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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14시간 동안의 외출

| 조회수 : 7,399 | 추천수 : 199
작성일 : 2003-11-25 21:27:41
오늘, 대구를 다녀왔어요.

어제 컨디션 조절을 하느라 kimys에게도 알리지 않고 찜질방을 다녀와 그 벌을 받은 탓인지, 아니면 기차표도 예매하지도 않고 내려가겠다고 마음먹은 탓인지 새벽 2시가 넘도록 잠을 들지 못했어요.
귀에 벼개만 닿으면 업어가도 모르는 사람에게 닥친, 불면의 밤이라니...

어찌어찌 잠들어 설핏 자고는 아침 6시30분에 일어나, 82cook을 열어보니, 뭔가 차질이 빚어지는 듯, moon님과 꾸득꾸득님의 다급한 흔적이 여기저기 보이고..., 아마도 참석자가 적어서 그러는 듯...

대구 회원들이 모임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아서 지금이라도 내려가지 못하겠다고 연락을 할까 하다가, moon님이랑 꾸득꾸득님, lala님, 깜찌기 펭님, 울산에서 오실 치즈님, 구미에서 오신다고 한 plus5님...단 몇분이면 어떠랴 싶어서 길 떠날 차비를 했죠.

집에서의 출발시간은 7시, 버스를 타고 서울역 앞 정거장에 도착, 지하도를 들어서는데...
아직도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홈리스들이 여기저기...
이렇게 나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갈 수 있는 것에 대해서 감사하며 서울역사로 올라가보니, 오늘이 바로 내년 설날 귀성열차 예매일이더군요.
8시에 판매되는 기차표를 사고자 밤새워 기다린듯한 이들, 다소 초췌해보이긴 했으나 고향 생각에 즐거운 듯 보였습니다.

기차표를 끊어놓고 jasmine님을 기다리는데....
저 혼자는 못 보낸다며 jasmine님이랑 수연님 아짱님 orange님이 수없이 전화로 회의(?)를 거듭한 끝에 먼길을 따라 나선 자스민님에게 새삼 고맙고 또 얼마나 미안한지...초딩 4,2학년 아이들을 새벽부터 깨워서 머리 빗기고 아침 차려놓고...반대입장이라면, 나라면 이럴 수 있을까, 고개가 저어지네요...늘 jasmine님에게 빚만 지는 느낌....

자스민님과 둘만의 기차여행이 시작됐는데, 정말 시간이 어떻게 갔는 지 모를 정도도 재미있었어요.
자스민은 제게 왜 그리 어려운 질문만 하는지...
"선생님 소나무와 전나무 구별할 줄 아세요?""저 논에 있는 머시멜로우같은 건 뭐에요?""저 과수원의 배나무는 왜 키가 작죠?"
하하하...남들이 말소리만 들었더라면 선생님과 여행하는 학생으로 알았을 듯...자스민님 담엔 제가 알만한 걸 좀 물어주세요.

동대구역에 도착해서 출구로 나와보니, 너무나 화사한 미녀가 환한 웃음으로 맞아, 일차 주눅...
moon님의 빼어난 미모에 출중한 요리솜씨까지...좀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들더이다...하하하.

갤러리 신라에 도착해보니 너무나 많은 분들이 계셔서 이차 주눅..., '대구의 힘'이 실감나는 순간이었죠.



황토집 다 지으면 꼭 초대하겠다며 바쁜 일 때문에 먼저 가신 이향숙님,
따님 Funny님의 권유로 참석하신 초롱님,
꺼미를 운전기사로 대동하고 울산에서 참석하신 치즈님,
피부가 눈부시도록 하얀 구미의 plus5님,
부군이신 꿈나라님 때문에 우리 모두의 부러움을 산 쪼리미님과 예원이,
모임의 수발을 드느라 식사도 제대로 못한 꾸득꾸득님과 지후,
컴퓨터를 바꿔서 한글도 쓸 수 있게 됐다며 시원한 웃음으로 반겨준 lala님,
근무시간에 사알짝 빠져나와 오랜 시간 함께 해준 아롱이님과 코스모스님,
길 찾느라 애먹었던 대구 새댁님,
실내온도가 너무 높아서 더욱 더웠을 만냥맘님(꼭 순산하세요),
남자인줄 잘못 알고 있다가 만나서 더 반가웠던 홍차왕자님,
자동차 레이스 얘기를 넘넘 재밌게 해준 깜찌기 펭님,
거의 울 딸 나이의 어린 엄마 손유라님,
그리고, 이번 모임의 불씨를 지폈으면서 제일 늦게 참석해 스타가 된 홍차새댁님..

모두 너무 반가웠구요, 너무 재밌는 시간이었어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다고 허둥지둥 플랫폼으로 뛰어들어가니 3분 후 기차가 들어와 올라타고는 1시간동안 곤하게 잤네요.

