12.11.12 10:11 PM

    제가요...여름부터 더우니 아침을 빵이나 콘푸레이크로 먹자했거든요. 근데 찬바람이 불어도 너무 하기 싫은거예요.
    그래서 내년엔 열심히 해먹자 하고 있어요.
    간단히 먹는거도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 합리화 시키면서요^^;

    저는 자꾸 뭔가에 집중하지 못하는거 같아서 코바늘로 블렝킷뜨기 시작하려고 실사놓고 수세미뜨기하며 연습중이랍니다. 근데 실만봐도 너무 예뻐서 맨날 쓰다듬고만있어요ㅋㅋ

    덧붙임.제가 저번주말에 강원도에 갔는데 속초에 이모집식당 가오리찜 참맛있던데요. 추천이요! 그리고 쏠비치가서 해수탕하고 지하 빵집에서 빵을 잔뜩샀는데 어머나 밤빵, 블루베리식빵,크림빵,모닝롤 다 맛있는거 있죠. 속초가실일 있음 함 들러보세요^^

  • 김혜경
    '12.11.13 9:12 AM

    ^^, 빵집 정보 감사합니다.
    이모집 가오리찜 맛있나요?? 먹고 싶어요, 해수탕도 솔깃하고..^^
    그쪽으로 가게 되면 꼭 들러볼게요.

  • 5. 아따맘마
    '12.11.12 10:17 PM

    샘님께서 그정도가지고 자아비판을 하신다면...
    저 같은 결혼 11년차 띄엄띄엄사는 1357주부들은 아오지로 가야함돠~

  • 김혜경
    '12.11.13 9:13 AM

    1357주부가 뭔지..한참 생각중인 1인!
    전..요즘..정도가 심합니다..집에만 들어오면 밥하기 싫고 일하기 싫고..ㅠㅠ..

  • 6. 부겐베리아
    '12.11.13 3:59 PM

    아마도 선생님 마음속에 예쁜 손주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그러신거 아닐까...요.

  • 김혜경
    '12.11.13 9:21 PM

    그.렇.겠.죠??
    온통 마음을 빼앗겨서..^^

  • 7. 땡땡
    '12.11.13 4:03 PM

    1357은 띄엄띄엄 이란 뜻이신것 같아요. 아시는데 괜히 덧붙이는건 아닌지 ^^a

    저는 겨우 삼십대 중반인데 어찌나 밥하기가 싫은지.. 예전에는 오늘같은 날씨면 오늘 메뉴는 뭐닷! 하고
    쫜~ 떠올랐는데 요즘은 그 영감이 사라졌어요. 다행히 집식구들 입맛도 외출중이여서(다행일까요?)
    그냥그냥 아랫돌 빼서 윗돌 박는 심정으로 버티면서 요리블로그 찾아보고 82쿡 메뉴들도 훔쳐'보고만'있습니다. 밥상 차릴때마다 죄책감이 들긴 하지만요.
    다시 메뉴도 뭉게뭉게 떠오르고 김치도 으샤으샤 담고 하던 날들이 돌아오긴 할까요? ㅎㅎ

  • 김혜경
    '12.11.13 9:21 PM

    그러게요, 잠시 쉬는 거라면 괜찮은데...영영 살림하기 싫어질까봐..
    나이먹어갈수록 살림 하기 싫다고 하던데..ㅠㅠ

  • 8. 콩새사랑
    '12.11.13 4:41 PM

    누구든지 권태기는 오는법이지요
    쌍둥이들땜에 여러가지로 많이 지치셨나봅니다
    조금 외도?하시다가 제자리로 돌아오실줄 믿고있습니다
    우리모두가~~~요 !

  • 김혜경
    '12.11.13 9:22 PM

    쌍둥이들때문에 엔돌핀이 샘솟듯 솟아서 지치거나 피곤한건 아닌데..
    암튼 집안일은 하기 싫어용..ㅠㅠ...

  • 9. 물방울
    '12.11.13 5:30 PM

    아마 몸이 말을 못하니 마음으로 표현할것일지도 몰라요
    마음이 시들한건 몸이 시들한다고 마음으로 말하는것일지도 몰라요
    얼른 영양있는것 듬뿍 드시고 활력을 찾으시기바래요
    아파보니 뭐든 안시들한게 없군요
    세상사가 다 시들하고 유치하고 그래요...

  • 김혜경
    '12.11.13 9:23 PM

    오늘 저녁 샐러드바에 나가서 먹고들어왔어요..^^
    밥 안하니까 너무 좋아요.

  • 10. 아따맘마
    '12.11.13 6:03 PM

    땡땡님 댓글에서
    그냥그냥 아랫돌 빼서 윗돌 박는 심정으로 버티면서 요리블로그 찾아보고 82쿡 메뉴들도 훔쳐'보고만'있습니다. 밥상 차릴때마다 죄책감이 들긴 하지만요.-----------격하게 공감합니다.
    저만 그런거 아니였죠....^^

  • 김혜경
    '12.11.13 9:23 PM

    아따맘마님,
    와락..부비부비...우리는 동지입니다...

  • 11. teresah
    '12.11.13 6:07 PM

    아마도 요즘 선생님이 쌍둥이 공쥬님들한테 홀리셔서 그런걸로 판단됩니다. ㅋㅋㅋ
    아기들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 보기도 바쁜데 살림 요리 꺼정 제대로 하시면 병납니다.

    전 맛있고 믿을 수 있는 각종 음식점 및 주문처 많이 아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주부랍니다. ㅋㅋ

  • 김혜경
    '12.11.13 9:24 PM

    하, 근데 말이죠, 저희 동네는 맛있는 집은 배달안해줘요, ㅠㅠ
    그래도 오늘 저녁은 외식을 하였답니다. ^^

  • 12. 내일
    '12.11.14 5:26 PM

    안녕하세요
    첨 댓글달며 여쭤볼께요
    김장 담가주는 농장이 어떤곳인지요?
    김장걱정에 한숨쉬는 주부입니다^^

  • 김혜경
    '12.11.14 10:54 PM

    마늘과 고춧가루, 액젓 새우 등 양념은 가져가고,
    거기에서 절인 배추와 무 파 등등 부재료까지 다 준비해주고,
    속도넣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농장인데요..값이 비쌉니다..올해는 열포기에 12만원이라 하네요..ㅠㅠ..
    그래도 저희는 여러집이 하고, 친정어머니 고생 덜어드리려고 비싸도 그냥 그 집에서 하긴합니다만.

  • 13. 내일
    '12.11.14 11:11 PM

    답변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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