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부엌살림을 넣어두고 쓰는 서랍입니다.
이렇게 여러개가 있으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엉망진창, 뒤죽박죽인 건 무슨 이유인지...
아마도 제가 천성적으로 정리정돈에 재주가 없기 때문이겠죠??
게다가, 칭. 쉬. 촬영하느라 더 엉망이 되어버렸어요. 젓가락이며 주방도구며 마구 꺼내 쓰기도 하고, 사진 촬영도 했는데, 그 다음에 제자리를 찾아주지 못한거죠.
그래서 에이프런이 그릇장 서랍에도, 싱크대 서랍에도, 다용도실 서랍에도, 이렇게 여기저기 널려있어서 꼭 필요할 때 금방 찾기 어려웠죠.
그뿐인가요, 젓가락도 제멋대로, 주방집게도 제멋대로, 그밖의 각종 도구들도 여기저기 쑤셔 박혀있어서 써야할 때 쓰지 못한 적이 또 얼마나 많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달 아주 심하게 앓은 귀차니즘때문에 손도 못대고 있었습니다.
아니 손 댈 생각도 안한거죠.
그랬는데, 오늘 큰 맘 먹고 덤볐습니다. 낮잠을 잘까 하다가, 3월을 보람차게 보내겠다는 어제의 다짐이 생각나는 지라...
일단 촬영용 에이프런(이쁘고 좋은 것)은 하얀 그릇장 서랍에, 막 입는 건 싱크대 서랍에 넣고, 다용도실 서랍에는 보자기들만 넣었어요.
이렇게 하나하나 정리해나가기 시작하니, 그리 어려울 것도 없는데....
정말 시작이 반이더라구요, 엄두를 못내서 그렇지 일단 잡으니까,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고 금방 해치워버렸어요.

그릇장의 첫번째 서랍입니다.
손님이 오실 때 쓰는 수저와 은수저, 나무수저 등을 정리해두는 곳이죠.
오늘은 젓가락집이 벗겨져서 제멋대로 굴러다니던 태국의 나무젓가락들에게 옷을 입혀줬고, 나무젓가락과 젓가락 받침은 홍삼이 들어있던 오동나무 상자에 담아 정리했어요.

그릇장의 세번째 서랍입니다.
온갖 빨대와 나무젓가락과 알뜰주걱와 여벌로 가지고 있는 주방용 집게와 샐러드 서빙스푼 등을 정리했어요.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떨이세일하는 주방용품점에서 헐값으로 구입한 플라스틱 정리함에 넣어서 구획을 지어뒀죠.

싱크대의 첫번째 서랍입니다.
항상 밥을 먹는 수저를 담아두는 곳이죠.
지금 비어있는 저 자리에 항상 먹는 수저가 놓이죠.
수저통은 이중으로 아래쪽에는 포크 나이프 등이 있어요.
뒤로 보이는 붉은 수저통도 같은 걸 포개어 이중으로 씁니다. 주방용 클립과 양념통안에 넣어두고 쓰기 좋은 작은 스푼들이 들어있어요.
이렇게 정리를 하긴 했습니다.
가장 좋은 정리는 어지르지 않는 것이죠.
특히나 쓰고나서 바로 제자리에 넣어두면 나중에 힘들게 몰아서 치우지 않아도 되는 것인데, 그의 실천이 그리 쉽지는 않네요.
이번 정리는 며칠이나 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