아침 7시에 나가서 밤 9시에 들어온, 14시간 동안의 외출...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푸우
    '03.11.25 9:59 PM

    피곤하시겠어요,,
    푹 쉬세요..
    그래야 그 맑은 피부가 유지가 되죠..ㅋㅋㅋ

  • 2. 꾸득꾸득
    '03.11.25 10:02 PM

    정말 반가웠는데 긴 얘기 못나누게 되어 아쉬워요. 또 만나뵐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예요.
    지후땜시.....--;
    그래도 무척 즐거웠어요. 저도.
    기억에 남는 하루입니다.
    푹 쉬세요. 아,지후랑 나란히 선생님사진 찍고 싶었는데...그건 정말 아쉬워요.

  • 3. 쌍둥엄마
    '03.11.25 10:02 PM

    혹.. 그 로또보다도 더 어렵다는 일등.....맞나여???^^
    샌님 글을 읽으니,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기차여행이 그리워집니다.
    혼자도 좋고, 아직 기차를 타보지 못한 (기차타고 갈만한 친척, 친구집이
    하나도 없슴^^)울 아이들과도 좋고..
    암튼.. 넓은 차창으로 비춰진 겨울풍경이 너무 보고 싶네여..
    대구 82식구들과의 만남이 즐거우셨다니 추카드려여.....

  • 4. 쌍둥엄마
    '03.11.25 10:03 PM

    에구에구... 민망하여라!!

  • 5. moon
    '03.11.25 10:07 PM

    사진 다 떴는데,,,
    자꾸 미녀 어쩌구 저쩌구 하시면
    다른 분들 웃습니다...
    아무래도 초등학교 5학년짜리 둔 학부모가
    미니 스커트를 입고 나간 것이 무리를 일으킨 것 같군요.
    자중하겠습니다. ㅡ.ㅡ

  • 6. moon
    '03.11.25 10:13 PM

    아..그리고 저기 자스민님이랑 수연님, 오렌지님의 회의란 것은
    선생님 혼자는 도저히 불안해서 못 보낸다. 누가 한명 수행(?) 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의견 일치..
    그 다음엔 서로 따라 가라고 했다는 소문이...

  • 7. 초은
    '03.11.25 10:38 PM

    고생 많으셨습니다~

  • 8. 치즈
    '03.11.25 11:08 PM

    저 사진에 치즈없어서 무효!!!
    다시 찍으러 오셔야겠어요.ㅎㅎㅎㅎ
    부산으로.

  • 9. 꽃게
    '03.11.25 11:15 PM

    선생님 큰 일 났습니다.
    이제 전국 방방곡곡을 불려다니셔야 하실지도~~~~
    푸욱 쉬세요.
    제가 갈 수 있는 때였으면 같이 가자고 했을텐데요.
    기차타고 얘기하면서 삶은 계란도 먹고, 과자도 먹고...아 빠졌다. 맥주도 한잔하고..
    얼마나 즐거운데요.ㅎㅎㅎ

  • 10. 깜찌기 영아
    '03.11.25 11:32 PM

    치스님.. 손유라님 뒤로 빨간 입술만 보이네요..ㅎㅎ
    어서 얼굴 공개하세요~ ^^
    왼쪽 끝이 moon님, 손유라님, 환히 웃으시는 구미의 플러스5님.
    플러스 5님과 손유라님 뒤로 빨간 입술이 치스님이랍니다~ 호호호
    궁금하시죠?

  • 11. plus5
    '03.11.25 11:32 PM

    혜경샘님, 피곤하시겠어요.
    오늘 오신 님들 덕분에 저 무지 행복감을 느꼈구요.
    진짜루 "아름다운 밤이에요~"

  • 12. 쪼리미
    '03.11.25 11:41 PM

    선생님, 피곤 하시죠? 짧은 시간이 였지만 기억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일찍 일어선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큰애가 유치원에서 2시면 집에오거든요.
    오늘은 저보다 애가 더 일찍 도착 했답니다.ㅠ.ㅠ
    이럴줄 알았다면 유치원을 보내지 말것을....흑흑흑

  • 13. 김애영
    '03.11.26 12:00 AM

    너무 부러워요.
    저는 하루종일 시청에서 감사나와서 고생하고 있었는데...
    내일도 감사인데,,
    정말 좋네요, 저희 신랑한테 말하니 웃네요.
    선생님 많이 피곤하시겟어요,
    그래도 행복하죠?
    분당에 모일때 가면 좋으련만, 직장맘이기에 힘들것 같아요.

    제몫만큼 행복해주세요.

  • 14. 치즈
    '03.11.26 12:43 AM

    깜찌기영아님~~~~~~!!!
    저 사진 실은 제가 찍었어요
    그러니 전 카메라 뒤에 있는 거지요.*^^*

  • 15. 경빈마마
    '03.11.26 12:46 AM

    화합일치 단결.
    단체사진까지...
    서울보다 낫습니다.
    도대체 치즈님은 어디있는지...

