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오늘 오전 밖에는 시간이 없을 듯 해서 이천에 가기로 했습니다.즉흥적으로.
그 시간이 8시30분.
가는 데 2시간 걸린다 치고, 1시간 일 보고, 되짚어 오는데 1시간 30분쯤 걸린다면 오후 1시, 늦어도 오후 2시까지는 집에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더라구요. 그렇다면 회의에 늦지 않을 것 같고...
kimys에게 이천에 간다고 연락하고 출발했어요. 올림픽도로, 엄청 막히데요, 올림픽도로에서 시간 다 잡아 먹은 것 같아요. 중부고속도로로 해서 서이천IC로 내려서 사기막골에 들어서니 10시20분, 시간 계산 정확하게 했죠?
가면서 여주댁님이랑 파란마음님이랑 그리고 두투미맘과 제게 각별한 애정을 보여준 상우총각까지 두루두루 보고 싶었지만...꾹 참았어요. 시간이 안될 것 같아서요.
현대공예 사장님, 반갑게 맞아주셨고, 부탁해놓은 옹기접시 구워놓으셨더라구요. 전 더 작은 접시도 필요해서 지름 16㎝짜리 몇장 더 구워주십사 부탁드리고....

바로 이 접시가 정신우씨가 가지고 있는 걸 보고 탐내던 접시에요. 큰 건 거의 쟁반만 해요. 쟁반국수 담으면 이쁠 것 같아요.
중접시는 여러모로 쓰기 좋은 사이즈. 여기에 스테이크를 담아내도 재밌을 거 같아요.
소짜는 구워주시겠다고 했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접시들에다가 샐러드볼만한 작은 볼도 만들어서 팔면 좋을 것 같아요. 대자는 좀 무거운데 중자는 생각만큼 무겁지 않거든요. 쓰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무게이면서 정감있고....
그리고 뒤지개니 국자니 하는 주방도구들을 꽂을 만한 통도 하나 만들어달라고 부탁드렸는데...그런거 참 마땅치 않잖아요. 항아리에 꽂기에는 깊이가 너무 얕거나, 아니면 입구가 너무 좁고. 혹시 저처럼 주방도구 수납때문에 골머리를 썩는 분들이라면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좋을 것 같구요.
그리고 지난번에 샀던 회색볼 하나 더 사고, 촬영용 작은 대접 3개 샀어요.

이 대접엔 묵국수랑 김치말이랑 담아서 찍으려구요. 사진 시안은 검은색 그릇인데, 검은색보다는 이게 더 나을 것 같아서 큰맘먹고 사왔죠. 예쁘죠?? 실물은 더 예뻐요.
옹기볼이 너무 이뻐서 뭐에 쓰겠다는 계획도 없이 갖고 왔는데 가지고 와서 보니 닭백숙을 담으면 좋을 것 같구요.

그리곤 기 막힌 걸 만났죠. 옹기로 만든, 삼겹살구이판이요. 블루스타에 놓고 구우면 딱 좋을, 그리고 야외에 가서 구워서 바람의 심술을 막을 수 있는, 그런 삼겹살구이판을 만나서 얼마나 반가웠는지...이런 유사한 물건들로 사진 찍을 계획도 갖고 있었는데...

고기가 잘 붙지도 않고 잘 구워진다고 하는 군요. 얼른 삼겹살 구워봐야쥐~~
프라이팬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옹기그릇들도 있더라구요. 전골이나 버섯볶음 같은 거 해서 그릇째 상에 올리면 다 먹을 때까지 식지 않을 것 같네요.

오늘 여기다가 닭고기 해먹었는데 정말 밥 다먹을 때까지 고기가 안식고 좋네요. 요걸로 워머도 있다는데 전 못구했구요.
제가 요새 옹기에 빠져있잖아요, 옹기 뚝배기에 사골국이나 꼬리국 담아 먹으면 다 먹을 때까지 국이 식지 않아 너무 좋아서요.
집에 돌아와선 옷도 채 갈아입지 못하고 얼른 설거지해서 자연광있을 때 촬영해놨는데....
그랬는데 제가 자연광으로 찍은 거 모두 못쓰게 돼서, 아들이 다시 찍었어요. 급하게 찍느라 세팅이고 뭐고. 식탁부근에 있던 베보자기 하나 대충 깔고....죄송해요. 근데, 변명을 하자면, 세팅보다도 물건들을 자세히 보여드리는 게 더 중요할 듯 하여...호호, 변명이 너무 궁색하죠.
아, 그리구, 9월1일부터 두달동안 여주 이천 광주에서 도자기 축제하잖아요, 사기막골에서도 축제를 준비하나봐요. 세일도 한다고 하고...가을 나들이 해보시면 좋을 것 같구요.
현대공예 사장님 우리 82cook식구들의 우리 그릇 사랑이 뜨겁다며, 내년 봄쯤 82cook 식구들만을 위한 세일행사같은 거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재밌을 거 같아요. 현대공예뿐 아니라 주변 도자기점에서 우리 식구들을 위해 세일을 해준다면, 이천에서 번개를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기름이 잘잘 흐르는 이천쌀밥도 먹고...
저, 드디어 내일 장 보고, 모레부터 촬영 들어갑니다. 지금부터 걱정이 태산이네요. 잘 해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