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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초간편 [알밥]

| 조회수 : 8,415 | 추천수 : 91
작성일 : 2003-07-29 20:17:22
새벽부터 방송 나갔다가 이리저리 볼 일보고 집에 돌아오니 오후 4시30분쯤.
침대에 엎어졌는데 진짜 잠이 든 건 아닌데 손가락 하나 까닥할 기운이 없네요.
그러다 잠이 들었던 모양이에요, 후배의 핸드폰 때문에 6시쯤 일어났는데....뭘 해먹어야할지...

전 아무 생각이 안날 때는 아무리 저녁이 급해도 손으로 설거지를 해요. 그러다보면 무슨 생각이 나거든요. 컵이랑 과일접시 몇개 씻으면서 생각하니 어제 저녁 찬밥이 떠오르네요.
김치말이밥을 할까하다가, 알밥을 하기로 맘 먹었어요.

냉동고에서 날치알 찾아서 해동판 위에 얹어놓은 다음 일단 찬밥에 참기름 충분히 넣고 쓱쓱 비볐어요.
숟갈로 날치알이 떠질만큼 녹았길래 작은 볼에 담고 망고주스를 조금 부었어요. 누군가 오렌지주스에 담그라고 하셨던 생각이 나서요.그러니까 금방 녹네요.
작은 뚝배기를 찾아서 일단 물을 한 번 바른 다음 불위에 놓고 달구다가 참기름에 비빈 밥을 담고 뚜껑을 덮었어요.
그냥 두면 눌을 듯 싶어서 한번 뒤집어 주면서 온도를 보니 미지근할 정도.
뚜껑을 덮어서 잠시 뒀다가 날치알을 건져서 담고는 잘 섞어줬어요. 그리곤 불을 바로 껐죠. 너무 오래두면 알이 익잖아요.
그 위에 후리가께 김맛을 한봉지씩 뿌리고 식탁에 냈는데....

전 더위라도 먹었는지 주스만 댕길뿐 밥 생각이 없어서 안먹고 시어머니랑 kimys만 들었는데...
일단 kimys가 "맛있다"며 "자주 해먹자"고 하네요.
맞는 방법인지 아닌 지도 모르겠는데...

우리 시어머니는 원래 칭찬이 인색한 분이라 20번쯤 맛있는 걸 해드리면 1번쯤 맛있다고 하실까? 아, 요새는 옛날보다 빈번하게 맛있다고 하시긴 하지만...하여간 칭찬에 인색한 우리 엄니도 "맛있게 먹었다"하시네요.

사실 별 것도 아닌데...
그래서 또 한끼 때웠어요. 저처럼 전업주부도 이렇게 밥하기 싫은데....직장맘들, 전업주부라 하더라도 어린아이에게 하루 종일 시달리는 아기엄마들, 그 괴로움이 짐작이 가네요.
빨리 쉽게 맛있게 밥 해먹는 법, 더 많이 생각해야 하는데....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라
    '03.7.29 8:18 PM

    얼라?? 조회수 0을 첨 읽어보는 기분 새롭네요. ^^
    회사에서 퇴근 전에 쓰윽 들어와 봤더니... 마침 혜경님 글이 딱 떴네요.
    그건 그렇고 아직 저녁을 못 먹었는데, 이 글 보니 배가 더 고파지는 것 같아서.. 흑흑흑..

  • 2. 김혜경
    '03.7.29 8:20 PM

    어서 퇴근하셔서 식사하세요. 더울 땐 그저 잘 드셔야 합니다.^^

  • 3. 사라
    '03.7.29 8:25 PM

    어제 밤엔 집에 갔더니 10시가 다 되었는데, 주방은 엉망진창, 먹을 건 하나도 없고.. ㅡㅡ*
    그래도 대충 먹고 싶지는 않아서 미역국 끓이면서, 미역오이무침 하나 하고,
    뭔가 허전해서 냉동실에 있던 치킨너겟 튀겨서 양파, 피망, 당근 넣고 볶았습니다.
    밥 먹고 설거지까지 마치고 나니 12시... 약속 있어서 그 시간에 들어왔던 남편이
    이게 뭔 고소한 냄새냐며.. 자기두 달라구 해서 남편 한 입 덜어 주고 나니 1시.. 흑흑흑..

