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그 날이 그 날인 뻔한 밥상

| 조회수 : 14,776 | 추천수 : 0
작성일 : 2012-10-22 21:25:07

매일매일, 대강대충 차려내는 밥상,
이젠 대오각성하고 잘 차려내야겠다는 마음은 있는데요, 오직 마음뿐 영 몸과 시간이 안따라주네요.
영감, 미안!!
자신은 없지만 낼 부터라도 잘 차려볼게요.ㅠㅠ...

오늘 저녁밥상입니다.



오후 다섯시쯤 집에 들어왔는데, 뭘 해먹어야할지 아득해지는 거에요.
뭐 마땅한게 있어야 말이죠.
냉장고안에 들어앉아있는 거라곤 매운 멸치볶음, 안 매운 멸치볶음, 고추장굴비, 홍합초, 갈치속젓.
이런 밑반찬들, 우리집 남자는 한두번 먹고나면 안먹는 반찬입니다.
그중에서도 갈치속젓같은 건 아예 젓가락도 가져가지 않지요.
사실, 전 저 갈치속젓 한가지만 있어도 밥 한공기는 비울 수 있으나, 그래도 식구들을 위해 뭔가 하긴 해야겠는데...ㅠㅠ.





일단 제일 만만한 바지락조개탕 끓였어요.
지난봄에 갈무리해둔 냉동실의 바지락, 이렇게 요긴하게 쓰입니다.

너무 많이 샀을때 송송 썰어서 냉동해뒀던 청양고추 조금 넣고,
파 마늘 넣고 소금 후추 간해서 올리면 한냄비가 금방 뚝딱 비워집니다.

지난번에는 해감을 잘못해서 바지락 하나하나 모래를 품고 있어 지금거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시원한 국물 덕분에 별 불평들은 안합니다. ^^





또 숙주를 볶습니다.
다만 또 베이컨을 넣어서 볶아주면 싫어할 것 같아서, 이번에는 수제햄을 넣고 볶아줍니다.
여기에도 청양고추 파 마늘을 넣어줍니다.

역시 그냥 베이컨과 숙주만 볶는 것보다,
파 마늘 청양고추가 들어가니까 맛이 훨씬 좋아지네요.





두부 너비아니도 구워서 올립니다.
그냥 두부 너비아니만 담으면 빈약해보일뿐 아니라, 따로 쌈채소를 놔봐야 싸먹을 것 같지도 않으니까,
쌈채소 손으로 뚝뚝 끊어서 접시 바닥에 깔고, 프라이팬에 지진 두부 너비아니를 올립니다.
두부너비아니에 충분히 간이 되어있으니까 드레싱은 뿌리지 않습니다.

이 음식들을 큼직한 접시에 뭔가 있어보이게 담아서 상에 냅니다.

사실 참 성의없는 밥상이지만,
우리집 남자들 좋아라 먹습니다.
미안, 정말 미안,곧 요리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할게요,
이렇게 혼자 중얼거려봅니다.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삐지니
    '12.10.22 9:44 PM

    선생님.. 두부 너비아니에도 채소를 깔아주시는 거 보고
    또 한 수 배워갑니다.
    저는 언제 선생님처럼 훌륭히 상을 차릴지..^^

  • 김혜경
    '12.10.22 9:53 PM

    저렇게 하지 않으면 채소를 많이 먹게되질 않아서요.^^
    시각적으로도 좋구요.
    다..잔머리죠,^^

  • 2. 하늘
    '12.10.22 9:54 PM

    오늘 슈퍼에 갔다가 숙주를 살까말까 망설이다 그냥 왔는데 내일은 숙주 사다 볶아먹어야겠어요. 사진 속 숙

    주 볶음이 저를 유혹하네요.

  • 김혜경
    '12.10.22 9:58 PM

    ^^, 은근히 괜찮아요, 숙주볶음..^^

  • 3. 美사랑
    '12.10.22 11:34 PM

    바쁘실텐데 상차림을 보고 늘 감탄합니다.
    그리고 반성합니다.

  • 김혜경
    '12.10.23 7:51 AM

    별 말씀을요, 그리 말씀하시니 제가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ㅠㅠ..
    저 반성중이거든요.

  • 4. 푸른강
    '12.10.22 11:53 PM - 삭제된댓글

    저정도 밥상도 훌륭한데 참 겸손하세요 ㅎ
    미안한 마음이 드는건 선생님 마음이 콩밭(둥이네)에 가있으셔서 그런거 같아요 ㅎㅎㅎ
    하긴 뭐 핑게 없는 저는 항상 밥해먹는게 고역이라 지적질할 처지가 못됩니다만..ㅋㅋㅋ

  • 김혜경
    '12.10.23 7:52 AM

    맞아요, 몸과 마음이 몽땅 쌍둥이네 가 있어서...ㅠㅠ...
    요리할 시간이 없어요...ㅠㅠ

  • 5. 아스께끼
    '12.10.23 12:42 AM

    조개는 해감만 하고 조리 안하고 얼리시나요? 어제 조개를 잔뜩 사왔는데 왠지 조개는 얼리면 안될 것 같아서 몽땅 익혀서 얼렸어요...;;;이러면 살이 좀 팍팍해지기는 하지만 더 안전할 것 같아서요.

  • 김혜경
    '12.10.23 7:53 AM

    해감 하고 얼려요.
    1년치 바지락, 바지락이 맛있는 봄에 잔뜩사서 모두 해감한 후 소분해서 얼리는 데요,
    올해는 해감이 좀 덜 된걸 얼린 것 같아요.
    쓸때는 해동하지 않구요, 냉동된 상태 바로 넣어서 끓입니다.
    그러면 원래 알이 탱탱하면 끓여도 쪼그라들진 않아요.

  • 6. 나우루
    '12.10.23 10:44 AM

    성의 없는 밥상이라 하셨지만
    저렇게 뚝딱뚝딱 . 저에겐 꿈만 같은 이야기 ㅠ.
    바쁘실텐데 참 대단하세요~~

  • 김혜경
    '12.10.23 8:29 PM

    나우루님이 더 대단하세요.
    늘 키친토크에서 보면서 감탄하고 있습니다. ^^

  • 7. 쌍둥맘
    '12.10.23 1:25 PM

    샘...전 어제밤 샘 꿈을 다 꾸었어요. 샘이 밥을 맛나게 해주셔서 먹었는데요.
    거기가 쌍둥이네 집이였고 무슨 사람들이 그리 많은지?...꼭 명절 같았어요.

    너무 생생해서 일어나서 여기가 한국이면 복권이라도 사야하나? 그런생각했어요.

    ㅎㅎ....넘 웃기죠? 저 잘 꿈 안꾸는데... 넘 신기해서 글 올려봅니다.
    오늘 좋은일 생기면 나중에 다시 알려드리겠사와요! 아니...샘이 좋은일 생기시려나?
    엄청 활짝웃으시던데....

  • 김혜경
    '12.10.23 8:29 PM

    ^^, 쌍둥맘님께도, 제게도 좋은 일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제게 좋은 일 생기면 알려드릴게요.
    다 쌍둥맘님 덕분이니까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787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26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40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05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838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874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48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47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6,983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679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24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770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783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681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189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36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48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18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463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43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889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33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491
3324 산책 14 2013/11/10 13,334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78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