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기정떡, 혹은 증편

| 조회수 : 21,070 | 추천수 : 10
작성일 : 2011-08-19 23:01:22


오늘은 매달 하는, 샘터 취재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아침에 강남 고속버스 터미날에서  순천가는 고속버스를 타고, 광양으로 향했는데요,
가는 길이 참 힘들었습니다. ^^;;

어떤 아저씨 한분이 버스 타자마자 코를 골기 시작하셔서,
3시간 40분, 가는 동안 약 10~20분을 빼고는  온 버스가 떠나가라 코를 고시는데요,
정안휴게소에서 15분 쉬는 동안에도 내리지 않고 코를 고시더만요.
어떤 때는 피리소리가, 어떤 때는 천둥소리가, 저는 코골이 소리가 그렇게 버라이어티한지 몰랐어요.
광양에 도착했는데 고속버스 기사 아저씨가 내리는 사람 한사람 한사람에게,
"시끄러워서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렇게 인사하시는 거에요.

전, 시끄러워서 잠을 못잔 것도 있지만,
나중에는 그 아저씨가 걱정되는 거에요, 괜찮은 건지...
그런데 순천에 도착하니까 양복 윗도리 입으시고 멀쩡히 내리시는 걸 보니까 한편으로 다행이다 싶구요.

오늘 취재할 할머니의 따님이 순천으로 나와서 함께 광양으로 갔는데요,
가는 길에 광양에서, 아니 전국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기정떡집엘 갔는데요,
그때 시간이 낮 12시가 조금 늦은 시간이었으나 벌써 떡을 살 수 없다는 거에요, 헉.
섭섭하게 돌아서면서 주인 할아버지께 맛을 좀 볼 수 없냐고 여쭈니까 한조각 주시는데,
보통 서울에서 증편 혹은 술떡이라 부르는 것보다 좀 단맛이 나는 것 같아요.

광양에서 취재를 마치고 다시 순천으로 돌아오는 길에,
취재원 할머니의 따님께서,
광양 그 집의 친척이 한다는 순천의 기정떡집에서 떡을 한박스를 사주셔서 고맙게 들고 왔지요.




집에 오자마자 먹어보니,
낮에 맛본 것보다 단맛이 덜하고, 맛있네요.

한달에 한번씩 출장다니면서 여러가지 맛있는 걸 참 많이 맛봅니다.
오늘도 아주 보람찬 하루였지요.

내일 토요일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3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옥당지
    '11.8.19 11:09 PM

    ...........1등?

  • 2. 주니엄마
    '11.8.19 11:11 PM

    저도 이집떡 맛보고 반했었는데 .....
    선생님 맛있게 드시고 기운차리세요

  • 3. 미모로 애국
    '11.8.19 11:12 PM

    헉.. 정말 좋아하는 떡이에요... 꼴딱꼴딱....

    옥당지님, 경축!! ^^

  • 4. 베고니아
    '11.8.19 11:29 PM

    인내심 테스트?^^;;

    그 오랜시간 동안에~
    코골이아저씨를 깨우셨던분이...
    아무도 안계셨군요 ㅋ

  • 5. 치즈켁
    '11.8.19 11:37 PM

    어....저도 저거 정말 좋아하는 떡인데..ㅠㅠ
    택배는 안되겠죠..
    저렇게 발효 잘된것 못 사겠던데....폭신폭신 그 묘한 맛 먹고 싶어요..ㅠㅠ

  • 6. i.s.
    '11.8.20 12:07 AM

    앗 저도 어제 기정떡을 먹었어요^^ 사진과는 달리(아마 다른집인가봐요) 건포도가 아닌 검은깨가 콩처럼 올려져있고 로고가 박힌 비닐이 덮혀져 있었는데 기와집모양 로고와 폰트가 너무 맘에들더라구요^^
    치즈켁님, 택배발송 될거에요.. 발효떡이라 그런지 여름날씨에도 변질이 잘 안되서 여름떡이라고 불리더라구요

  • 7. 초록바다
    '11.8.20 2:16 AM

    정말 좋아하는 떡인데 그 동안 잊고 있었네요.
    동네 떡집에서 파는것 말고 저렇게 제대로 발효 시켜서 만든거 먹고 싶어요
    저도 택배주문 하고 싶다는...ㅠ

  • 8. 산호수
    '11.8.20 9:38 AM

    떡이 참 깔끔하네요..경북 북부지방, 특히 봉화라는 곳에서는 여름에 읍내에는 온통 기지떡(사투리)만 한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먹어본 증편중에서 거기처럼 맛있는 떡이 없더군요...
    어릴적 어머니와 기지떡을 만들때 추억이 아련합니다.
    떡을 찌기전 마지막 고명을 어머니는 무척이나 신경을 쓰셨지요.
    특히 파란 도라지꽃과 국화 꽃잎을 예쁘게 돌려서 장식을 하고 사이 사이로 대추를 예쁘게 썰어서 고명을 얹고, 깻잎모양의 진한 자주빛이 나는 차종잎을 얹어서.. 김이 오른 증편을 열면 색색이 고명마다 꽃물과 차종잎 물이 번져서... 전 도라지꽃을 보면 늘 어릴적 어머니의 증편이 떠오르곤 한답니다. 건포도 하나만 얹은 증편은 상당히 세련되고 깔끔해 보이네요. 맛도 좋다니... 금상첨화겠지요?