    요즘처럼 일 많은 때엔 저녁이 힘들어요. 예전엔 밖에서도 많이 사 먹고 들어갔는데
    점심도 밖에서 먹는데, 저녁까지 밖의 밥 먹고 싶지 않아지더라구요. ^^

  • 4. 경빈마마
    '03.7.29 8:25 PM

    정말 밥이 왠숩니다.

    다 저만 바라보고 있는 식구들 보면 때론 그책임감이 마음을 누릅니다.

    어디가서 차려준 음식 먹는것이 정말 어색할 정도로.....

    밥하는 아니 반찬하는 기계가 있었음 좋겠어요.

  • 5. 박혜영
    '03.7.29 8:27 PM

    전 피곤할때마다 화장 지워주는 기계 발명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 6. 김혜경
    '03.7.29 8:29 PM

    하하하, 혜영님 아가 잘 크고 있죠? 꽃은요??

  • 7. 러브체인
    '03.7.29 8:37 PM

    전 이번주 내내 기운이 없네요. 아버님은 담주에 올라오시기로 하셨다구 해서 한주 벌었어요.
    어젠 먹던국에 반찬 몇가지 해서 밥을 먹었는데
    어제도 오늘도 모래 씹는 느낌이라 (제가 한번 우울해짐 좀 오래 가여)
    오늘 저도 4시 좀 넘어서 언니처럼 책보다가 깜박 잠들었다가 전화가 와서 6시쯤 일어났네요.
    그러고 보니 밥도 하기 싫고 소화도 안되구 점심에 혼자 국수 비벼 먹었더니 울렁거려서
    가볍게 한번 넘겨 주고..ㅡ.ㅡ;; ( 임신 아닙니다. 덩치는 뚱뚱한게 나름대로 예민해서 그래요)
    남편이 전화했길래 밥하기 싫다 했더니 나오라고 해서 나가서 집근처 보리밥 집에서 보리밥 한그릇씩 먹고 왔네여.
    근데 이거 또 소화가 안되고 있어여..ㅠ.ㅠ 일부러 시장한바퀴 돌고 왔는데도 속이 거북하니..ㅡ.ㅡ
    좀 있다가 소화제 좀 먹어줘야 할거 같네여.
    저두 알밥 좋아 하는데 담에 날치알좀 사다둬야 겠어여..
    참 어떤집 가니까 알밥에 김치를 속털어 내고 아주 쫑쫑 썰어서 넣어주는데 그것도 맛이 좋더라구여.. 또 어떤집은 해초무침을 넣어 주는데 그것도 맛나구여..
    아..소화제 먹으러 가렵니다.

  • 8. namiva
    '03.7.29 10:03 PM

    해초무침 넣은 알밥... 정말 맛있어요.
    회사근처에서 해초무침넣은 알밥 파는 집이 있는데 줄서서 먹죠.
    먹을때마다 드는 생각은 해초무침 파는거에 알만 넣으면 되는거같은데
    간단해보이니까 집에서 해먹어야지...하면서도
    막상 집에서 해본적은 한번도 없네요. ^^
    그리고 집에서 해먹어야지...생각하는 절 보며 아줌마가 맞긴 맞구나..싶어서 피식 웃고... ㅎㅎ
    이번 주말에 해서 먹어봐야겠네요~

  • 9. 방우리
    '03.7.29 11:06 PM

    여름이라 그런가? 요즘 저도 입맛도 없고 밥도하기 싫고...
    간단 간단하게 먹으려 애씁니다...
    김치말이밥, 오이냉국,열무비빔밥...
    참, 밥하기싫은 저를 대신해 신랑이 밥하는 날이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

    내일부터 열대아도 시작되고 더 더워진다는데
    이번 여름 시원하고 활기차게 보낼 방법 없을까요?