  • 16. 홍차새댁
    '03.11.26 8:48 AM

    혜경샘....^^ 무사히 도착하셨다니...안심 !!! 안심 !!! ^^
    너무 피곤하시죠~ 오늘도 내일도 푸욱~~~~~~~~쉬세요~*^^*
    글쿠..지각해서 죄송합니다.(직장인의 비애라는 변명으로 쥐구멍을 찾고 있습니다.^^)
    어제밤, 퇴근하고 집에서 82쿡 열어봤는데..많은 분들이 후기 올려주시고 사진올려주셨는데...
    샘 글이 비공개라는 메세지가 계속 뜨더군요.
    결국..출근한 지금에야 열어봅니다.
    담에도 맛난 레시피...줗은 살림충고..부탁드립니다.
    꾸뻑*^^*

  • 17. 새벽달빛
    '03.11.26 9:34 AM

    정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

  • 18. 참나무
    '03.11.26 9:39 AM

    사진이야기에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갔다가, 누가 누구신지 확인하느라 참 바쁘네요.
    부럽네요...
    초등5 엄마이신 Moon님의 미니스커트도 부럽고. 대구까지 동행하신 자스님도 그렇고...다들 모이셔서 얼마나 즐거웠을까 생각하니..

  • 19. 임진미
    '03.11.26 9:49 AM

    정말 행복해지는 홈피에요.
    이제 진짜 우리 모두의 홈피예요.
    오늘 하루 씨익 웃으면서 지낼거 같아요.
    사진이랑 이야기랑 매치시키려구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며 읽은 이 글 땜에...
    행복하세요

  • 20. 아롱이
    '03.11.26 9:51 AM

    참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이구나~ 어쩜 뻘쭘할거라는 생각을 과감히 접게 만든 자리였습니다.
    서른다섯해를 보내면서 '번개'라는 걸 처음 접해 봤거든요. 그리고, 저만 느꼈을까요?
    낯설지가 않은 모습, 시간이 흐르면서 친근함을 느꼈답니다.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수 있어 정말 흐뭇했습니다. 끝까지 함께 있지 못해 넘 아쉬웠구요,
    혜경샘~~그리고, 사진에 있는 모든 분들, 그리고 사진찍느라 카메라 뒤에 서 계신 치즈님~
    만나서 정말 반가웠습니다. 또 만날까요?

  • 21. 물푸레나무
    '03.11.26 9:54 AM

    옴메 부러버라...

    자아.. 확성기 틀고
    "" 82쿡 회원님들... 원주사시는 분덜 엄지손가락 끝에 모여 보세요..."""

    이잉... 없남....없으면 지역확장해서
    "강원도 사시는 분덜 모여보세요..."

    우리도 샌님 모셔서 좋은 시간 만들자구요....~~~

  • 22. 김소영
    '03.11.26 10:33 AM

    김선생님, 어제 못가뵈서 죄송해요.
    치즈님처럼 남편을 대동할 수도 없고 일터를 비우지 못해
    안절부절이었습니다.
    좋은 시간 되셨던 것 같아 저도 기쁘구요. 몸살 나시진 않았는지...

  • 23. 라라
    '03.11.26 10:50 AM

    샘!! 속이 시원 합니다 컴 바꿔서....
    이 참에 디카사진 제대로 한번 배워 볼랍니다.
    여기에 오면 저절로 빙그레 웃음이 나고
    마음이 따뜻해 지는걸 느끼는데 이것도 중독증상인가요?

  • 24. 카페라떼
    '03.11.26 11:35 AM

    너무들 재미 있으셨겠어요..
    역시 대구의 힘! 대단해요!!
    혜경샘을 비롯한 같이 가셨던 분들 무사히 다녀오셔서 다행이구요..
    괜히 내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건 왤까?..

  • 25. 딸기짱
    '03.11.26 1:23 PM

    참석 못한 아쉬움에 어제 오전내내 여기서 어슬렁어슬렁 거렸답니다.
    혜경샘,자스민님....문님. 꾸득꾸득님....치즈님..헥헥(?) 모두모두 수고하셧어요....
    다들 즐거우셨다니.... 근데 문님은 사진 어디에 계신느지...
    얼렁 자유게시판으로 달려가 봐야 겠습니다..=3=3=3=3 ^^

  • 26. 술공주
    '03.11.26 2:17 PM

    저도 다른 모임에서 대구지역모임이 많이 활발하더군요...
    아마 대구라는 곳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고
    참 좋은 것 같아요...
    대구라는 곳에 갔다 오셨따니 부럽네요 오홋...

  • 27. Funny
    '03.11.26 7:37 PM

    엄마얼굴 보니 반갑네요 다른 대구 분들 쟈스민님 그리고 혜경선생님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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