  • 수기
    '11.8.23 5:46 PM

    산호수님... 반갑습니다.
    봉화 기지떡... 저희도 집에서 도라지꽃을 고명올려서 찌곤했답니다.
    법전사람입니다. 고향분들 덧글 보니 반가워서 인사 드립니다.^^*

  • 9. 계란꽃
    '11.8.20 10:29 AM

    고향의 떡이네요...
    이게 막걸리로 발효시켜야 하는데 서울쪽에서는 그 맛이 아니더라고요....그래서 저에겐 고향의 떡입니다...
    광양이 전국에서 가장 유명하다 하는데 전 그 옆 구례나 순천떡이 더 맛있더라고요...
    저도 여름만 되면 택배로 시켜먹습니다
    사진보니... 한번더 시켜야할것 같습니다^^

  • 10. 은방울꽃
    '11.8.20 11:10 AM

    산호수님..
    반갑네요.경북 봉화 기지떡..
    술떡,기정떡,증편,기장떡. 여러가지로 불리지만 제겐 기지떡 이거든요^^
    제아무리 잘한다는 여러 떡집에서 먹어봤지만 봉화에서 먹던 기지떡이 최고예요.
    얼마전 시누가 강원도 동해에서 기정떡 너무맛있게 잘한다는 곳에서 택배로 보내줘서
    기대했었는데 그 봉화떡을 따라가지 못했어요. 그 봉화기지떡은 다른데보다 많이 덜 빵빵^^하고
    얇아요.많이 부풀리지 않은... 아울러 봉화 닭실(달실?)유과도 정말 맛있구요.

    기지떡 얘기에 반가워 처음으로 댓글 답니다~~~^^

  • godrP
    '11.8.23 10:14 AM

    닭실 그러나 달실(?)을 아시는 분들 만나니 귀가 새롭군요.
    우리고향 풍산에선 달실처자를 아주 귀히 여기더만요.

  • 미나리
    '11.8.23 1:12 PM

    우리동네에선 진한 보라색 나는 깻잎 같은 것을 따다가 기지떡위에 올려서 했는데.....어릴 적
    그 떡이 그립네요......경북 안동 보다 더 시골에서 여름에 그 떡 해서 제사 지낸 기억이 있네요...

  • 산호수
    '11.8.29 11:35 AM

    대한민국은 역시... 아직 어머님이 홀로 달실을 지키고 계시는... 사람입니다.
    미나리님이 보라색 깻잎 같은 것이라고 표현하신 것이... 제가 말씀드린 차종잎이랍니다.
    도라지꽃, 차종잎, 검은 깨, 대추 등등...
    증편이 여름떡이라 상하기 쉬운데, 차종잎은 방부제 역할을 한답니다. 떡을 아름답게 장식하면서도
    쉽게 상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지요.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죠. 반갑습니다.

  • 11. 토끼
    '11.8.20 3:30 PM

    떡도 맛있게 보이지만요 .
    저는 선생님의 코고는 소리 표현에 큰소리로 웃었네요..
    피리소리, 천둥소리 , 마지막 버라이어티라는 표현에 뱃곱을 쥐고 웃었어요..

  • 12. 초롱
    '11.8.20 9:10 PM

    제가 가장 좋아하는 떡이 기지떡인데 더구나 산호수님 글을 보니 반가워서요.
    우리네 어머니들이 떡위에 나름 꿈꾸듯 그림을 그린게 기지떡인가 싶네요.
    전 맨드라미, 흑임자, 석이, 대추가 놓여진 떡이 생각나요.
    어렸을때 올캐언니가 시집오면서 해온 기지떡이 약간 쉬어가니까 엄마가 엿기름으로 삭혀서
    고았답니다. 그 새콤하고 달콤했던 조청이 기지떡과 더불어 추억으로 남았네요.
    담에 봉화를 가면 기지떡을 꼭 찾아가서 먹어보렵니다.
    제가 내성이라 불리는 곳의 포저리 태생이거든요.
    산호수님, 은방울꽃님 반갑습니다. 고향을 아시는 분들이라 애틋하구만요.^^

  • 13. 커피한잔
    '11.8.21 12:43 AM

    제 고향(충북)에서는 기주떡이라 불러요.^^
    잔치상에서 많이 봤던 떡인데 저도 참 좋아합니다. 한밤에 먹고 싶네요.
    선생님 멀리 취재다녀오시면 피곤하시겠어요. 그래도 즐거우시죠?
    저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니 어쩌다 한번씩 다니던 출장길도 그리워집니다.
    얼른 취재길 피로 푸시고 남은 주말 행복하게 보내세요.