  • 10. 최은주
    '03.7.30 8:23 AM

    작은뚝배기에 해야 맛있는데.. 뚝배기는 하나구 입은 ㅎㅎ

    다들 힘들어하시네요.

    선생님, 82cook님들 힘네세요.~~

    밥한끼 안해먹고 시켜드시고요, 애들 놓고 시원한곳에서 친구들도

    만나시고, 그냥 누워계셔도 좋을듯하고..

    전 동대문시장에 갔다오면 힘날거 같은데..메인몸이라 눈치만 보고 있는데..

    오후가 되면 김치말이 생각 절실해요. 퇴근해서 밥 말아먹어야지..ㅎㅎ

    생각하면 힘이 나던데요..

    모두들 더위이기고 힘네세요~~

  • 11. 고추밭
    '03.7.30 9:57 AM

    매 끼니 식구들 밥 챙기다 보면 내가 꼭 기계인거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
    인공지능이 부착된(아주 낮은 수치의) 기계.
    직장맘들은 더 하시겠지만.
    어른을 모시고 있다는 것중의 제일 어려운것중의 하나가 대충 한끼 때우고 싶을때
    그것이 안된다는거 같아요
    저희 아버지는 외식도 싫어하시니---
    꼭 국물이 있어야 하고 (그것도 뜨거운) 그 여파로 아이들 까지도 "엄마 나도 국~"
    하고 외치지요
    저희 집은 식사시간이 칼이거던요. 8시 1시 7시 이 시간 넘기지 않고 무언가를 해
    내야 하지요
    그래도 열심히 해야겠지요 내 얼굴만 쳐다 보고 있으니까---

    오랫만에 뜨거운 햇빛이 내리 쪼이니 반갑네요
    빨래 하기 좋은 날씨네요
    자외선 조심하시구요 노화의 원인이라네요

  • 12. naamoo
    '03.7.30 11:51 AM

    저도 얼마전에 < 돌솥알밥 비빔밥 > 을 처음 해봤습니다.
    한스 비빔밥 집에 가면 제가 가장 즐겨먹는 메뉴가 이 날치알 돌솥 비빔밥인데요.
    한번은 먹으면서 생각한 것이 . 이거 뭐 별로 어려운 것도 없고 오히려 나물비빔밥보다
    훨씬 간단하겠다..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일단 날치알을 사서 냉동실에 넣어 두었었구요.
    이 참에 된장뚝배기가 아닌 비빔밥용 돌솥처럼 생긴 뚝배기도 하나 장만했습니다.

    만든 순서는요.

    1.양파. 당근을 소량 채썰어서 간단히 소금간 하고 기름에 달달 볶아둔다.
    ( 부추가 한움큼 남은 것이 있어서 이번에는 부추도 함께 썼습니다.)
    2.그 팬에 신 김치를 대충 잘게 썰어서 볶는다.
    3. 볶는 동안 돌솥에 밥을 골고루 잘 펴서 은근한 불에 올려 달군다.
    ( 솥 전체에 참기를을 얇게 바르고 밥을 담는데 밥 역시 돌솥에 얇게 바르듯이
    붙히고(?) 가운데 한 주걱 더 올린다. )
    4. 돌솥이 적당히 달구어지면 , 채소 . 김치 . 구워서 부순 김. 날치알을 올리고
    양념간장을 한번 휘이~ 두른다.
    5.따닥따닥 .. 솥에서 소리가 나려하고 날치알 색이 약간 익는 듯 하면 , 불에서 내린다.

    ....