  • 14. mint
    '11.8.23 8:22 AM

    요즘 인터넷에서 기정떡을 검색하면... 지방에서 택배로 붙여주는 곳들 많더군요. 각 지방의 특색을 살려서...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아요.

  • 15. godrP
    '11.8.23 10:11 AM

    군대간 우리 큰애가 좋아하는 기지떡, 울아들 생각나서 가슴이 사아아 합니다.

    코고는 소리의 고통을 넘어 초월하여 마침내 무사하기를 바라시니~~

    마음이 따뜻하신 분 같아서 푹 잠기고 싶습니다.

  • 16. 강혜경
    '11.8.23 10:24 AM

    샘님~^~
    제 고향 광양~
    제가 놀던 주무대 순천까지ㅋ다녀오셨군요^~^

    제 고향의 기억을 코골이아저씨로 기억하지 마시고
    맛있는 기정떡으로 기억해주셔요^~^

    식어도 맛있는 기정떡
    정말 맛있답니다
    주말 친정엄마 생신에 다섯박스를 맞춰서 먹고
    싸와서 저희집 냉장고에 있어요
    아이들도 맛있게 잘먹거든요^~^

  • 17. 꼬꼬아지매
    '11.8.23 1:45 PM

    기정떡을 너무좋아하는 아지매입니다.
    주소나 연락처좀 알수있을까요?

  • 18. 가브리엘
    '11.8.24 12:31 AM

    저도 순천에 친정엄마가 사시는데 맛난 기정떡집 연락처 알려주심감사~

  • 19. 라늬맘
    '11.8.24 12:52 PM

    저는 여수에사는데 순천어딘지 궁금하네요.기증너무좋아하는데..알려주세요

  • 20. 클라라슈만
    '11.8.24 3:22 PM

    저도 무척 좋아하는 떡입니다. 연락처가 궁금해요... 알려주셔요...

  • 21. 꽃게장
    '11.8.24 4:04 PM

    저도 엄청 좋아하는 떡이에요 연락처 궁금합니다
    부탁드립니다

  • 22. 빼빼루
    '11.8.24 5:22 PM

    기정떡은 화순 사평기정떡이 유명한데 광양도 유명한가 봐요~ 제가 젤 좋아하는 떡이 기정떡인데 아기도
    좋아해서 택배로 주문해서 먹으면 좋아요~ 여기 기정떡도 맛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 23. agada
    '11.8.24 10:29 PM

    저도 연락처 부탁드릴게요 점심 대용으로 먹게요

  • 24. 율맘
    '11.8.25 2:41 PM

    골드미스 시누이 주려고 콜라겐 사탕 샀어요. 공구가 끝났는데 다른곳에서 콜라겐 쥬스인가 뭐 그런거 하더라구요. 아사히 베리 분말도 싸게 나온게 있어 사려구요. 비타민은 이젠 너무 흔한것 같아서요.

  • 25. 배움이
    '11.8.25 7:00 PM

    저도 좋아해서 화순꺼 얇은거먹어보긴 했는데 그것도 맛있었습니다. 지마켓에 광양기정떡 검색으로 사봤는데 사진처럼 두껍긴 하데요... 맛은있는데 좀더 달긴해요... 냉동실에 그득하게 넣어놓고 전자렌지돌려 맛나게 먹고 있습니다.

  • 26. 영이엄마
    '11.8.25 11:04 PM

    여름떡 이네요 ^^ 제가 알고있는것은 발효할때 막걸리가 들어간다고 하던데요
    그래서 잘변하지않아 여름에 많이 해먹는다고....

  • 27. 은우
    '11.8.26 11:33 PM

    보는것만으로도 잘 먹었습니다^^

  • 28. 푸른배
    '11.8.29 8:34 PM

    아이들 간식으로 한번 해볼까 합니다.
    연락처 알수 있을까요 ^^

  • 29. 헬레나
    '11.9.29 9:33 PM

    네 저도 연락처 알고 싶은데 순천떡집이라도 공개 힘드시면 쪽지라도 보내주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990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604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903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80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903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917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89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101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7,019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725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80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811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837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714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218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96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87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44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501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67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920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56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524
3324 산책 14 2013/11/10 13,362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823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