    한스 비빔밥에서는 이때 맛간장같은 간장을 양념장으로 주는데요,
    저는 마침 고기 찍어먹는 소스로 만든 간장이 있어 약간 둘렀더니요,
    이게 아주 딱 ! 맛있었나봐요. ^^

    처음 해본 음식의 시식용으로 선택된 남편. 왈,
    " 야, 이거 진짜 괜찮다. .. 언제 배웠냐?" 이러더군요.
    흐뭇. ~~~

    고기찍어먹는 양념장은요.
    메밀국수용, 혹은 샤브샤브용 간장에다가 진간장, 다진 마늘. 참기름. 깨소금과 아주 소량의
    물을 적당히 섞어서 만들었는데요, 짜지않고, 느끼하지 않아서 아이들이 구운고기 찍어먹을
    때 아주 좋아합니다. 어른 들은 여기다가 냉이고추 ( 와사비죠? ㅎㅎ)를 조금 풀던지,
    양파를 채썰어 넣고 고기용 소스로 이용ㅎ해도 좋습니다..
    이 간장이 마침 조금 남았길래 재활용했는데, 아주 괜찮았어요.

  • 13. 김정희
    '03.7.30 1:15 PM

    정말 동지애 느낍니다.. 한끼한끼 다가올때마다,, 뭐해먹어야 하나 싶지만 어떻게든 후딱 해치우는 우리들~~~.. 저녁만 되면 긴장해요.. 남편이 전화해서 "오늘 집에 가서 밥먹을까 하는데"..
    쩝.. 오늘은 한가한지.. "어.. 알았어.." 마지못해 대답하죠.. 시켜먹고 싶어도 울 신랑 절대 시켜서 안먹어요.. 굶어버리지~~~

  • 14. 정애란
    '03.7.30 2:46 PM

    다들 먹고사는 게 문제네요^^;
    에혀... 정말 끼니때마다 멀 해먹어야 하는지 스트레습니다.
    근데, 알을 오렌지 주스에 담궈두는 이유는 뭘까요? 궁금해 지네요. 전 걍~ 했는데... 그럼 안되는 건가요?

  • 15. 정소연
    '03.7.30 4:16 PM

    그러게요.. 먹고사는게 정말 큰 문제입니다. 울 신랑은 대충먹자..하는데 (참고로 울 신랑은 햄,김뭐 그런 마른 반찬만 있으면 삼시세끼 해결인데...) 시어머니가 계셔서(참고로 올 틀니인지라)
    국은 항상 반찬은 드시진 않아도 몇가지씩 하게되거든요..

  • 16. cindy
    '03.7.30 4:36 PM

    안녕하세요. 첨 글 올립니다. 혜경님 일밥 책을 친구로 부터 선물 받았는데 요긴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 친구로 부터 받았을땐 어! 표지가 이쁘네/ 했는데 요즘은 결혼하는 친구에세 필수로 사주고 있어요. 가끔 들어 와서 눈팅하곤 했는데 좀 찔리는지라... : P 저희처럼 일하면서 신랑 밥 해주는 새댁한테는 이 사이트가 참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참! 이번 기회에 좋은 글들 올려 주시는 혜경님과 여러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그럼 자주 뵙겠습니다.

  • 17. cindy
    '03.7.30 4:38 PM

    참 깜빡했네요. 저두 감자전 좋아하는데 강판에 간 후에 밀가루보다, 빵가루를 넣으니까 훨씬 바싹하고 맛있는거 같아요.

  • 18. unjena33
    '03.8.1 11:56 AM

    저도 한번 해먹어봐야 되겠습니다.그리 어렵게 뵈진 않는데..구슬이 서말이라도 꽤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으니 일단은 날치알부터 사야 될듯..

  • 19. 오미라
    '03.8.3 2:17 AM

    날치알 어디서 구입하나요?
    후리가께김맛은요?
    알밤초보입니다.
    전업주부2개월째구요.

    앞으로열심히부엌을지키려구요.
    많은도움부탁드립니다.

  • 20. 싹싹반짝
    '03.8.3 10:16 AM

    저도 알밥을 넘 조아해서여~ 언제 한번 해먹고말리라! 벼르고만 있었는데... 자꾸 사먹게만 되더라구여... 님들 글에 용기를 얻어 요번주엔 꼭 한번 시도해볼라구여~ 맛있게 성공하길! 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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